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8도산길이 끊겼어요.함박눈이 그대로 얼어 붙었기때문입니다.차는 고개 밑에 세워두고짐을 들쳐 메고혼자서 눈밭을 터벅 터벅 걸어 가는데강아지들이 마중을 나와 반겨주었어요숲속 눈밭에는산짐승 발자욱이 새겨져있네요닭장부터 열어보았더니얼어터진 계란이 두개나 있어요부랴 부랴 군불을 넣고물을 뎁히려고 보니너무 추워서LPG가스렌지도 부탄가스도모두 작동 불능이네요.구들방 온기로긴 겨울밤을 보내고 영하 15도를 가르키는 들판에 나가 보았어요눈모자를 쓴경운기와 항아리가 인사를 합니다.V자형 노송에 쌓인 눈이 토끼처럼 웅크리고 있고겨울바람에 자연건조된 산수유털이 보송하게 붙은 백목련 새순끝이 뾰족한 마가목 새순대롱대롱 매달린 싸리잎갈참나무 꽃혹벌기운을 잃은 솔방울이 숲속의 겨울햇살을 즐기고 있네요젊은 강쥐는이젠 늙은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