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SMALL

농장우리 328

빼앗긴 자리...

영하 18도산길이 끊겼어요.함박눈이 그대로 얼어 붙었기때문입니다.차는 고개 밑에 세워두고짐을 들쳐 메고혼자서 눈밭을 터벅 터벅 걸어 가는데강아지들이 마중을 나와 반겨주었어요숲속 눈밭에는산짐승 발자욱이 새겨져있네요닭장부터 열어보았더니얼어터진 계란이 두개나 있어요부랴 부랴 군불을 넣고물을 뎁히려고 보니너무 추워서LPG가스렌지도 부탄가스도모두 작동 불능이네요.구들방 온기로긴 겨울밤을 보내고 영하 15도를 가르키는 들판에 나가 보았어요눈모자를 쓴경운기와 항아리가 인사를 합니다.V자형 노송에 쌓인 눈이 토끼처럼 웅크리고 있고겨울바람에 자연건조된 산수유털이 보송하게 붙은 백목련 새순끝이 뾰족한 마가목 새순대롱대롱 매달린 싸리잎갈참나무 꽃혹벌기운을 잃은 솔방울이 숲속의 겨울햇살을 즐기고 있네요젊은 강쥐는이젠 늙은 강..

농장우리 2025.01.11

초승달과 샛별을 품은 노을

세상의 슬픈 일들을 감추려는 것 일까요?특식 삼매경인 풍산이들 위로샛별과 초승달을 품에 안은고운 노을이 드리우고 있어요. 구들방에 군불을 지피는 동안추위 쫒는데는장작패기가 최고지요.곁에서 잘 놀던 강아지들은갑자기 요란한 패싸움을 하더니숲속에서 야생동물 기척이 느켜지자어둠속으로 사라졌어요.십여년동안땔감 장작을 척척 패주던 도끼가 부서졌어요쇠도 지치니 무너지는군요...꼬꼬댁은이 추위 속에서도고마운 계란을하나 선물해 주네요.산길에 쌓여있던 눈이 제법 녹았는데내일은 종일 눈이 얼마나 내릴지걱정입니다.

농장우리 2025.01.04

눈밭에서

잘 마른 통나무로장작을 패서군불을 넉넉히 넣었어요기다리고 기다렸던동지날 숲속에는밤새 함박눈이 내렸어요.제설기를 들쳐 메고눈이 덮여 끊어진 산길을 치우고 왔더니너무 더워간만에 눈밭에서태권도 수련을 해보았네요따뜻한 구들방에서 잠을 잘 자서 그런지컨디션이 제법입니다.조금만 더 수련을 하면 머지않아축지법과 공중부양도 통달할듯 하지요?ㅋㅋㅋ

농장우리 2024.12.21

겨울 산에서 겨울 밤을

산 아래 세상 일 만큼이나 시린 밤이 지났습니다.예쁜 노을로 물들어 가던하늘은찬 바람과 함께차갑고 푸른 밤으로지새었어요추위를 녹이려고장작을 넣고 또 넣어가며불길을 지켰지요긴 밤 끝에 되돌아온 아침서리가 성성한 들판을 혼자 걸었어요기세 등등무성하게 서 있던 것들이예외없이 모두 바람결에 대지위로 속절없이쓰러져 있습니다.이게 바로세상 이치인 모양입니다...세찬 민심의 바람이 불어옵니다

농장우리 2024.12.07

수월해진 산 생활

산길에도 함박눈이 잔뜩 쌓였어요짐보따리를 챙겨들고언덕길을 걸어 올라 가면서 보니남은 눈이 아직 얼지않아제설장비로 작업이 가능할것 같았어요구들방에군불을 지피고장비로 쌓인 눈을 불어냈더니다행히 순조롭게 치워져산아래 두고 왔던 차도 올려 놓았네요오두막 마당에는양지에 남향인데도 잔설이 한뼘 가까이 되네요밤새 기온이 급속도로 떨어져구들이 뎁혀지기 전에방에 훈기를 빨리 돌게 하려고 얼마 전 준비해 놓은 무시동 히트를 가동해 보았지요영상 4도였던 실내온도는레벨을 약하게 했는데도 가동 1시간 30분만에 20도 가까이 되었어요비용대비효용가치가 대박입니다.낮기온은 포근해계곡에서 노출관을 타고 내려오는 용수는 아직 얼지않았고처마에는 고드럼이 늘어섭니다이곳 저곳 쌓인 눈을 제설기로 불어내다 보니짧은 겨울해가 이내 저물었어요

농장우리 2024.12.01

가을이 떠나 가네요

유난히 습하고 지독했었던 여름기세에 눌려긴가민가 하던 가을이 이젠 떠나나 봅니다.산길에 늘어선 나무는낙엽을 모두 떨구었어요초록빛을 지키던가시 엉겅퀴와 들풀 위로하얗게 서리가 내려 앉으며점차 시들어갑니다.강아지 물통에 고인 물이 얼기 시작했어요.다음주부터 밤 기온이 소설답게 추워진다고 해서오후내내화목난로용 땔감을 작게 토막내어정자에 쌓았습니다.이제 용수탱크를 비워놓고폭설로 길이 끊길때를 대비해강아지들 먹거리만 비축하면월동 준비는 끝나겠네요숲속에긴 겨울이 시작되려나봅니다.

농장우리 2024.11.24

호박이 풍년

이번 주에도 목줄을 끊고 탈출한 강아지들이 지은 죄는 모르고 신이 나서 반겨줍니다. 아무리 튼튼한 새 목걸이도 앞발톱으로 번번이 끊어버리니 이제는 쇠사슬 타입을 주문해봐야겠네요 붉게 물든 화살 나무잎을 타고 올라간 사위질빵 잎새는 시계가 여름에서 멈추었는지 여전히 초록빛이네요 숲속 활엽수들은 대부분 옷을 벗고 겨울채비를 하여 속이 훤히 들여다 보입니다. 들판을 둘러보며 마지막 가을 걷이를 했어요 풀숲에 숨은 늙은 호박도 한개 얻고 나머지 호박들을 모두 모으니 한수레입니다. 잘게 썰어 말렸다가 긴 겨울에 두고 두고 먹어야겠어요. 올 한해 대박이었던 대파도 땅이 얼기전 전부 수확하고 감사 퇴비를 뿌려주었어요. 예쁘게 영글어가는 노박열매는 좀 잘라다가 거실에 걸어 놓으렵니다. 붉게 익어 가는 산수유를 한줌 따..

농장우리 2024.11.16

월동준비

겨울을 목전에 둔 가을 숲에 긴 밤이 머물다 떠날때면 앞산을 가리는 운해가 한바탕 일었다 사라집니다. 월동용 장작 준비를 하는데 보라빛 용담이 한창 피어나고 있었어요 뿌리가 마치 쓸개처럼 쓴맛을 낸다해서 용담이라고 불리운다는데 소염진통 효과가 있어 습진과 피부염에 좋다고해요. 지난 봄에 토막 내놓은 통나무를 나르는데 도롱뇽과 장지뱀이 보이네요 땀을 흠벅 흘리고 나자 통나무 더미가 흐뭇하게 쌓였어요 간식 앞에서 다투는 강아지들의 팽팽한 대치 풍경위로 노을이 예쁘게 저물어 갑니다.

농장우리 2024.10.26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