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학원방학을 맞은 둘째 딸 다운이와 함께
오붓하게 산중 농장에서 보낼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비가 오락가락하는 숲길을 따라 올라가
마루와 다루의 신나는 인사를 받으며 캠프에 도착했습니다.
캠프마당에 올라가 차를 주차 시킬때까지만해도
위의 사진처럼 멀쩡하던 캠프가 아래 사진같이 엉망이 된 것을 잘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뭔가 좀 시원해진듯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잠시 후에는 살림살이들이 왜 저렇게 난장판이 되었을까하는 생각정도 였는데
...
이게 웬일입니까요 ...%$#@
가만히 살펴보니 샘터가 어디론가 사라진것이 그제서야 느껴졌어요...
창고도,샘터도,다목적실 대형천막도 모두 똑 같은 방향으로 공간이동을 하여 숲속에 ㅎㅎㅎ
샌드위치판넬로 새로 신축해놓았던 농막 뒷편에
폐오두막에서 해체해온 통나무와 함석판으로 지어 놓았던 창고까지 10여m 옆 숲속에 쳐박혀 있고
굴뚝의 바람개비까지 빠져서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린게 보였어요.
풍비박산이 나버린 샘터에
여기저기 나뒹구는 살림살이를 줏어다 모으며 보니까
샘터에 걸려있었던 시계가 5시40분에 멈추어져있는것이 보였어요.
아마도 돌풍이 몰아친 시간을 추정할수있는 증거였지요...
샘터 기둥은 폐오두막에서 제법 굵은 통나무를 뜯어다 기둥으로 세우고
지붕과 벽체는 함석으로 고정해놓아서 성인 4명정도가 힘껏 들어야 움직일 정도였고
무었보다 지난해 가을 3번의 태풍에도 끄뜩없이 견뎌주었던 터라
저렇게 처참한 광경을 보면서도 믿기지가 않았어요.
선반과 찬장에 있던 양념들중 유리용기에 담겨있던것들은 대부분 깨어져 있었고
다용도 수납장으로 사용하던 신발장은 완파되어 버렸어요
허겁지겁 급한 마음에 쓰러져 뒹구는 몇가지 세간살이들을
제자리를 찾아 일켜 세우다가
사진으로 기록을 남겨보려고 몇장 찍어보았어요.
고3인 큰딸의 입시준비때문에 가족 피서도 생략한터라
방콕만 하던 둘째딸을
잠시라도 공부에서 해방시켜주려고 데려온 농장이었는데
오히려 그 딸래미에게 내가 위안을 받고
시원한 휴식 대신에 구슬땀속에 수해복구작업을 ㅎㅎㅎ
흩어져 뒹굴던 살림살이들을 수거하여 세척작업을 겨우 마쳤을 무렵에 다시 비가 쏟아졌어요
돌풍이 지나가며 남긴 상처를 정신없이 치우다
저녁시간에 예정되었던 농업기술센터 발효교실 강좌때문에
땀투성이가 된 몸을 허둥거리며 씻고서는
읍내로 나가서 늦은 밤까지 강의를 하고 돌아왔는데
다시 또 비바람이 얼마나 거세게 퍼붓는지 아휴~
살림살이는 모두 회수하여 세척해 놓고 쓰러진 가구 중 재사용이 가능한것들은 일으켜 세워서
지붕 대신 천막이나 비닐로 일단 덮어 놓았어요.
일요일 서울에서 발효교실 8기 강좌가 예정되어 있어서
찢어지고 부서진 것들 철거작업은 미쳐 하지못한채 다음주로 미루어 놓고 무거운 마음만 안고 되돌아 와야 했어요.
마루와 다루는 2세인 사랑이를 근 한달만에 다시 재회했는데
자기들 핏줄인지 아는지 해롭게 하지않고 갖은 애교를 다 받아주는것이었어요.
일요일 서울에서 발효교실 8기 강좌가 예정되어 있어서
찢어지고 부서진 것들 철거작업은 미쳐 하지못한채 다음주로 미루어 놓고 무거운 마음만 안고 되돌아 와야 했어요.
서울로 되돌아오기 위해
농장앞에 있는 개울을 건너며 보니까 지난 밤에 내린 폭우로 물살이 아주 거세어져있었지만
다행히 애마 테라칸이 무사히 건너주었어요.
아래에 보이는 정자는
효사모 회원님이신 존재님께서 동촌리로 귀촌하여 마을 사무장 업무를 보시며
과거 삼척 한옥학교 교수님으로 계실때 양성한 제자분들중
각종 대회에서 다수의 입상을 한 실력자들을 모셔와
마을을 대표하는 포토 포인트로 삼기위해 조성중인 건축물이랍니다.
몇가지 조건들이 성립되기만 한다면 효사모 농막도 저렇게 정통 한옥 스타일로 한동을 지어볼려고 하는데
문제는 자재 운반차량이 농장으로 무난히 통행할 수 있을지...
완공이 되면 정자앞으로 보이는 잡목들을 깨끗이 제거하여
파로호의 호수면이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다고 하니까 기념사진 촬영지로는 그만이겠지요?
이제 부서져 버린 캠프 천막과 샘터 그리고 다목적 창고는
이번주부터 다시 재건축해야하는데
다시는 돌풍에도 끄떡없도록 기초를 튼튼히 해서 작업을 해야겠어요.
아수라장처럼 캠프를 폐허로 바꾸어 놓은 무서운 돌풍의 위력까지 직접 경험해보고 나니까
자연앞에 우리는 얼마나 더 겸손해야할것인지를 고민할게 아니라
우리는 자연앞에 항상 겸손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해보았어요.
다행히 이번주에는 복구인력이 필요한지 어떻게 알았는지
목요일에는 목수재능을 가지신 화천에 거주하시는 99송이님께서
주말에는 힘을 제법 쓰는 막내동생이 방문한다고 하니
아마도 금주중에 샘터와 다목적 창고는 복구할수있을듯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