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가 서울을 비롯한 전국을 습식 사우나처럼 밤낮으로 달구는 날 다시 농장으로 돌아갔습니다.
먹구름이 가득한 해거름때 잠시 들린 마을회관에서 파로호를 내려다보았습니다.
비가 많은 해에는 호수 주변 산쪽의 흙빛깔부분이 모두 침수가 되는데 올해는 비가 그리 많지않아서 수위가 낮은 편이랍니다.
캠프로 올라가서 그동안 농장을 지키느라 수고한 마루와 다루 데리고 생활용수를 점검하러 취수원으로 올라갔더니
이녀석들도 글쎄 더운지 이렇게 반신욕을 하면서 피서를 ㅎㅎㅎ
몇일동안 농장에 별일이 없었는지 둘러보다보니 자생하는 백하수오 몇개중 하나가 손가락 만한 씨방을 달고 있었어요
등골나물도 지천으로 꽃을 하얗게 피우고 있었구요
봉숭아도 몇송이 싹을 튀우더니 드디어 만개를 시작했어요
캠프 진입로 언덕길에 심어놓았던 해바라기는 난쟁이처럼 작은 키를 하고서도 이렇게 화사한 꽃을 피우고 햇님을 쫒아다닙니다.
해바라기 바로 맞은편에는 이렇게 수수대가 키를 쑥쑥 키우면서 자라고 있구요
칡꽃도 한창 만발하면서 덩굴을 따라 번져나가고 있는데 이 칡이 있는곳은 멧돼지가 큰 구덩이를 자꾸만 파서 ㅠㅠ
잎사귀가 수박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인지 귀화식물 수박풀도 농로 여기 저기서 예쁘게 피어나고 있어요
닭의장풀 달개비죠
여뀌도 꽃을 피우고 맵시를 뽐내고 있습니다.
차풀도 흔하게 볼수있지요
기름나물도 심심치않게 보입니다.
겹삼잎국화꽃이 멀리서 보면 마치 돼지감자인양 헷갈리게 하고 있었어요
이제 약초농장을 조성할 부지에 무성히 자란 풀들과 잡목들 중에서
군락을 형성할 약초들과 제거할것들을 차근차근 구분해가면서 작업을 시작해야합니다.
농장에서 몇걸음만 돌아서면 이렇게 다리가 쑥쑥 빠질만큼 포사격장을 방불케하는 구덩이 들이 있는데
이것은 멧돼지들이 약초를 캐먹기위해 파놓은것들이지요.
농장을 준비하면서 멧돼지가 약성이 좋은 이유를 이제서야 알게되었지요 ㅎㅎㅎ
산촌에서도 한낮의 기온은 높기때문에 가급적 새벽부터 오전시간까지 작업을 하고 해거름에 잠시 또 작업을 하는데
점심때가 가까워오면 온몸에서 흐르는 땀이 속옷을 흠뻑 젹셔서
마치 비를 맞은듯 손으로 가볍게만 짜도 물이 주르륵~~흘러 내리더군요.
수건으로 얼굴에서 흐르는 땀을 몇번만 훔치면 금새 흥건히 젖어서 ㅎㅎㅎ
그럴때는 잠시 모든것을 내려놓고 시원한 나무그늘아래로 들어가 산바람을 잠시 쐬거나
샤워장으로 가서 차가운 계곡물로 ~^&^
장마가 그치고 나면 이렇게 나무 곳곳에 크고작은 벌들이 집을 짓고 있어서 잡목 제거 작업중 몇번을 쏘였는지 모릅니다. ㅡ,,ㅡ;;
한낮 무더위를 피해 나무그늘 아래에 모기장을 쳐놓고 쉬고 있는데 충직한 다루는 주인 옆에서 저렇게 끝까지 경호를 ㅎㅎㅎ
이때 마루는 뭐했냐구요? ㅎㅎㅎ걍 자기 집 근처 그늘에서 늘어지게 낮잠을 잤다는 ㅜㅜ
다음날 아침 비가 온다는 예보에 따라 맑은 가을 하늘을 밀어내며 달랑 두송이 핀 코스모스 위로 먹구름이 몰려왔습니다.
오후에 들어서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센스쟁이 다루는 언능 자기 집으로 들어가 앉은 반면
사춘기 소년처럼 질풍노도의 방황기를 시작한 마루는
빗속에서도 어슬렁 거리며 캠프주변을 맴돌며 비를 흠뻑 맞아 유기견꼴을 하고 있더군요 ㅠㅠ
다음날 농장에는 다시 비가 그치고 청아한 아침이 시작되었지요
비가 그친틈을 타 묘목 농장을 하는 벗이 선물해주고간 각종 묘목들도 옮겨심었답니다.
야채농장에서 작업을 하다 불가피하게 얻게 된 전리품(?)을
그냥 버리기 아까워 푹 고와서 마루랑 다루에게 주었더니 국물은 잘 먹었는데 건지는 왠지 잘 안먹더라는 ㅎㅎㅎ
손톱으로 1차 잡목을 제거한 후 굵은 나무들은 체인톱으로 마져 정리를 했더니
이제 약초농장 가장자리가 제법 훤하게 정리되어 속이 후련해졌습니다.
그동안 몇차례에 걸쳐 제거해놓았던 잡목들을 몇군데로 모아
겨울에 땔감으로 사용하려고 쌓아놓았더니 여기 저기 작은 동산이 ~^&^
다시 사무실로 되돌아오면서 농장입구의 계곡물에 세수를 하면서 땀을 씻었는데 농장 주변에서 흐르는 계곡물이 참 맑지요?
농장을 내려와 잠시 마을회관에 들렸더니
인정많은 존재님께서 삶은 옥수수 한바구니를 챙겨주셔서 오는 내내 간식으로 먹었더니 식사를 걸러도 배가 고프지않았답니다.
군청에 볼일이 있어 잠시 들렸더니 글쎄 화장실이 이렇게 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답니다. ㅎㅎㅎ
전국최초로 화장실도 합석을 할수있게 디자인한 ㅎㅎㅎ 화천군의 재치(?)가 재미있지요?
아마도 가림벽 작업중이었던 모양이겠죠.
이번주에는 다시 농장으로 돌아가서
주말에 방문하기로 하신 효사모 운영자님들과 함께 산중농장의 맑고 고운 밤을 함께 지새우다가
김장배추와 무우를 조금 심어 보려고 한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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