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에는 사람의 인생이 가을 낙엽처럼 덧없다는 이야기가 새삼스레 수긍가는 시간이었습니다.
모처럼 집에서 맞은 한글날 휴일은
시간이 되는 가족들과 함께 고향선산에 모셔놓은 작은누나 산소에 국화꽃 두 다발을 심어드리고 왔는데
국화향기처럼 진한 옛추억들이 코끝과 목구멍을 울컹거리게 하더군요...
꿈이나 영화의 한장면이었기를 간절하게 소망했었던 작은 누나와의 충격적인 이별이 현실적인 날밤으로 90일이나 흘렀어요 ...
집으로 돌아와 허허로운 마음을 안고서
산중농장에 올라서자 산바람이 얼마나 거세던지...
청명한 가을하늘이 아니었으면 겨울로 착각할 만큼 그 기세가 매서워서
곧 기온이 급강하할것을 예보한다는것을 이제는 잘 알기때문에
서둘러 어두워지기전에 아궁이에 군불부터 지펴놓았더니 굴둑으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올라왔어요
산중농장의 주인인 마루와 다루는 마을까지 내려가 달래밭이며 건축현장을 헤집고 다닌다고 하여 이렇게 묶어놓기로 했는데
간만에 구속을 당해서 그런지 매우 불편해하는것같았어요.
짐정리며 급한 일을 마치자 말자 건지로 만들어 놓은 발효희석액을 분무기에 담아서 김장채소밭으로 가보았는데
여전히 벌레들은 더이상의 피해를 발생시키지않았고
두더지가 뿌리부위를 헤집어놓은 뒷쪽 골을 제외하고는 무우며 배추 모두 아주 양호하게 성장하고 있었어요
양지쪽에서 뒤늦게 싹이 나온 수세미가 가을볕에 힘겹게 영글어 가고 있어요
통나무 황토농막 자재 준비가 지연되어 이번주에는 캠프 마당아래 쌈채텃밭 석축 작업을 해보았어요
내년 여름 장마에 유실되지않게 차곡 차곡 큰돌들을 옮겨와 끙끙거리며 몇시간 작업했더니 보기에는 ㅎ 제법이지요?
산중 농장에 해가 지자 차츰 내려가기 시작하던 수은주는 영상 6도까지 떨어졌어요.
작년에는 텐트속에서 12월까지 어떻게 영하의 기온을 지샜었는지 ㅎㅎㅎ
레미콘차가 캠프까지 올라오기 어렵다고 하여 고육지책으로
레미탈을 화물덤프에 공수해와서 황토벽돌을 조적할 자리에 직접 줄기초 구덩이를 파기 시작했어요
줄기초 자리에 레미탈을 물과 혼합하여 두껍게 부어놓는 작업을 했는데
한 포대에 40kg하는 모래와 시멘트 혼합분말을 비벼넣는 작업도 만만치 않았어요
이렇게 통나무 황토농막 기초작업을 하다보니 해가 다시 저물고
태양열 정원등 광센스가 자동으로 작동하여 불이 밝혀졌는데
하늘을 올려다보았더니 칠흙같은 어둠위로 하늘에서는 별빛이 얼마나 선명하게 아름다운 빛을 내던지
가만히 고개를 젖히고 한참 올려다보는것만으로도
가슴속의 시름과 영혼의 찌꺼기까지 깨끗하게 지워주었어요
새벽에 일어나 마당에 나가보면 요즘은 늘 이처럼 멋진 운해가 펼치는 마술같은 자연의 쑈가 연출됩니다.
함께 동행하여 이런저런 요리를 해주시며 밭일들에 취미를 붙이신 어머님이 머위대와 고추잎을 손질하시는 사이
농막건축에 필요한 자재를 틈틈이 사다가 하나씩 작업 준비를 했어요.
화물덤프 사륜정비가 완벽하게되어 왠만한 짐도 이제는 걱정없이 운반할수있게되어 너무 좋아요.
이번주말까지 작업을 해서 형태를 갖출 농막의 모형입니다.
2층 다락이 있는 통나무 황토농막인데 벽체는 황토벽돌,지붕은 동기와, 바닥은 구들장으로 마감할 예정인데
오늘 비가 많이 내려서 자재운반이 걱정입니다..
목요일부터 작업을 재개하면 다음주 농장일기에는 실물 사진을 포스팅할수있을듯해요.
작업기간동안 무탈하게 모든일들이 안전하게 마쳐질수있었음 좋겠어요.
보면 볼수록 곱씹어 보고 싶은 좋은 문구여서
종종 나는 이중에서 몇가지를 얼마나 실천하며 살고있는지 늘 반문하며 새기는 중이랍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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