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을 오르는 코스는 다양하지만 이번에는 장암역에서 오르기로했습니다
가을햇살이 아직은 따가워 이마에 연신 땀방울이 맺히고 것도 모잘라 목줄기를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습니다
장암역 철길 풍경입니다
장암역 고가에서 마주바라본 수락산의 모습은 히끗히끗한 암릉이 산세를 가늠하게 해줍니다
스모그가 많은 날씨여서 시계가 별로 좋지 않아보입니다
산입구에 서있는 노강서원입니다
이서원은 조선숙종 15년 인현왕후 폐출을 죽음으로써 간언하였던 정재 박태보의뜻을 기리고 지방교육의 장으로 삼기위하여 숙정 21년에 서울 노량진에 건립한 서원이라고 합니다
본래는 풍계사였으나 숙종 23년에 조윤벽등의 간청으로 "노강"이라고 사액받아습니다.
영조 30년에 다시 지었으며 대원군의 서원 철폐당시 남은 47개 서운중 하나라고 합니다
박태보는 서계 박세당의 둘째 아들로 숙종 3년 문과에 장원급제한 후 관직에 나아간 뒤 숙종 15년 인현왕후 민씨의 폐위를 반대하다가 진도로 유배가던 중 노량진에서 3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숙종 20년에 모든 죄를 사면받고 그의 충절을 기려 이조판서로 벼슬을 올렵 ㅏㄷ게 되었으며
지금의 건물은 1969년에 의정부시 장암동으로 옮기면서 매월당 김시습의 영정을 봉안한 청절사의 터에 다시 지은것으로 맞배지붕의 사당과 동재 서재가 있습니다
서원을 지나 조금만 더 올라가면 석림사가 나타 납니다
사찰은 지은지 얼마되지않는지 대부분 새건물들이었으며 지장보살상이 대웅전 옆에 우뚝 서있었습니다
전망대방향으로 길을 잡고 본격 산행을 시작하고 나서 땀도 닦을 겸 사람들이 쉬다간 돌의자에서 잠시 머물러보았습니다
지난 장마때 훼손된 모양입니다
뿌리를 곳곳에 드러내놓고 돌무덤속에서 척박하게 생명을 이어가는 소나무 사이를 나그네가 힘겹게 산을 오릅니다
산등성이 넘어로 하얀 햇살이 부서져 들어오는게 전망대가 멀지않아보입니다
전망대 사진찍는곳이라고 지정된 곳에서 바라다 본 도봉산입니다
뿌연 스모그가 웅장한 도봉산을 애타게 가리고 있습니다
역시 전망대에서 올려다본 주봉의 위용입니다
상계동방향에서는 동네 뒷산정도로 생각하고 올랐다가 큰코 다치는 산입니다
전망대에서 북한산방향으로 시선을 돌려보았습니다
안타깝게도 흐린가을 하늘때문에 북한산은 뿌연스모그속에 갇혀 답답함만을 남기고있었습니다
주봉까지의 거리는 이제 600여미터 입니다
바윗빛깔이 너무 아름다워 한컷 담아보았습니다
수락산길은 이처럼 내내 팍팍한 沙土로만 되어있었습니다
그 사토속에서도 작은 도토리 나무 한그루가 나그네들의 발길에 시달리며 생명을 포기하지않고 살아가고있었습니다
정상이 저만치 손에 잡힐듯 합니다
장암방향에서 주봉가는 길은 아주 수월한 편입니다
서울에서 무료 입장이 가능한 몇안되는 산중에 하나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산세에 비해서 관리 상태가 아쉬운점이 많습니다
주봉 정상에 탑처럼 놓여있는 바위위에까지 밟고서야 정상을 실감하는 사람들이 기를 쓰고 올라간 바위에서 내려오기위해 길을 찾고있습니다
주봉에서 상계동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에 발견한 소나무입니다
흙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보려고해도 찾을수없는 메마른 바위틈에서도 아주 튼튼하게 자라고있습니다
뿌리 내리기가 어려워서그렇지 어쩌면 경쟁없이 독야청청 여유롭게 살아갈수있는 지도 모릅니다
수락산역방향으로 이어지는 주봉 능선길은 가파른 암벽구간이 아주 길게 이어집니다
초보자들이 이 코스를 이용해서 무더운 여름날 주봉을 오른다면 금새 지치거나 비오는날에는 사고 위험이 많아보였습니다
중간중간에 마련된 한 전망대에 마치 아이를 등에 업은 여인네의 모습처럼 보이는 바위가 저녁햇살의 역광에 더욱 아름답게 비추어졌습니다
하산길 마지막 봉우리가 아직도 신록을 입고 늠늠하게 자리하고있었습니다
뒤돌아내려온 주봉이 앞봉우리의 위용에가려 저만치 외소하게 서있습니다
해는 이제 뉘엇뉘엇 서산에 걸려 하루에 마침표를 찍으려 하고있습니다
서산에 연한 햇살에도 나뭇잎들이 뿜에내는 초록빛은 아직 싱싱해보입니다
인적이 끊긴 산행로에는 이제 고요함이 늦은 나그네의 발걸음에 선물로 다가왔습니다
상계동쪽에서 바라본 수락산 주봉의 전체 위용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서울에서 아주 가깝고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아마도 문명에 지친 많은 사람들에게 포근한 쉼터가 되어주었을것입니다
석양은 이제 제법 붉은 기운을 띠며 도봉산 자락을 향해 내려앉고 있습니다
도봉산 주봉은 하루 종일 지친 태양을 품에 안으려는듯 석양을 아주 가까이 불러들였습니다
노을은 산을
산은 태양을 서로 감싸안으며 어둠을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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