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의 감미(甘味)성분
과자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감미료에는 설탕, 시럽, 물엿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반드시 필요한 재료로서 설탕을 빼놓을 수 없다. 이 설탕의 주요 감미 성분은 자당이라고 하는 이당류로 과당과 포도당이 하나씩 결합한 구조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 과당과 포도당은 각각 단독으로 꿀이나 과실류에 널리 분포하고 있으며 강한 감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과자에 이용하고 있는 것은 대부분 자당(설탕)으로 그 외 당류는 극히 제한적으로 소량 이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당과 포도당은 강한 감미(단맛)을 가지고 있는데도 과자를 만드는데 왜 이용하지 않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과당과 포도당의 구조 중에 환원기라 부른 매우 변화하기 쉬운 구조가 있기 때문이다. 환원기 구조는 상황에 따라 2종류로 변화하는데 과당과 포도당 속에는 각각 「α형」「β형」이라고 하는 2종류의 형태가 있다.
예를 들면 같은 종류의 당이라도 환원기의 구조형태가 틀리면 감미의 강도도 크게 달라지게 된다. 또한 이 α형과 β형의 비율은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변화한다. 특히 온도에 따라 크게 변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예를 들면 과당의 경우 온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감미가 약한 α형의 비율이 증가해 따뜻한 디저트 등에 이용하면 감미의 조절이 매우 어려워진다. 또 과당과 포도당 환원기 부분은 아미노산과 쉽게 반응하여 과자를 구웠을 때 갈색으로 변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따라서 정성껏 굽고 싶은 과자나 고온에서 졸인 시럽의 재료로 이 당을 이용하면 필요이상의 색이 나오게 된다.
이와 같이 과당이나 포도당은 취급에 주의하지 않으면 원하는 종류의 과자를 만들 수 없다. 따라서 이 때문에 이 같은 당을 이용한 과자는 종류에 제약을 받게 된다.
그러면 자당의 경우 과당과 포도당으로 만들어졌는데도 왜 위의 종류와는 성질이 다른 것일까? 그것은 자당이 과당과 포도당의 환원기끼리 즉 반응성이 높은 부분끼리 결합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과당과 포도당 같이 반응하기 쉬운 부분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당을 다른 종류에 비해서 안정성이 높아 대량으로 이용해도 안심할 수 있다.
설탕의 원료
설탕은 특히 과자를 만드는데 중요한 소재인 상백당, 그라뉴당, 쌍목당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이것들은 모두 사탕수수와 사탕무를 원료로 해서 제조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 두종류의 원료로 제조되는 설탕은 자당을 주성분으로 하고 있어 원료에 따르는 품질의 차이는 거의 없다.
1. 사탕수수(감자당·甘蔗糖)
사탕수수는 옥수수와 비슷한 벼과(科)의 다년생 식물로 높이가 3∼6m나 된다. 또 마디와 마디 사이의 부드러운 조직에는 다량의 자당을 함유하고 있다. 재배에 적합한 지역은 평균기온이 20∼30℃의 열대나 아열대 지방이다. 세계적으로는 쿠바, 브라질, 아르헨티나, 오스트레일리아, 자바섬, 대만, 필리핀, 인도, 그리고 일본의 큐슈(九州)등지에서 재배된다. 보통 재배지와 소비지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통 재배지에서 굵게 정제하여 원료당 형태로 소비지에 운반된 후 다시 정제한다.
2. 사탕무(첨채당)
사탕무는 모양이 무와 비슷한 명아주과(科)의 식물이다. 직경 10∼15cm인 뿌리 부분에 자당이 함유되어 있다. 사탕무 재배는 주로 기온이 낮은 유럽, 아메리카북부, 일본의 북해도9北海島)에서 이루어진다. 사탕수수와는 달리 재배지가 소비지와 가까운 곳이 많기 때문에 보통 재배지에서 최종 단계까지 정제한다.
이밖에 특수한 것으로 단풍당(mapple sugar)과 야자당(coconut sugar)이 있다. 이것으로 만들어지는 설탕은 보통 압착한 즙을 탈수시켜 만들기 때문에 매우 강한 풍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생산량이 적고 독특한 냄새가 있기 때문에 그다지 일반적인 소재로 이용되지 않는다.
