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봉우리

봄산에서 만난 백하수오 형제들

자연인206 2009. 3. 14.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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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가 봄을 시샘하는 토요일 새벽 베낭을 둘러메고 가족들 몰래 집을 나섰습니다.

봄이 오는 산하로 백하수오와 함께 봄을 마중하러 가고 싶었습니다.

청명한 하늘, 시원한 바람, 싱그러운 봄내음, 따스한 햇볕...

새벽녁 찬바람도 더이상 산중에 파고드는 봄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입산을 한지 30여분, 숨이 가쁘도록 포인트를 찾아 이리저리 뛰다가 잠시 호흡을 조절하며 수색하던중

들머리로부터 멀지않은 양지바른곳에서 발견한 백하수오의 상징인 씨방 3개가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이제는 박주가리와 하수오 씨방이 원거리에서도 제법 구분이 됩니다. ㅎㅎㅎ

박주가리씨방의 표면이 거칠고 모양이 다소 뚱뚱하다면 하수오 씨방은 표면이 부드러울뿐만 아니라 생김새도 날씬하여 마치 새부리같이 보이기도 한다는것을 이제는 알게 되었습니다.

 

 

하수오에 대한 확신으로 씨방을 추적해들어가자 지면쪽에서 확인된 싹대도 제법이여서 지하경에 대한 궁금증으로 마음은 조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약 1시간여에 걸친 주변 작업끝에 드러낸 지하경의 실체인데 돌부리와 나무뿌리와 다투며 목질화가 잘 이루어진 상태입니다.

 

 

오늘 저를 찾아온 새가족을 대신하여 씨방을 거두어 남은 씨앗과 싹대를 잘라 후세를 이을수있도록 잘 묻어주고 왔습니다. 

 

 

ㄱ자 모양으로 약 80Cm 길이의 일자형을 한 형상인데 전문가에 따르면 수령은 약 40년정도라고 합니다. 

 

 

봄볕을 맞으며 산중에서 유유자적 점심 도시락을 먹고나서 맞은편 산자락을 수색중에 만난 봄의 전령 생강나무꽃입니다.

쓸쓸한 산중 창백한 수목들 틈에서 노오란 봄빛을 물씬 풍기며 봄을 재촉하고 있었습니다.

 

 

생강나무꽃을 담금주용으로 조금 분양받아 배낭에 넣고 가시덤불을 헤치며 능선 하나를 넘어 맞은편 산능성

포인트에서 오후에 다시 만난 백하수오 입니다.

 

바람이 머무는 낮은 위치의 가시덤불속이여서 인지 아직은 씨방이 걸려있었습니다.

 

 

조심스럽게 싹대 주변을 정리해가며 뇌두와 싹대를 확인해보았습니다. 

하산 약속시간이 임박해와서 마음이 급한 가운데 서둘러 지하경을 추적하기를 약 1시간 ~

 

 

드디어 두번째 저를 찾아온 새 식구의 몸매가 그 모습을 온전하게 드러내주었습니다.

사람人자형상을 한것으로 길이는 약60Cm가량되었는데 전문가에 따르면 수령은 약 20년정도 된다고 했습니다.

 

 

오늘 제게 큰 선물을 안겨준 자연에 보답하기 위해 저를 찾아온 새식구가 있던 자리 주변에 남은 씨방과 싹대를 잘라서 새생명을 잉태시켜주고 하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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