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우리

생명을 이해하는 100가지 키워드

자연인206 2008. 12. 1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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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기원으로부터 인간의 탄생과 죽음, 유전자 기술까지…생명과학의 전부를 총정리한 데이터 북. 생명과학의 진수가 여기에 있다.

 

Ⅰ. 생명의 시작
<생명이란 무엇인가?> 원시 지구에서 탄생된 생명
생명 / 화학 진화 / RNA 세계 / 원시 세포 / 대사 / 아미노산 / 단백질 / 효소 / ATP / 시아노박테리아 / 단세포 생물 / 미생물 / 다세포 생물
♣생명
  생명과 생명이 아닌 것을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생명의 특성은 막에 의해 외계와 구획되는 환경 속에서 자율적으로 자기를 조직화한다, 자기를 복제하여 자손을 남긴다, 에너지를 생산하는 등의 대사를 한다는 것으로 정의되고 있다.

그 의미에서는 자기 자신만으로는 자기 복제할 수 없는 바이러스는 생명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생명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는 현시점에서도 확정된 것은 아니다. 분명히 영원히 계속될 문제이다. 현재 이 지구상에 서식하고 있는 생물은 모두 흔히 DNA라는 디옥시리보핵산(일부 바이러스에서는 RNA라고 하는 리보핵산)을 유전 정보로 이용하고 있다. 유전 정보에는 그 생명체를 만드는 모든 정보가 포함되어 있고, 더욱이 그것은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

요컨대 생명의 본질은 궁극적으로는 ‘세대를 넘어 전달되는 정보(DNA와 RNA)’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생각하면 ‘생명이라는 것은 유전 정보가 생물의 몸을 통해 전달되기 위한 시스템이다.’라고 할 수도 있다.

♣화학 진화
  원시 지구에는 생물이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우선 무기물에서 유기물이 생성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화학 진화’라고 한다.

  1953년 밀러와 유리가 실시한‘밀러의 실험’은 화학 진화를 증명한 유명한 실험으로, ‘유리-밀러의 실험’이라고도 불린다. 약 40억 년 전의 지구는 태양으로부터 자외선이 쏟아져 내리고, 여기저기에서 화산이 분화하고, 호우 속에 번개가 치는 혹독한 환경이었다. 밀러는 당시의 지구를 둘러싼 원시 대기와 닮은 성분(수증기·수소·메탄·암모니아)을 플라스크에 넣고 약 100。C로 가열하여, 약 1주일에 걸쳐 불꽃 방전을 일으켰다(벼락을 모방한 것). 그러자 아미노산과 뉴클레오티드 등 생체를 구성하는 물질이 생성되었다.

밀러의 실험에 뒤를 이은 여러 실험에서는 방전 이외에 태양으로부터의 자외선, 화상활동 열 등도 유기물 생성의 에너지원이 된다는 것이 알려졌다. 이들 실험은 생명의 기원을 해명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RNA 세계
  원시 바다에는 화학 진화로 생성된 뉴클레오티드나 아미노산이 떠다니고 있었다. 뉴클레오티드는 핵산(DNA와 RNA)의 재료이고, 아미노산은 단백질의 재료이다. 생명의 진화 과정에서 유전자인 DNA와 생명 활동을 실제로 담당하는 단백질 중 어느 쪽이 먼저 등장했는가에 대하여는 오랫동안 논의가 이루어져 왔다.

현재 유력한 것이 지구에 최초로 나타난 것은 자기 자신의 촉매 작용으로 자기를 복제하는 RNA라고 하는 ‘RNA세계 가설’이다. 현재 생물에서 촉매 작용을 하는 RNA인 ‘리보자임’이 발견된 것이 이 가설을 뒷받침하는 커다란 증거가 되고 있다.

  RNA 세계가 생성되었을 무렵, 원시 바다에는 단백질도 이미 만들어져 있었다. 약간 지나자 단백질과 RNA가 협동하는 시스템 ‘RNA-단백질 세계’가 생성되었다. 훨씬 더 지나서 DNA가 등장하고, DNA를 기반으로 하여 단백질과 RNA가 협동하는 현재의 시스템인 ‘DNA 세계’가 확립되었다고 생각된다.

