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을 하다보면 사회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놀라운 경험들을 종종하게 됩니다.
포기하려는 순간 혹시나하고 둘러본 구석자리에서 반가운 심을 만날때가 그렇기도 하고 아무 사심없이 그져 산길을 습관처럼 걷다가 발에 채이는 무었인가에 무심코 눈길이 머물러 그것을 관찰하다 주변에 있는 뜻하지않은 심을 만나기도 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발버둥치며 찾으려고 할때는 그렇게도 보이지않던 심들이 그렇게 뜻밖의 경우에 나타날때는 마치 그 심이 저를 그곳으로 유인한게 아닌가하는 몸서리치는 놀라움을 느끼게되기도 합니다.
이 계절까지 야생에서 생존하고 있는 심들은 주변 초목들과 어우러짐이 완벽하여 그 완벽한 위장술 덕분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심의 경우도 고사리 군락지 한가운데서 썩은 나뭇가지 틈새로 들어오는 볕을 자양분으로 지난 여름을 버티며 심마니들의 손길에서 무사할 수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정밀 수색하자 한 서너뼘 위에서 형제심이 더 완벽한 모습으로 가지하나는 잃은채 위장술 뽐내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주변에는 자삼들이 여기저기 왕성한 번식력을 자랑하며 대를 이어가고 있더군요
2차 산행지로 이동하여 해발 400M 부근 8부 능선에서 발견한 예쁜 3구심입니다.
모삼 추적을 하던중 몇일전 이루어진것으로 보이던 벌목구간에서 아무생각없이 주변 정찰을 하다 땅에 떨어진 빨간 열매 하나를 발견하여 그 열매가 무었인지, 어디서 떨어 진것인지 찾아보고 싶은 마음에 호기심이 발동하여 이리 저리 살펴보았지만 단서가 보이지않아 그 열매를 손으로 문질러 보는 순간 심장이 철렁~ 그 붉은색의 열매는 바로 삼씨 !! 그렇게 삼씨라는 확신이 들자 그 열매가 발견된 곳에는 채심흔적으로 보이는 땅이 파여진 모습이 관찰되어 혹시 휴면삼이라도 있나 하고 다시 파기 시작하자 삼씨 두개와 채심중 끊어진 손가락 만한 삼뿌리가 ㅎㅎㅎ
그 순간 머리속에서는 만감이 교차하였답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삼판꾼들이 놓친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주변수색을 시작하였는데 채심흔적지로부터 5m도 안되는 거리의 벌목으로 쓰러진 상수리나무 사이에서 노랗게 단풍이 일기시작하는 4구심이 ㅎㅎㅎ
채심을 마치고 하산을 하며 시원한 계곡물에서 심통을 열어보았더니 올 겨울 저희 가족 감기약과 신종인플루엔자 예방백신용이 가득 ^&^*
심령은 별로인듯해도 미나 약통은 널씬한데 남사면에서 자란탓인지 황이 제법 끼어있습니다.
이렇게 이번 산행에서 만난 심들은 마치 예약된 인연처럼 제게 찾아와 한주의 번민들을 날려주며 재충전의 에너지원이 되어주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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