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빠질만하면 쏟아지는 장마에 산길에는 빗장을 친듯 바위돌들이 굴러와 앉았네요 개울물은 폭포수를 방불케 흘러서 더 낮은곳을 찾아 아우성치며 내려갑니다. 비 게인 틈새로 왕고들빼기 잎사귀에는 물 방울이 투명 구슬처럼 빛나고 오미자 송이와 토마토는 수줍은듯 붉은 기운이 은은하게 번지고 있어요 무성해진 가지밭에서 팔뚝만한 가지를 따다가 내가 농사지은것이라는게 믿기지가 않아 몇번을 이리저리 대보고 돌려보고 했네요. 얼마나 습했으면 처마밑 마루 틈새로 버섯이 다 자라는 날입니다. 산벌들은 습한 환경을 이겨내보려고 떼를 지어 바람을 일으키나봅니다. 더위에 지쳐 무료해하는 강쥐들에게 간식으로 기분전환을시켜주었더니 납짝 엎드려 식도락을 즐기네요 장마가 물러가는 숲속에 여름이 익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