♣원시 세포
  RNA가 자기 복제하는 ‘RNA 세계’에서 ‘RNA-단백질 세계’를 거쳐 ‘DNA 세계’가 생겼다.

  DNA 세계는 DNA가 설계도이고 단백질이 생명 활동을 담당하며 이 둘을 RNA가 중개하는 시스템이다. 1개의 사슬로 이루어진 분자인 RNA에 대하여 2개 사슬의 DNA분자는 훨씬 안정된 분자로서, DNA 세계는 현재까지 계속되는 시스템이 되었다. 이 시스템을 막으로 둘러싼 것이 최초의 세포이고, 약 38억 년 전에 태어났다고 생각되고 있다. 생명을 ‘막에 의해 외계와 구획된 환경 속에서 자율적으로 자기를 조직화하는 것’ 이라고 정의하면, 세포야말로 최초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다.

최초의 세포는 산소가 없는 곳에서 증식하는 ‘혐기성’의 원핵 세포였다. 이 세포에게는 산소는 독이다. 핵막에 의해 DNA를 둘러싸고 있는 ‘진핵 세포’가 태어난 것은 유전정보인 중요한 DNA를 산소의 독으로부터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대사
  생명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생물이 하는 화학 반응. 대사는 크게 두 유형으로 나뉜다.

  간단한 물질에서 생체의 활동에 필요한 복잡한 물질을 만드는 경우는 ‘동화’라고 한다. 이를테면 식물이 태양 에너지를 이용하여 이산화탄소와 물로부터 포도당과 산소를 만드는 반응(광합성)은 동화이다.

반대로 복잡한 물질을 분해하여 생체의 활동에 쓰이는 형태로 분해하는 경우를 ‘이화’라고 한다. 식물과 동물이 산소를 써서 포도당을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하고, 그것에 수반하여 생명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반응(호흡)은 이화이다.

동물은 소화에 의해 식물을 간단한 물질로 분해하고 그것을 체내로 흡수한다. 그것을 원료로 하여 호흡으로 얻은 에너지를 이용해 몸을 구성하는 복잡한 물질로 바꾼다. 이 반응은 동화이다.

  대사에는 반드시 에너지가 동반된다. 동화를 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고, 이화로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아미노산
 단백질을 구성하는 분자.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은 20종류가 있다. 화학 구조를 보면 어느 아미노산이라도 중심이 되는 탄소 원자에 아미노기(-NH2)와 카르복시기(-COOH)라고 하는 구조가 결합하고 있다. 각각의 아미노산은 중심의 탄소 원자에 결합하는 ‘곁사슬’이라고 하는 구조가 서로 다르다. 아미노산끼리는 아미노기와 카르복시기의 부분으로 결합하고, 이 결합은 펩티드 결합이라 불린다.

  2개 이상의 아미노산이 연결된 것은 ‘펩티드’, 그리고 약 10개 이상의 아미노산이 연결된 것은 ‘폴리펩티드’라 불린다. 아미노산은 원시 지구의 바닷속에서 화학 진화에 의해 등장했다고 생각된다. 동물이 체내에서는 합성하지 못하고 음식물로서 섭취해야만 하는 아미노산은 ‘필수 아미노산’이라 불린다. 동물의 종류에 따라 필수 아미노산의 종류는 다르다. 사람의 경우에는 류신,이소류신,리신,메티오닌,페닐알라닌,트레오닌,트립토판,발린의 8종류가 필수 아미노산이다.

♣단백질
  생물의 몸 속에서 가장 중요한 작용을 하는 물질의 하나.

  아미노산이 만든 폴리펩티드 사슬이 복잡하게 꼬여 입체적 구조를 취하고 있다. 생체 내에서 단백질에 의해 이루어지는 다양한 작용은 이 입체 구조의 형태에 따르는 경우가 많다. 하나의 단백질은 수십 개에서 수천 개에 이르는 아미노산으로 되어 있다. 어떻게 꼬였는가는 아미노산의 배열에 따라 결정된다.

단백질은 몸을 구성하는 물질 가운데 물 다음으로 많은 성분으로, 세포를 건조시켜 무게를 재면 그 절반은 단백질이다. 각각의 생물이 갖는 단백질의 종류는 생물에 따라 다르며, 사람은 약 10만 가지의 단백질을 가진 것으로 생각된다. 영양소로서 외부로부터 섭취된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분해되고, 체내에서 다시 그 생물 특유의 단백질로 바꿔진다.

