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장마를 방불케 할 정도로 연일 쏟아지는 비소식에
주말을 이용해 방문하기로 예정되었던 이종사촌 형제들과의 만남일에도 날씨가 좋지않으면 어쩌나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발걸음이 다른날보다 무거웠어요.
가난했던 어린 시절 고향에서 함께 자랄때
수십키로의 거리에도 불구하고 종종 왕래하며 지내던 때 함께 부대끼며 살아오다가
나이가 들어가며 사는데 쫒겨 남남처럼 무심히 지내왔었는데 ...
농장 진입로는 전날새벽까지 퍼부은 집중 폭우가 개울을 넘쳐서 엄청나게 불어나 있었어요.
개울물은 장마기간을 포함해 올 여름 기간중 가장 많이 불어난듯해요.
옛날에는 줄기를 잘 손질하여 지팡이로 만들어서 썻다고 하는 명아주가 개울길 양옆을 빼곡히 채우고 섰었는데
불어난 개울물에 이리저리 쓰러지고 넘어져서 아수라장이 되어서 길이 안보일 정도가 되었네요
얼마만에 조카들이랑 시간에 쫒기지않고 날을 새워가며 도란 도란 옛얘기를 나눌수있을거란 기대로
노모께서는 농장에서 수확한 재료며 시장을 봐온 재료로 이런 저런 요리를 쉴새없이 준비하셨어요.
어머님께서도 이제는 발효액의 진가를 잘 아시는지 요리에 적극 활용하시네요 ㅎㅎㅎ
들쥐와 두더쥐 피해를 억제해보려고 여기저기 수소문한 정보로
이번에는 목초액을 희석하여 농작물과 산양삼밭에 뿌려보았는데
다음날 확인용으로 방치해두었던 건빵을 점검해보았더니 그대로 남아있어 효과가 있는것같아서 희망이 생겼어요.
짬짬이 김장용 가을 배추를 심을 밭을 일구려고 왔다갔다하다가보니
봄날 그렇게 예쁘게 화사한 꽃을 피우고 있던 돌배나무에서 이리도 푸짐한 선물을 떨구어놓았더군요.
이런줄도 모르고 여러날을 허송해버려서
이미 땅에 떨어진 것들은 대부분 벌써 자연발효가 진행되거나 쥐,벌등의 먹이가 되고있었어요.
이제라도 잘 챙겨서 발효액도 담고 담금주도 담아놓아야겠어요
도랑근처에는 습지를 좋아하는
물봉선(학명은 Impatiens textori이며 전초와 뿌리를 야봉선(野鳳仙)이라는 한약재로도 사용)이 고운 자태를 자랑하고 있어요.
물봉선속에는
루테올린, 아피제닌, 크리소에리올 및 크리소에리올 7-글루코사이드 등 4개의 플라보노이드가 들어 있으며
물봉선의 효능은
어혈을 제거하고 부기를 가라앉히며 해독하는 효능이 있어서 타박상이나 종기, 부스럼에 사용한다.
또한 괴사한 살을 제거하고 피부궤양을 치료하는데 쓰이지만
물봉선은 성질이 차가워서 몸이 찬 사람은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 또한 맛이 써서 내복하기가 쉽지 않은것이 단점이라고 한다.
사용방법은
물봉선의 덩이뿌리는 말린 것을 기준으로 한번에 6그램에서 10그램을 술에 담궈서 먹거나 가루내어 복용한다.
타박상에는 말리지 않은 것을 짓찧어 붙이기도 한다.
물봉선 전초는 내복하지 않고 짓찧어 바르거나 진하게 달인 물로 씻기도 한다.
물봉선을 나물로 먹을 때는 데친 뒤에 흐르는 물에 오래 담가서 쓴맛을 충분히 우려낸 다음에 조리해야 한다
반가운 손님들이 오시는 날이니 꽃단장을 해야지요.
진입로 약 1km상의 길가로 자란 무성한 풀들을 새벽부터 정신없이 베다보니 점심때가 다되었어요 ㅡ,,ㅡ;;
산양삼,더덕,도라지,엄나무,마가목,오가피,황기,대추,구기자,칡,화살나무...등을
고루 넣은 약초 백숙이 주인을 기다리며 끓고 있어요.
드디어 반가운 손님들이
멀고 험한 첩첩산중 오지까지 무사히 오셨어요.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른채 서로 서로 팔씨름까지해가며 웃음을 만들다
겨우 세칸에 불과한 작은 황토농막 한방에서 같이 잠이 들었어요.
가을로 가는 산중에는 밤송이도 익어가고 싸리버섯도 올해에는 푸짐한 송이를 키워가는것보니 풍년일듯하네요.
나이가 들어가며 세상사가 한치앞을 예측하기 어려울만큼 워낙에 불확실한 일들을 겪어보다보니
이제는 보고싶은 친지와 이웃들이 있으면 다음을 기약하지말고 서로 연락해서 보고싶을때 서로 만나보고
먹고 싶고 즐기고 싶은것들이 있으면 자꾸만 미루지말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답니다 ...
지나치게 절제하며 사는것이 물질적으로는 얼마나 보탬이 될수있을지언정
한번뿐인 인생에서 후회를 남길수도 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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