설탕의 제조법
설탕의 원료에는 사탕수수와 사탕무가 있지만 기본적인 제조법의 원리는 어느 경우나 거의 같다. 단지 사탕수수의 경우 일반적으로 생산지와 소비지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먼저 생산지에서 당액(糖液)을 굵게 정제하여 원료당을 만들고 그것을 소비지에 운반한 뒤 정제하는 이단계 공정을 거친다.
생산지 정제과정
① 절단ㆍ압착(切斷·壓搾) : 사탕수수를 곱게 절단해서 롤기계를 통하여 자당을 대량 함유한 당즙을 짜낸다.
② 청정(淸淨) : 당즙(糖汁)에는 불순물이 많이 들어있으므로 석회(石灰)등을 첨가해 이를 침전시켜 제거한다.
③ 농축ㆍ결정화(濃縮·結晶化) 해서 당액속의 과포화한 자당이 결정화 된다. 이와 같이 자당의 결정이 당밀 속에 서로 혼합되어 있는 상태를 백하(白下)라고 부른다.
④ 분리 : 백하를 원심분리기에 넣어 자당 결정을 분리한다. 이와 같이 해서 얻을 수 있는 갈색의 설탕을 원료당이라 부른다. 보통 설탕은 이 원료당의 단계에서 소비지로 운반시킨 다음 그 속의 종당(種糖)을 첨가한다. 그러면 그 종당을 핵으로 청정화한 당액을 서서히 가열 농축된다.
소비지 정제과정
⑤ 세당ㆍ용해(洗糖·溶解) : 소비지에 운반된 원료당은 당밀과 섞여 있으므로 표면을 가볍게 세정한 뒤, 따뜻한 물에 녹여서 다시 한 번 당액의 상태로 만든다.
⑥ 청정ㆍ탈색(淸淨·脫色) : 당액에 활성탄 등을 넣고 불순물을 제거한 뒤 청정·탈색시킨다. 그러면 무색투명한 고순도의 당액이 나온다.
⑦ 농축ㆍ결정화·청정, 탈색한 당액을 농축해서 자당의 결정을 만든다. 이때 목적하는 설탕의 종류에 따라 첨가하는 종당의 크기나 분량을 달리하면 추출되는 결정의 입자크기가 달라지게된다.
⑧ 분리 : 백하를 원심분리기에 넣고 자당의 결정을 분해한다. 이 결정을 1번당이라고 부른다. 남은 당액을 더욱 농축·분리시킨다. 전부 6번당까지 자당을 분리한다. 이때 처음에 정제된 당일수록 순도가 높으며 서서히 당액이 착색하기 때문에 몇 번 당에 결정화 되는가에 따라 제조되는 설탕의종류가 정해진다.
⑨ 건조ㆍ체치기 : 당액에서 분리된 자당의 결정에는 또 다량의 수분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잘 건조시킨 다음 체에 걸러 일정한 입자 크기대로 분리한다.
⑩ 가공 : 특수한 가공당(각설탕)의 경우에는 일단 정제한 설탕(주로 그라뉴당)을 원료로 해서 더욱 재결정·성형 등의 가공을 행한다.
설탕의 종류와 종류별 성분
이번호에는 설탕의 종류별 성분과 자당의 함유량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설탕은 무수히 많은 종류로 제조가 가능하지만 좋은 풍미를 내기 위해서는 자당의 함유량이 많아야 한다. 따라서 여기서는 각 자당의 함유량에 따른 특성들을 자세하게 소개한다.
설탕의 분류
설탕에는 매우 많은 종류가 있다. 5가지 계통으로 나누어 정리할수 있다.
(A) 함밀당 (合蜜糖)
원료에서 짜낸 당즙(糖汁)을 그대로 조려서 굳힌 설탕. 불순물이 많아 자당(蔗糖)의 농도만큼 높지는 않으나 당밀이나 미네랄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단맛이 강하고 풍미가 좋다.
○ 흑설탕 (당도는 자당의 80∼87%)
사탕수수에서 짠 당즙을 그대로 조려서 만든 흑갈색의 설탕. 독특한 풍미와 진한 감미를 가지고 있다.
○ 단풍당
단풍나무의 수액(樹液)을 조려서 만든 다갈색(茶褐色)의 설탕.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이다.
○ 야자당
야자나무의 수액을 조려서 만든 흑갈색의 설탕, 주로 인도에서 제조되고 있다.
(B) 분밀조당 (分蜜組糖)
원료에서 짜낸 당즙을 그대로 조려서 결정화시켜 만든 설탕. 당밀과는 분리되지만 그다지 정제하지 않았기 때문에 독특한 풍미가 있다.
