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봉우리

지리산 칠선계곡

자연인206 2008. 7. 2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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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고향 친구랑 산악회 버스(\18,000)를 이용하여 지리산 칠선계곡을 다녀왔습니다.

 

 

지리산 칠선계곡구간은 자연 휴식년제가 시행되다 올해부터 일부 해제된 곳이어서 비경에 대한 설레임으로 아침밥은 콘푸레이크로 대신하고 새벽잠을 설치며 일어나 출발했답니다.

 

 

산행이 허락된 추성매표소~비선담 코스는 약 4.8km로서 제 걸음으로는 약 1시간30분이면 도달하는 곳이었습니다. 지금도 나머지 비선담~천왕봉 구간은 자연보호를 목적으로 공단에서 통제하며 출입을 허가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산행거리가 짧아 중식은 산입구 식당에서 해결하고 느긋하게 출발하였습니다.

 

 

산행로 초입에서 보면 구릉 사이 저 너머로 지리산의 주봉인 천왕봉이 보입니다.

 

 

추성리 마을길을 따라 200여m정도 이어지는 급경사길을 올라서면 칠선계곡의 비경이 신비함을 벗기 시작합니다. 

 

 

입구에서 약 30분정도 걸으면 이곳 다리앞에 도착하는데 여기까지는 계곡산행코스임에도 계곡과 산행로는 100m이상 떨어져있어 계곡산행이 실감나지않습니다.

비가 올듯한 서울과는 달리 지리산 칠선계곡은 무더운 여름 날씨의 맹위때문에 땀이 비오듯했습니다. 

 

 

 

계곡 이곳 저곳에서는  산행을 나온 사람들이 더위와 땀을 식히며 망중한을 즐기는 모습들로 가득합니다

 

 

 

비선담과 10여분 거리에 있는 옥녀탕 부근입니다.

새벽에 급하게 챙겨 입고 나오느라 EIDER 나시티를 뒤집어 입었나 봅니다 ㅡ,,ㅡ;;

 

 

 비선담 구름다리인데 사람이 걸으면 출렁거리는 재미에 너도 나도 장난기가 발동해 흔들어 되는탓에 사진찍기가 쉽지않은곳이었지만 다행히 인적이 끊어진 틈을 타서 성공적으로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더이상 임의산행이 불가능한 비선담 상류를 300여미터 남겨두고 이곳에서 친구가 준비해온 막걸리와 천도 복숭아를 간식으로 먹으며 땀도 씻고 물놀이를 즐겼습니다. 

 

 

자연 그대로의 물 빛깔과 생명력 넘치는 물줄기를 그져 바라보는것만으로도 행복하였습니다.  

 

 

 

여벌옷을 준비하지않았다며 세수만 마친 친구는 동동주를 마시며 산행으로 범벅이된 땀과 더위를 씻고 난뒤 칠선계곡의 오후시간을 유유자적합니다. 

 

 

 

 

 

그사이 저는 계곡물에 뛰어들어 어린아이처럼 물놀이를 한참 즐기었습니다. 

 

 

 

 

 

집결시간으로 정한 오후 4시50분에 맞춰 하산하기전에 산행이 허용된 칠선계곡의 마지막 구간에 들렸습니다.

 

 

 

 

이곳에서도 그냥 하산하기가 아쉬워서 나름 수영실력(?)을 발휘하며  ㅎㅎㅎ

그런데 국립공원 계곡물에는 이렇게 함부로 들어가면 안된다고 하는 사실을 나중에 공단 직원으로 부터 들었습니다. ㅡ,,ㅡ;;

 

 

하산을 하면서도 친구는 칠선계곡에서의 짧은 추억에 미련이 남았는지 연신 카메라 셔트를 눌렀습니다.

 

 

 

이 내리막길만 내려가면 이제 귀가 버스가 기다리는 주차장입니다.

 

 

산어귀에는 우리 현대사의 비극적  역사로 기록된 지리산 빨치산 백무동 루터가 함께 표시된 산행안내판이 길가에 쓰러져 있습니다.

칠선계곡 우측에 위치한 백무동 계곡중턱에는 인민군총사령부터로 명명된 빨치산 본부가 있던 곳이라고 합니다.

빚바랜 안내판의 불명예스러운 이름처럼 아직은 이 산에서 이름도 없이 죽어간 넋들의 원한이 한가로이 산행을 즐기는 저 자신에게 잠시동안 깊은 사색을 명령하는듯 하였습니다. 

 ЖУРАВЛИ (백학) 

  

나는 이따금 생각한다

전쟁터에서 죽은 병사들이

제 고향 땅으로 돌아오지 못해

백학으로 변신한 것이라고

그들은 저토록 먼 곳에서

날아오며 우리에게 말한다

쉬임없이 그리고 슬프게

우리는 하늘 우러러 말을 못하는데

하늘 끝을 지친 날갯짓으로 날아간다

해저무는 안개 속으로 날아간다

그 대열 속에 작은 자리 있어

아마도 그것이 나를 위한 공간이리라

때가 되었으니 백학과 더불어

그 잿빗 어둠 속으로 떠나가련다

하늘로, 새들의 부름 속으로

모든 당신들을 지상에 남겨놓고서 ――

 

귀경길에 들린 휴게소에서 전시해놓은 산양산삼의 모습입니다.

살아있는 산삼을 직접 보기는 처음이어서 촬영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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