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우리

벌침과 산새알

자연인206 2015. 6. 2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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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면 긴팔옷을 꺼내 입어야하는 숲속의 한낮 온도는 갈수록 뜨거워져만 갑니다.

 

지독한 가뭄에도 갈향기님표 장미가 예쁜 꽃망울을 터트렸어요.

작두콩은 어느새 유인망을 타고 키높이까지 올라가 있습니다.

움막형 생태화장실 외부를 나뭇가지로 장식을 해보았는데 괜잖아 보이는지요?

이렇게 좀더 보강한 후 이제 내부에 비가 새지않도록 마감작업을 하면 아마추어의 자연 친화적인 건축물(?) 시공~끝~!

올해 처음으로 결실을 본 보리수와 앵두 몇알입니다.

너무 예뻐서 따먹을수 없어 두고 두고 보기만 하는데 하루가 다르게 익어서 곧 떨어져 버릴듯해요.

 

유실수에 진딧물이 생겨 친환경 퇴치제를 조제하여 살포하다가 말벌집을 건드려 한방 쏘였는데

처음에는 그냥 조금 불킨듯했는데

자고 일어났더니 주먹대장이 되어서 손이 잘 안구부려졌어요.  

처마밑 닭 산란용 망태에는 산새가 앙증맞게 알을 품고 있었는데 다음날 새소리가 나서 보니까 부화를 했더군요.

 

아기 소녀 고양이 꽃분이는

그새 산중농장에 적응을 하여 훗날 신랑이 될 총각 고양이 구름이를 어미처럼 따르며 잘 지내고 있어요.

여름 무더위를 잘 이겨내라고 풍산견공들에게

보신용 먹이를 푹 고아서 주며 배식군기를 한번 잡아보았는데 ㅎㅎㅎ 군기가 제법 잡힌듯 보이지요?

토요일 오후에는 그리도 학수고대하던 비가 한차례 퍼부었어요.

아주 짧은 시간 폭우형태로 지나가서 아쉽기는 했지만 그나마 목마른 대지에 단비가 되었어요.

으실거리는 산기운을 쫒으려 군불을 때놓고

다락방 바닥 원목 시공연습을 해보았는데

막상 작업을 해보니까 노하우도 생기고 자신감도 쌓여 자재를 더 사다가 마져 마무리 해야겠어요

장대비가 쏟아질것이라는 예보에 따라 견공들을 견사에 가두어 놓았더니

비좁은 집안에서 부자지간에 집 쟁탈전이 벌어져

한참동안 괴성이 울리더니 결국 부견인 마루가 아들 고집을 못 꺽고 밖에 나와서 패잔병처럼 심드렁한 표정을 짓고 있네요. ㅎ

다시 작열하는 햇빛아래에서

겨우 자리를 잡아가는 오미자 밭을 찾아가 단비에 성큼 자라난 넝쿨을 유인망에 감아주고

메말라 가는 생활용수용 노출관을 점검하러 계곡 상류 취수원으로 향합니다.

 

농사라고는 왕초보인 제가

변변히 교육받은것도 없이 그져 패기하나만으로 꼬박 만 3년을 산중에서 씨름했더니

겨우 이제 뭔가가 손에 잡히는것같습니다.

 

조금 더 늦게 시작했더라면 어땠을까하는 마음으로 위안삼으며 그간의 헤아릴수없이 지불된 수업료 본전생각도 나지만

한편으로는 큰 사고없이 산중생활의 생존법을 터득하였다는 사실에 감사할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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