○ 원료당 (原料糖, 자당의 97.7%)
사탕수수의 생산지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조당(組糖)의 일종. 보통 설탕은 이 상태에서 소비지로 운반되어 차당(車糖), 쌍목당(雙目糖), 가공당(加工糖)등의 원료로 이용된다.
○ 화삼분 (和三盆, 자당의 97.7%)
당액에서 분리한 조당 덩어리에 소량의 물을 넣고 손으로 반죽한 뒤 천에 넣고 짜서 수분을 제거하는 작업을 수차례 걸쳐 생산하는 전통적 방법의 설탕. 이 과정을 되풀이 하는 사이에 설탕의 결정이 매우 미세하고 매끄러워진다. 좋은 식감과 독특한 풍미 때문에 특히 화과자(和菓子)의 재료로 주로 이용된다.
(C) 차당 (車糖)
원료당을 정제해서 만든 파인리큐르1)(fine liqueur)의 2번∼5번당2)으로 제조되는 설탕, 결정이 매우 곱고 또 비스코라 부르는 전화당3)이 첨가되어 있기 때문에 촉촉하며 감칠맛이 있다.
○ 상백당 (上白糖, 자당의 97.8%)
파인리큐르의 2∼3번당으로 제조되는 차당, 촉촉하고 결이 고우며 감미에 감칠맛이 있다.
○ 중백당 (中白糖, 자당의 95.7%)ㆍ삼온당 (三溫糖, 자당의 95.0%)
제법은 상백당과 거의 같지만 중백당과 삼온당은 각각 4번당과 5번당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상백당보다 회분 함유량이 높고 연한 갈색을 띤다. 그 이유는 당액을 반복해서 조리는 사이에 열에 의해 조금씩 착색되기 때문이다.
(D) 쌍목당 (雙木糖)
파인리큐르의 1∼2번당으로 결정화 되는 고순도의 설탕, 차당보다 순도가 높고 전화당을 거의 함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습기를 흡수하기 어려워 보슬보슬하면서 광택이 난다.
○ 그라뉴당ㆍ백쌍당 (白雙糖, 자당의 99.95%)
최고의 순도를 지닌 당액에서 만들어진 무색결정. 입자의 크기에 따라 그라뉴당과 백쌍당으로 나눌수 있다. 자당의 순도가 높아 전화당을 거의 함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보슬보슬하며 광택을 갖고 감미가 뛰어나다. 유럽이나 미국의 가정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설탕.
○ 중쌍당 (中雙糖, 자당의 99.7%)
자당의 순도는 매우 높으며 연한 갈색으로 독특한 풍미가 난다.
○ 각설탕 (자당의 99.75%)
그라뉴당에 소량의 당액을 섞어 건조고화(乾燥固化)시킨 설탕으로 입자끼리 결합하기 쉬운 상태로 틀에 채워 모양을 만든 설탕.
○ 분당 (粉糖, sugar powder)
그라뉴당을 분쇄한 설탕. 보통 고결방지(固結防止)를 위해 전분을 소량 첨가하여 사용한다.
○ 빙설탕 (氷砂糖, 자당의 99.89%)
자당 중에 결정의 핵이 되는 종당(種糖)을 넣고 50∼70℃에서 10∼14일간 저장해 넣거나 또는 금속제 망으로 된 바구니를 회전시키면서 자당의 결정을 키운 것.
설탕의 성분
상백당과 그라뉴당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상백당은 결정이 곱고 촉촉한 설탕으로 감칠맛이 나는 감미를 특징으로 한다. 또 그라뉴당은 보슬보슬하면서 광택이 나는 설탕으로 담백한 감미를 특징으로 한다. 이와 같이 상백당과 그라뉴당은 감미와 성질이 달라 완전히 다른 제조방법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실제로 이 두 종류의 설탕은 같은 정제당인 고순도의 당액에서 결정화된 설탕이다.
그 원인은 결정 크기에 따른 차이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정제당의 결정 크기는 결정화 될 때 정제당 속에 들어있는 종당(種糖)의 종류와 양에 따라 달라진다. 상백당의 경우 미세한 종당이 다량 첨가되어 있기 때문에 석출되는 설탕의 결정은 매우 곱지만 그라뉴당의 경우 상백당만큼 종당의 양이 많지 않아서 석출되는 결정의 크기는 약간 굵다. 그러나 상백당과 그라뉴당의 가장 본질적인 차이는 이 결정의 크기에 의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이러한 설탕의 가장 본질적인 차이는 결정화 후의 공정에 있다. 다라서 이때 그라뉴당은 결정화 후 그대로 마무리 공정으로 옮겨지지만 상백당은 석출된 고운 결정표면에 「비스코」라 불리는 「전화당」이 첨가되면서 원료당보다 전화당의 함유량이 훨씬 높아진다.