  단백질은 몸을 구성하는 물질로서만이 아니라 체내의 모든 화학 반응을 돕는 ‘효소‘로서도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다.

♣효소
  화학 반응을 원활하게 진행시키는 물질은 ‘촉매’라고 불린다. 효소는 생체 내의 여러 가지 화학 반응을 돕는 촉매이다.

  생체 내에 반응을 원활하게 진행시키는 효소의 작용이 있다는 것은 알코올 발효와 음식물의 소화 연구를 통해 알려졌다. 1926년에 우레아제라고 하는 효소가 결정화되고, 그 수년 후에는 효소가 단백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체 내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의 거의 대부분은 효소가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어느 반응에 어느 효소가 작용하는가는 엄밀하게 결정되어 있으며, 그것을 효소의 ‘특이화’라고 한다. 잘 알려져 있는 효소로는 소화 작용으로 녹말을 엿당으로 분해하는 아밀라아제, 단백질을 폴리펩티드 사슬로 분해하는 펩신 등이 있다. 효소는 공업적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가정용 세제에는 찌든 때(단백질·지질 등)를 분해하는 효소가 들어 있다. 효소가 특정 물질에만 반응한다고 하는 특이성을 이용하여 물질의 농도를 측정하는 ‘효소 센서’도 개발되고 있다.

♣ATP
  아데노신삼인산.

  세포가 이용하는 에너지원이 되는 물질. 모든 세포는 ATP를 생명 활동의 에너지로 이용하고 있다. 자동차로 말하면 가솔린 역할을 하는 화학 물질이다. ATP는 아데노신(아데닌과 리보오스라고 하는 당이 결합한 것)에 3개의 인산이 결합하고 있고, ATP에서 1개의 인산이 분리되어 ADP(아데노신이인산)가 되면 다량의 에너지가 방출된다. 이 에너지는 ADP와 인산의 화학적 결합으로 축적되어 있던 것으로 ‘화학 에너지’라고 불린다.

  생물은 에너지를 ATP의 형태로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인산과 ADP로 분해하여 방출되는 화학 에너지를 생명 활동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ATP는 탄수화물이 분해되어 최종적으로 이산화탄소와 물이라는 단순한 형태로 되는 ‘이화’의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세포에서는 주로 미토콘드리아에서 ATP의 생산이 이루어진다. 미토콘드리아가 ‘세포의 발전소’라 불리는 것은 그 때문이다.

♣시아노박테리아
  남색 세균, 남조류라고도 한다.

  다른 세균과 마찬가지로 원핵 생물로서, 30억 년 이상 전에 지구상에 나타났다고 생각된다. 다양한 환경에 넓게 서식하고 있고 단세포로 생활하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염주 모양으로 연결된 형태로 되어 있거나 큰 집단(콜로니)을 형성하고 있다. 시아노박테리아는 육상 식물의 엽록체와 같은 방법으로 광합성을 하여 이산화탄소와 물로부터 녹말과 산소를 만든다.

  원시 지구에 산소를 만든 것은 시아노박테리아라고 생각되고 있다. 그 증거가 되는 것이 스트로마톨라이트이다.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약 30억 년 전 이후의 지층에서 발견되는 암석으로, 층 형태의 줄무늬 모양을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시아노박테리아를 비롯한 광합성을 하는 미생물의 작용으로 형성된 것으로, 현재도 서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형성 중인 스트로마톨라이트를 볼 수 있다. 또 육상 식물의 엽록체와 시아노박테리아는 공통의 조상을 가진다고 생각되고 있다.

♣단세포 생물
 세포 1개로 개체로서의 기능을 유지하는 생물로서, 다세포 생물에 상대적인 말. 단세포 생물에는 대장균 등의 세균(원핵 생물)과 짚신벌레·아메바 등의 원생 생물(진핵 생물)이 있다. 지구상의 최초의 생명은 단세포의 원핵 생물이고, 약 38억년 전에 나타났다고 생각되고 있다. 단세포 생물은 1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생물이지만, 단순한 생물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특히 원생 생물은 1개의 세포이지만 그 형태는 매우 변화 무쌍하고, 0.1mm 이상의 큰 것도 있다. 원생 동물은 다세포 생물에 필적할 정도의 복잡한 기능을 완수하도록 진화한 생물군으로, 헤엄치기 위한 장치나 다른 원생 생물을 잡아먹는 장치 등 다양한 기능을 1개의 세포 속에서 발달시키고 있다.

