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산중 오두막에서 내려올때까지
아침에 산으로 산짐승 흔적을 쫓아나선 다루가 끝내 돌아오는것을 확인하지못하여 가슴을 졸였더랬어요.
그렇게 몇일을 애간장이 녹는 심정으로 걱정을 하며 다시 찾은 농장~
눈때문에 차가 더이상 올라갈 수 없는 산아래에
주차하는 소리를 듣고 마루와 함께 달려와 반갑게 마중을 해주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그런데 젖은 발로 뛰어오르며 좋아라하길래 그만하라고했더니
말썽쟁이 다루는 캠프까지 칸보이를 했던 마루와 달리 금새 산속으로 다시 사라지더군요. ㅋㅋ
오두막에 도착하면 공식처럼 군불을 지펴놓고 엔진톱을 챙겨 땔감을 하러 지게를 지고 나갑니다.
같은 농장이지만
방향에 따라 아직 눈이 그대로 쌓여서 한 겨울 같은곳과 완연한 봄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나뉘어 지는
계절의 교차로같은 날들입니다.
군불을 지펴놓고
홀로
산중의 적막을 만끽하는데
마을 이장님께서 강원도 산골마을 전통 순대를 만들어놓았으니 어여 내려와 먹고 가라는 전갈이 ㅎ
산나물과 갖은 양념을 찹쌀과 당면을 섞어서 만든다고 하셨는데
맛이 꼭 북한식 아바이순대랑 흡사한듯했어요.
얼마나 맛있던지 고구마와 삶은 계란으로 점심요기를 한 상태였지만 한접시를 뚝딱하고 올라왔답니다. ^&^
굴뚝으로 솟아오르는 하얀 연기는 숲속 깊은곳으로 바람을 따라 퍼져나가고
구들장에 시리게 베인 냉기는 따뜻한 온기로 채워지면서 숲속 오두막에 훈기가 감돌지요.
서쪽하늘에 석양이 익어가는 풍경을 즐기다보면 이내 어둠에 물든 숲속하늘위로 맑은 별이 무수하게 쏟아집니다.
지난해 늦가을에 서툰 솜씨로 어슬프게 수확하여 널어놓은
무우 시레기가 응달이어서 그런지 빛도 안바랜 모습으로 몇가지 약초와 함께 샘터 기둥에 메달려 대롱거리고 있어요.
햇볕이 좋은 날에는 점심을 먹고 잠시 쉬다가
지난해 가을에 오두막을 짓고 남은 통나무를 토막내어 의자를 만들기도 했어요.
근데 톱날이 다 되었는지 삐뚤빼뚤...ㅠㅠ
올 여름부터 새롭게 이용하려고 개척한
숲속 아지트로 가는 길에 잡목들을 깨끗이 제거해놓자 마루와 다루가 신이나서 앞장서갑니다.
눈이 하얗게 쌓인 저곳이 바로 한여름 아지트인데 한여름날에는 그만큼 햇볕이 덜 들어서 시원하겠지요
더구나 계곡 옆으로 작은 연못까지 있어서 금상첨화입니다.
그런데 이 구조물의 정체는 무었일까요?
누군가 오래전에 통나무를 잘라서 못질을 하여 만들어 놓은것인데
도무지 어떤 목적으로 어떤 용도에 사용하려고 하는것인지 이해 할수가 없습니다.
출입문이 없어서 더더욱 ...
해거름에 땔감을 챙기려고 밭뚝에 쌓아놓은 나무더미를 자르다보니 발밑에 봄나물들이 파릇하게 올라오고 있었어요
아침운동삼아 새벽에는 오두막 뒷편 쓰러진 밤나무 고목을 토막내어서 땔감으로 사용하려고 운반해놓았어요.
밤나무는 마취성분이 있어서
땔감으로는 부적합하다고들하던데 실제로 경험있으신분들 계시면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산중에도 겨울그림자가 차츰 걷히는듯 새벽녁 바람도 그만그만해서 매섭지가 않습니다.
오두막 뒷편에 서있는 밤나무 고목 가지끝에 겨우살이만 약초꾼들의 손길을 피해서 무사히 겨울을 넘기고 있네요
혼자서 즐기는 산중 생활은
전기와 통신이 모두 단절된 곳이어서 어둠과 함께 초저녁잠에 빠져들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새벽 1시쯤이면 어김없이 알람처럼 깨어서 적막속의 산하를 음미하게 됩니다.
그렇게 달빛을 벗삼아 신새벽 여명을 마중하는데 창밖에서 반가운 새소리가 들려왔어요.
조용히 문을 열고 마당을 내다보았더니
산새 몇마리가 재잘거리며 지게위를 번갈아 앉으며 노닐더니 피크닉 테이블위에 올려놓은 새집에 흥미를 보였어요
그래서 생각난김에 연장을 챙겨 받침대를 만들어서 양지바른 처마위에 고정시켜놓았답니다.
과연 저 집에 새식구들이 입주를 할지 모르겠어요. ㅎ
언제난 그렇지만 눈이 듬뿍 쌓인 저 긴 언덕을 등지고 내려올때마다 아쉽고 미련이 남는것은
이땅에서 제가 앞으로 해야할 일들이 많이 남아있기때문이겠지요 ...
저 눈만 녹으면 제일 먼저 계곡상류에 식수 탱크를 설치하여 오두막까지 약 500m 정도 지하배관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그럼 겨울에 어떤 혹한이 몰아쳐도 걱정없이 물을 사용할 수 있겠지요.
아직은 눈이 남아있는곳이 많지만 이제 숲속에도 봄기운이 물씬 느껴지는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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