본래 설탕의 주성분인 자당은 냄새가 없는 감미를 가지고 있는데 전화당 속에 진한 감미와 강한 흡습성을 갖는 「과당」의 성분이 들어있다. 따라서 자당의 순도는 그라뉴당이 높지만 감미에 관한한 과당을 함유한 상백당이 강하게 느껴진다. 또 순도가 높은 그라뉴당은 습기가 없는 보슬보슬한 성질이 있지만 과당을 함유한 상백당은 결이 곱고 촉촉하다.
전화당
설탕의 주성분인 자당은 포도당과 과당이 한 개씩 결합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각각 반응성이 높은 부분끼리 결합하고 있어서 매우 안정적이다. 따라서 자당은 감미성분이 높아 다른 물질과도 매우 반응하기 어렵다.
그런데 자당을 녹인 액체에 산(酸)을 첨가해서 고온에서 가열하거나 효소(수크라아제 : 인베르타아제)를 작용시키면 자당 분자의 가운데, 즉 포도당과 과당이 결합하고 있는 부분이 끊어져 2개의 당으로 분해된다.
일반적으로 이 분해반응을 전화라 부르고, 여기서 생긴 포도당과 과당의 혼합물을 「전화당」이라고 부른다.
이 전화당을 구성하고 있는 두 종류의 당 중에서 포도당은 비교적 담백한 성질을 가지고 있지만, 과당은 매우 독특한 풍미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전화당 전체는 과당의 영향을 받아 독특한 풍미가 나는 감미를 가지고 있으며, 습기를 흡수하기 쉬운 성질을 지니고 있다. 한편 전화당을 구성하고 있는 과당과 포도당은 아미노산과 반응해서 「구운색4)」의 원인물질이 되기 때문에 전화당을 과자에 이용하면 구운색이 들기 쉽다.
주 1) 파인리큐르(fine liqueur) : 원료당을 뜨거운 물에 녹여 청정(淸淨)ㆍ탈색(脫色)을 행한 매우 순도가 높은 당액.
주 2) 1∼5번 당 : 파인리큐르에서 몇 번째로 정제된 설탕인가에 따라 표시되는 명칭. 1∼6번 당까지 있다.
주 3) 전화당 : 자당이 분해되어 생기는 포도당과 과당이 동량(同量)인 화합물.
주 4) 구운색 : 주로 멜라노이딘(melanoidin)의 색. 이 갈색물질은 식품중의 아미노산과 당질이 반응한 결과 형성된다.
온도에 따른 설탕의 변화
"설탕이 과자의 구운색을 좌우한다"
앞에서 알아본 바에 따르면 설탕은 각각 자당의 함유량과 제작과정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와 모양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면 이번호에서는 이러한 설탕이 가지고 있는 성질과 온도변화에 따른 변화 등을 통해 설탕의 또 다른 특징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설탕과 구운 색
그라뉴당보다 상백당(上白糖)을 사용한 과자가 구운 색이 더 들기 쉽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과자뿐만 아니라 설탕을 다량으로 이용한 요리에 구운 색이 생기는 것은 일상적으로 자주 접하는 현상이다. 단 구운 색이 드는 정도는 설탕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난다.
예를 들면 일반적으로 순도가 높은 그라뉴당보다 상백당을 이용하면 구운 색이 더 잘 나타난다. 이와 같이 똑같은 설탕이면서 가열했을 때 구운 색이 차이가 있는 것은 전화당1) 때문이다. 즉, 전화당에는 구운 색이 들기 쉬운 성질이 있다. 그러면 구운 색의 정체는 무엇일까? 실제로 일부(캐러멜2))를 제외하면 과자를 구웠을 때 생기는 구운 색은 「멜라노이딘(melanoidin)」이라 부르는 갈색물질 때문이다.