  군체는 단세포 생물이 뭉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단세포 생물에서 다세포 생물로의 이행 단계에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은 세포에 의한 기능 분담을 볼 수 없지만 수만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볼복스처럼 형태가 큰 것에서는 세포에 의한 기능 분담을 볼 수 있다.

♣미생물
  미생물은 생물을 분류할 때의 정식 명칭이 아니라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미소한 생물을 통틀어서 부르는 이름이다.

  원핵 생물인 세균, 진핵 생물인 단세포의 원생 동물(짚신벌레,아메바 등), 곰팡이나 효모 등의 균류(진균류라고도 한다) 등이 포함된다. 세포 구조를 갖지 않고 자신만으로는 증식할 수 없는 바이러스는 엄밀한 의미에서는 생물이라고 할 수 없지만, 미생물에 포함시키는 일이 많다. 즉 미생물이라고 한 마디로 말해도 매우 다양한 생물군에 걸쳐 있는 것이다. 크기는 보통의 세균이 1∼10μm(마이크로미터; 1μm는 1000분의 1mm), 원생 동물은 큰 것이 100μm, 바이러스는 훨씬 작아서 0.1μm 정도이다.

광우병의 병원체 ‘프리온’은 생체 내에 있는 단백질의 구조가 변화한 이상한 형태의 입자로, 생물은 아니지만 감염성이 있다는 점에서 생물적인 행동을 한다. 이상한 형태의 프리온이 정상 형태 프리온의 구조를 변화시키면 발병된다.

♣다세포 생물
  다른 기능을 가진 복수의 세포가 1개체를 형성하는 생물.

  약 10억 년 전에 출현한 것으로 생각된다. 다세포 생물의 각 세포는 기능을 분담하고 있다. 그러나 각 세포가 각자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1개체로서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 결합하거나 호르몬 등의 화학 물질에 의해 세포끼리의 연락 기제를 발달시키고 있다.

약 38억 년 전으로 여겨지는 단세포 생물의 출현에서 다세포 생물의 등장까지 28억년이나 걸린 것은 복잡한 세포끼리의 연락 기제 개발에 시간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라고도 생각된다.

  세포끼리의 정보 전달에는 다양한 화학 물질이 시그널(신호)로서 이용되고 있다. 각 세포는 특정 시그널에만 응답하도록 되어 있고, 받아들인 시그널의 조합에 따라 그 세포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죽을 것인가 살 것인가, 증식할 것인가 말 것인가 등)를 결정한다. 사람의 경우는 약 200종류의 서로 다른 형태와 기능을 가진 세포가 협력하여 사람으로서의 개체를 완성시키고, 몸을 유지하고 있다.

Ⅱ. 세포의 형태와 구조
<생명을 만드는 세포와 그 종류>
세포설 / 원핵 세포 / 진핵 세포 / 세포 소기관 / 핵 / 미토콘드리아 / 엽록체 / 염색체 / 상동 염색체 / 세포 공생설 / 체세포 / 생식 세포 / 세포 분열 / 재생계 세포 / 비재생계 세포 / 간세포 / 세포 주기
♣세포설
  세포는 생물의 구조 및 기능의 기본적 단위라고 하는 설.

  모든 생물의 몸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는데, 개개의 세포는 작아서 직접 눈으로 볼 수 없다. 세포는 영국의 물리학자 훅(R. Hooke; 1635∼1703)에 의해 1665년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훅은 손으로 만든 현미경으로 코르크 조각의 단면을 관찰하다가 그것이 수많은 작은 구획으로 나누어져 있음을 발견하고 그 구획을 ‘세포’라고 명명하였다. 이때 훅이 관찰한 것은 죽은 식물 세포의 세포벽이었는데, 그 후에는 살아 있는 세포도 관찰하게 되었다. 19세기에 보다 우수한 현미경이 개발되자 세포의 연구도 진행되어 1838년에 독일의 슐라이덴(M. J. Schleiden; 1804∼1881)이 식물에 대하여 ‘세포설’을 제창하였다. 다음해 독일의 슈반(T. Schwann; 1810∼1882)이 동물 조직의 연구를 통해 슐라이덴의 세포설에 찬성하고 세포설은 생물 전체에 해당한다고 제창하였다.

