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봉우리

겨울산의 사색

자연인206 2006. 1. 7.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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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모처럼만에 겨울 산을 찾아보았습니다.

 

집도 사무실도 지척이건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마음의 여유와 평정을 찾지못한  탓에 눈 덮인 겨울산을 먼발치에서 동경만하다가 오늘에서야 마음을 다그쳐서 길을 나선것입니다.

 

예년같으면 이맘때쯤에 이산,저산 산길을 나홀로 누비며 이런 저런 상념들도 찬바람에 실어 보내곤 하였었는데 ...

 

 

삼천골에서 부암 동암문으로 향하는 가파른 바윗길 중턱쯤입니다.

 

인적도 없는 절벽에 걸터 서  쉼없이 내달려온 탓에 겨울 산바람속에서도 얼굴을 흠벅 적시며 타고 흐르는 땀을 훔치다가 우연히 발견한 작은 나무가 만든 그림자를 따라 제 그림자를 담아보았습니다.

 

바위를 품으로 잡초와 어울린 그림자는 어느새 자연의 일부가 된듯해 보였습니다.


 

나한봉 정상으로 가는 마지막 오름에는 중천에 걸린 햇빛이 설경과 어우러져 싸늘한 겨울산에 온기를 품어내는 듯 하였습니다.


 

산행을 하면서 늘 느끼는 맛이지만 정상을 딛고서 먼발치 풍경을 마주하는 기분은 오름을 향해 흘린 땀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다같은 양지이지만 북쪽 바위 능선에 쌓인 잔설은 한낮의 태양에도 견디며 때늦은 겨울산행을 즐기는 나그네들에게까지 뜻하지않은 선물처럼 여유로움으로 대하였습니다.

 

북쪽을 향해서서 폐부 깊숙히 겨울바람을 한껏 들이켜보았습니다.

산밑에서 채워 올라온 머리속 상념이 일순간 산뜻한 바람으로 깨끗이 씻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문수봉밑에서 발길을 돌려 비봉을 향해 가다가 사모바위 앞에서 삼천사로 하산을 하였습니다.

삼천사 경내로 들어서 대웅전 뒷편 대리석 계단 좌우 석단에 조각된 두꺼비상앞에서 잠시 발길을 멈추어섰습니다.

 

귀여운 아기 두꺼비 두마리를 등에 업고 당당한 모습으로 서 있는 어미 두꺼비의 모습이 시린 겨울날이어서 인지 몹시 안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누군가 어떤 소원을 빌며 던져놓은 은빛 동전 두개가 지켜보는 이 없는 길가에서 언제까지 그대로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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