이 멜라노이딘의 재료가 되는 것은
① 아미노 화합물(「아미노기」를 갖는 화합물)
② 카르보닐화합물(「환원기」를 갖는 물질)로, 이 두 종류의 성분이 가열에 의해 복잡한 반응을 일으킨 결과 멜라노이딘이라고 하는 갈색물질을 만드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 반응을 「아미노카르보닐 반응(aminocarbonyl reaction)」또는 「메일라드 반응(maillard reaction)」이라고 한다.
이 반응의 메카니즘(mechanism)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미노 화합물의 아미노기와 당류의 환원기3)결합이 첫 단계임을 확실히 판명되었다. 따라서 아미노화합물과 당류 등 멜라노이딘의 재료가 되는 성분을 많이 함유한 식품일수록 가열했을 때 구운 색이 들기 쉽다. 즉 설탕의 경우 주성분인 자당은 환원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대로는 멜라노이딘의 재료가 되지 않지만 소량 함유하고 있는 전화당, 즉 포도당과 과당은 매우 반응성이 높은 환원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멜라노이딘의 적합한 재료가 된다. 따라서 자당의 순도가 높은 그라뉴당보다 소량의 전화당 성분이 들어있는 상백당이 가열했을 때 굽기 쉬운 성질을 갖게 된다.
설탕의 용해도
진한 시럽을 냉장고에 오래 보관하면 설탕결정이 침전하게 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설탕은 물에 아주 잘 녹는다. 그런데 농도가 진한 시럽을 시원한 장소에 보관해놓으면 어느 사이엔가 하얀 설탕결정이 침전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설탕의 용해량이 물의 온도에 따라 크게 달라져 온도가 내려가면서 설탕이 결정으로 석출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실온에서 설탕의 용해량은 물의 약2배이지만 100℃의 끓는 물에서는 약 5배까지 용해된다. 고온의 조건하에서 대량의 설탕을 물에 녹인 뒤 다시 그것을 냉각시켰을 때 완전히 녹은 설탕이 결정으로 침전하게 된다. 그러나 과자분야에서는 이와 같이 설탕의 결정이 자연히 생기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녹인 설탕을 인공적으로 결정화시켜 그 결정을 여러 가지 목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상에서 알 수 있듯이 조린 시럽을 자연스럽게 방치하면 주변부터 결정화가 만들어지는데 이 결정화 속도가 느릴수록 결정은 커지고 속도가 빠를수록 결정은 작아진다. 즉 진한 시럽에 소량의 종당(種糖)을 첨가해서 천천히 시간을 두고 결정화를 행하면 얼음 설탕과 같은 커다란 결정을 만들 수 있고 반대로 시럽을 교반하면서 급속히 결정화시키면 매우 미세한 결정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면 프티푸르(petit four)나 에클레르(eclair)의 표면을 코팅하는 데 이용하는 폰당4)도 고온(115℃)에서 조린 시럽을 대리석 위에서 교반하여 급격히 결정화시킨 것으로 미세한 결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반적으로 교반을 할 때 온도가 낮으면 결정화 속도가 빠르고 결정을 곱고 매끄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보통 시럽을 40℃정도로 식히고 나서 급격히 교반을 행한다. 단, 이와 같이 인공적으로 결정을 미세화시킨 폰당을 사용할 때 온도를 너무 올리면 결정이 녹아버린다. 그러므로 코팅할 때는 주의해서 너무 높은 온도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설탕과 시럽
똑같이 시럽을 조려서 만든 엿과자와 설탕과자는 식혔을 때 왜 차이가 날까?
엿에 과일이나 견과를 이용해서 만든 엿과자는 입에 달라붙지도 않고 독특한 맛을 내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엿과자에 사용되는 엿은 설탕과자에 사용하는 설탕과 마찬가지로 시럽을 조려서 만든다. 그런데 식혔을 때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실제로 이렇게 조린 시럽이 엿과자의 엿과 같이 굳는 것은 시럽의 조림온도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시럽을 불에 올려놓고 가열하면 액체온도가 점점 높아지고 100℃가 되면 온도가 거의 상승하지 않는 상태에서 수분이 점차 증발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수분이 어느 정도 증발해서 설탕의 농도가 높아지면 이번에는 온도가 서서히 상승하기 시작한다. 이때 수분량은 전체의 17%, 설탕은 83%정도가 된다. 이 시럽을 더욱 조리면 120℃에서 수분 10%, 130℃에서 5%등 이런 식으로 점점 더 감소해서 나중에는 거의 설탕만 녹아있는 상태가 된다.
