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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밤이 영그는 가을의 문턱

해독성분이 있어서 뱀에 물렸을때 잎과 줄기를 짓이겨 해독제로도 써이는 물봉선이 피는것을 보니 길고 무더웠던 올 여름이 이제는 물러가고 있나봅니다. 고향 선산으로 금초를 다녀 오느라 느즈막히 다다른 해산에서 홍고추 몇줌 따다가 놓고 강쥐들이랑 복종훈련 놀이를 하다보니 노을이 저물고 있었어요 무더위속에서도 절기는 달리는지 해가 많이 짧아졌습니다. 다락방에서 새벽부터 시작된 아침 운해를 즐기다 입산하던해 심어두었던 올밤 몇톨을 줏어서 까먹어 보니 가을 맛이 물씬 느껴졌어요. 가을은 이미 우리 곁에서 영글어 가는 것 같아요.

농장우리 2024.09.01

솔순식초가 익어가고

거미줄에 먹이를 넉넉히 포획해 놓은 무당거미는 덥고 습한 여름이 길어지는게 좋아보입니다. 늦게 피기 시작한 블룸스트럭 수국은 뜨거운 볕에 곱게 피었어요 늘어지게 낮잠을 즐기는 강쥐들이 부러운 날입니다 절기가 무색하게 뜨거운 숲에 풀들은 신이났어요 보통 3번이면 마쳤던 풀베기가 올해는 5번째입니다. 비 오듯 땀은 흘렸지만 시원해진 마당을 보고 있노라니 쌓인 피로가 싸악 사라집니다. 무더위가 길어지는 숲속 항아리에는 자연발효 중인 솔순주(식초)가 잘 익어갑니다.

농장우리 2024.08.25

운수대통한 날

외진 산 생활이 외롭고 무섭지않느냐지만 여기만큼 행복한곳이 없습니다. 오늘은 숲속에서 가지런히 누워있는 하얀 백골을 보았네요 영혼이 사라지고 초록숲에 남은 흔적은 평화로워 보였어요. 돌아 오는 길에는 아기 손바닥만한 참싸리버섯 두송이를 보고 올해 버섯이 가물다고 생각했는데 아니 왠걸~~ 솥뚜껑만하게 자란 귀하고 귀한 꽃송이 버섯이 짠~~~하고 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오늘은 운수대통한 날입니다

야초우리 2024.08.17

왕가위벌이 만드는 송진 경단

무더위 덕분(?)에 해방된 풍산개들이 신이 나서 마중을 나와 반겨주네요. 처마 밑에 터를 잡은 산 벌들도 줄지어서 바람길을 만드는 모양입니다. 정자 기둥에는 왕가위벌이 송진과 화분을 물어와 경단을 만들어 애벌레 집을 짓고 있어요 처마 밑에는 지난밤 거미줄에 걸린 산벌들이 버둥거려서 구조해 주려고 나무 가지로 떼어내 보았는데 거미줄의 접착력이 생각보다 강해서 쉽지가 않네요. 아침에는 앞산에서 큰 소동이 일어나 달려가 보았더니 강아지들이 오소리 한 마리를 기절시켜 놓았어요. 중국산 충전식 세차기 노조리 부러져 분해 후 본드로 붙였는데 잘 되면 좋겠습니다. 날도 더운데 통신마져 간신히 되다 안되다하니 더 덥네요 앞으로도 한 열흘은 더 견뎌내야겠지요

농장우리 2024.08.10

숲속에도 폭염은

긴 장마에 환삼덩굴은 칡 못지않게 기승을 부리고 호박 덩굴은 파밭을 다 뭉개 놓았어요 모처럼 맞은 맑은 주말 곰팡이 슨 의자는 씻어서 볕에 내놓고 눅눅해진 살림살이도 빨래줄에 내다 걸었네요 얼마나 더운지 땅에 가만히 엎드려서도 긴 혀를 내밀고 숨을 헐떡이는 강아지들과 숲속으로 피서를 갑니다 달걀 버섯 한송이 구경하고 계곡물에 더위를 식히다 내려왔더니 살것같네요 꼬꼬댁들에게 싱싱한 풀 한 아름 넣어주고 잘 익은 토마토와 오이 몇 개 따다가 냉국수 말아 먹고 찬물 샤워 몇차례했더니 더위가 한풀 꺾이는 것 같아요 지난주 새로 뿌린 상추는 새싹이 잘 올라 오네요

농장우리 202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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