이와 같이 100℃이상으로 계속 조려진 설탕은 다시 낮은 온도로 내려갔을 때 다양하게 변한다. 예를 들어 100℃가 넘으면 잠시 동안 끈적끈적한 상태가 이어지다가 온도가 높아질수록 점성이 강해진다. 이렇게 시럽온도가 115℃가 된 상태에서 가열을 멈추고 결정화를 행한 것이 설탕과자에 이용하는 설탕과 폰당이다. 그리고 더욱 조려 온도가 130℃를 넘어 수분이 전체의 5%이하로 되면 전체가 마치 녹인 유리와 같은 성질로 변하고 식히면 깨지기 쉬운 상태가 된다. 이것은 마치 숯과 다이아몬드가 똑같은 탄소 원자에서 생겼지만 결정구조가 다르므로 완전히 성질이 달라지는 것과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엿과자에 사용되는 엿은 시럽을 150℃이상으로 조려 수분을 2%이하로 만든 것이다. 단, 시럽을 너무 가열해서 160℃가 넘으면 이번에는 설탕 자체가 급격히 분해하거나 불규칙하게 결합해 캐러멜(caramel)이라고 하는 갈색물질로 변한다. 캐러멜은 독특한 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푸딩의 풍미를 내는데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캐러멜화 반응이 시작되면 시럽전체가 순식간에 갈색으로 변하므로 너무 가열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주 1) 전화당(轉化糖) : 자당이 분해해서 생기는 포도당과 과당의 동량화합물.
주 2) 캐러멜 : 당류가 분해하거나 불규칙하게 결합하거나 해서 생기는 갈색의 물질.
주 3) 환원기(還元基) : 설탕구조 중에 있는 매우 반응성이 높은 부분.
주 4) 폰당 : 매우 미세하고 매끄러운 상태로 결정화시킨 설탕.
꿀과 물엿의 다른 점
설탕과 엿 세공
엿 세공을 할 때 설탕의 일부를 물엿으로 대신하거나 레몬즙을 첨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엿 세공'은 자당 용액을 150℃이상으로조린 뒤 냉각시킨 유리와 같이 독특한 경도(硬度)와 광택을 갖는 상태로 굳는 성질을 이용한 것으로 꽃이나 리본과 같은 조형물(造形物)을 만드는데 이용한다.
엿세공의 대표적인 기법에는
1. 틀에 흘려 붓는 것 : 쉬크르 쿨레(cucre coule)
2. 늘여 펴는 것 : 쉬크르 티레(sucre tire)
3. 공기를 넣어 부풀리는 것 : 쉬크르 수플레(sucre souffle)
4. 공중에서 왔다갔다하며 가는 실 모양으로 만들어 굳히는 것 : 쉬크르 필레(sucre file)
등이 있는데 이것들은 여러 가지 제품의 기본이 된다.
그런데 이와 같이 고농도로 조린 엿은 거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중량의 약 2%이하)매우 결정화되기 쉬운 상태이다. 따라서 엿을 밀거나 부풀리거나 하는 작업 중에 자당의 하얀 결정이 석출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는 더 이상 작업을 지속할 수 없으므로 보통 엿세공을 할 때에는 엿 속에 여러 가지를 첨가하여 자당의 재결정을 막아야한다. 예를 들면 독특한 점성을 지닌 물엿이 그것이다. 물엿은 결정을 막는데 가장 많이 이용되는 것으로 덱스트린1)을 함유하고 있어서 자당의 재결정을 막고 엿의 신전성(伸展性)과 광택을 좋게 하는 효과를 지닌다.
또 늘어 펴는 작업과 같이 오랜 시간이 요구되는 작업을 할 때는 '물엿'이외의 '산(크림 오브 타르타르2), 주석산, 레몬즙, 구연산 등)'을 첨가한다.
이것은 '산(酸)'에 의해 자당의 일부가 분해(전화)되어 '전화당(과당과 포도당)'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화당에 함유되어 있는 과당은 결정 석출을 막는데 매우 큰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화당은 다른 물질과 반응하기 쉽고, '구운색3)'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산은 반드시 불을 끄기 직전에 첨가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전화당'은 흡습성이 높기 때문에 산을 너무 첨가하면 엿이 필요 이상으로 끈적거릴 수 있으므로 첨가량에 주의해야 한다.
물엿의 성분
물엿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물엿'은 독특한 감미(甘味)와 점조성(粘稠性)을 주는 감미료이지만 설탕이나 꿀과 같이 천연에 존재하고 있는 감미물질을 추출해 낸 것은 아니다. '물엿'은 곡류나 감자류에 함유되어 있는 전분을 원료로 하여 인공적으로 만든 감미료이다.
그러면 원료인 전분에는 감미가 없는데 왜 물엿 제품에는 독특한 감리가 나는 것일까? 그것은 전분의 구조를 보면 금방 알 수가 있다. 전분은 원래 '포도당'이라고 하는 감미를 갖는 당이 쇠사슬과 같이 길게 연결된 구조를 갖고 있다. 이 전분의 쇠사슬을 인공적으로 분해해서 강한 감미를 갖는 '맥아당4)'이나 '포도당'으로 만든 것이 '물엿'이다.
이때 전분을 완전히 분해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도중에 중단시켜서 전분이 분해되어 가는 도중에 생기는 '덱스트린'이라고 하는 물질을 될 수 있는 한 다량으로 남긴다. 왜냐하면 이 '덱스트린'은 맥아당이나 포도당과 같은 감미물질을 갖고 있지 않지만 독특한 점조성과 강한 소수성(保水性), 자당의 재결정을 막는 효과 등 과자를 만드는데 중요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덱스트린의 특성과 맥아당과 포도당의 감미가 합쳐져서 물엿의 독특한 성질이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물엿은 감미를 줄뿐 아니라 과자의 반죽을 촉촉하게 하고 엿 세공에서 결정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한편 물엿을 제조할 때 전분의 분해방법에는 크게 나누어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산과 열에 의해서 분해한 것으로 '산당화'라 불리는 것과 또 하나는 '맥아5)'나 세균 중에 함유되어 있는 아밀라아제(amylase)라고 하는 전분 분해효소를 이용하는 것으로 '맥아엿'이라고 불린다.
꿀 성분
꿀은 어떠한 성분으로 되어 있을까?
꿀은 진한 감미와 풍미를 갖는 점조성 있는 감미료인데, 본래는 꿀 속에 함유되어 있는 화밀(花蜜 : 꽃 속의 꿀)을 꿀벌들이 모아다가 벌집 속에 저장한 것이다. 그런데 이 화밀과 꿀 성분을 비교해보면 화밀은 거의 자당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꿀은 대부분이 과당으로 이루어져 있고 자당은 약 2∼3%에 지나지 않는다.
본래 화밀과 꿀은 똑같은 것인데 왜 이러한 차이가 나는 것일까?
이 비밀은 꿀벌의 분비액 중에 함유되어 있는 분해효소에 있다. 즉 화밀인 자당을 벌꿀이 벌집에 운반해 와서 저장하고 있는 사이에 분해효소인 수크라아제가 작용해서 자당을 과당과 포도당으로 분해해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꿀은 꿀벌의 효소에 의해 만들어진 천연의 전화당6)이라고 할 수 있다. 단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전화당과 달리 꿀에는 그 꽃 종류에 따라 독특한 방향과 풍미가 들어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그 방향과 풍미를 살려 와플이나 핫케이크 등에 첨가해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 꿀 속에 함유되어 있는 과당은 매우 보수성이 높기 때문에 특히 촉촉하게 마무리하고 싶은 반죽, 예를 들면 카스텔라 반죽 등에 배합해서 이용하고 있다. 단, 꿀은 구운 색이 들기 쉽고 끈적거리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사용할 때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한편 겨울과 같이 추운 시기에는 꿀 바닥에 흰 침전이 가라앉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꿀 속에 함유되어 있는 포도당이 결정화하기 쉬운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하얗게 석출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따뜻하게 녹이면 아무 문제없이 이용할 수 있다.
주 1) 덱스트린…전분을 분해하는 단계에서 생기는 산물. 포도당이 많이 결합되어 있다.
주 2) 크림 오브 타르타르(cream of tartar)…주석산수소칼륨, 물에 녹으면 약산성을 나타낸다.
주 3) 구운 색…주로 멜라노이딘 색. 물질은 아미노산과 당질이 복합적으로 반응한 결과 형성된다.
주 4) 맥아당…포도당이 2개 결합한 것. 독특한 감미를 갖는다.
주 5) 맥아…보리를 발아시킨 것. 강한 아밀라아제(전분 분해효소)활성을 갖는다.
주 6) 전화당…자당이 분해해서 생기는 과당과 포도당의 동량화합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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