세포가 생물체의 기본이라는 세포설의 확립에 따라 본격적인 생명 연구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원핵 세포
  핵 구조를 갖지 않는 세포로서, 진핵 세포에 대한 말.

  유전 정보인 DNA는 고리 모양으로 되어 있고 세포질 속에 노출된 상태로 존재한다.

이것에 대하여 진핵 세포에서는 DNA가 핵이라는 구조로 싸여 있다. 또 원핵 세포에는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 골지체 등의 진핵 세포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세포 소기관이 없고, 전자 현미경으로 본 경우에도 세포질 부분에 분명한 구조는 볼 수 없다.

  생명 진화의 과정에서 출현한 최초의 세포는 원핵 세포이며,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은 30억 년 이상 전에 태어난 원핵 세포가 기원이라고 생각된다. 원핵 세포에서 생긴 생물을 원핵 생물이라 하며, ‘세균(진정 세균)’과 ‘고세균’의 두 그룹으로 크게 나뉜다.

원핵 생물은 주로 세포 1개가 1개체인 ‘단세포 생물’이다. 세포의 크기는 보통 1∼10μm인데, 최근에는 세포 1개의 크기가 100μm 이상이나 되는 거대한 원핵 생물도 발견되고 있다.

♣진핵 세포
  이중 막으로 형성된 핵을 가진 세포. 그래서 ‘진핵’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핵 외에 미토콘드리아, 엽록체(식물의 경우), 소포체 등의 세포 소기관과 세포 골격을 가지고 있다. 진핵 세포의 크기는 보통 5∼100μm로, 원핵 세포보다 크고 유전 정보인 DNA도 대량으로 가지고 있다.

원핵 세포에서는 RNA와 단백질은 DNA와 똑같은 구획으로 합성된다.

한편 진핵 세포에서는 유전 정보인 DNA는 핵으로 싸여 있고 RNA 합성은 핵 속에서 이루어지며, 단백질은 세포질에서 합성된다. 지구상에서 널리 볼 수 있는 동,식물,균류 등은 모두 진핵 세포로 형성되어 있다.

  진핵 세포는 원핵 세포가 등장한 뒤 20억 년 이상 지난 약 15억 년 전에 나타났다. 원핵 세포보다 훨씬 많은 유전 정보를 가지고 세포 소기관에 역할을 분담시킴으로써 복잡한 기능을 발달시키는 일이 가능해졌다. 진핵 세포라는 뛰어난 세포의 탄생에 따라 지구상의 생물은 다양하게 진화할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세포 소기관
  진핵 세포의 세포 내에서 보여지는 막으로 형성된 구조. 오르가넬이라고도 한다. 핵,미토콘드리아,엽록체,골지체,소포체,엔드솜,리소솜,페르옥시솜 등이 있다.  

  엽록체는 식물만이 갖는 세포 소기관으로 동물 세포에는 없다. 골지체는 다수의 평평한 자루가 겹쳐진 구조로 커다란 분자의 분비나 운반을 하고 있다. 소포체는 세포질 전체에 퍼져 있는 구조로 핵막의 외막과 연결되어 있고 단백질과 지질의 합성이나 운반을 담당하고 있다. 바깥쪽에 단백질을 합성하는 리보솜이라고 하는 작은 입자가 부착되어 있는 것을 조면 소포체, 리보솜이 부착되어 있지 않은 것을 활면 소포체라고 한다.

  리소솜은 물질의 분해를 담당하고, 페르옥시솜은 산화 반응을 담당한다. 식물 세포는 이들 세포 소기관 외에 액포와 세포벽을 가지고 있다. 액포는 세포 내의 공간을 채우는 역할을 하는 자루로서, 세포 내의 소화에도 작용하고 있다. 세포벽은 견고하고 단단한 벽으로, 식물이 중력이 있는 지상에 서 있을 수 있는 것은 세포벽 덕택이다.

♣핵
  이중 막으로 형성된 세포 소기관. 진핵 세포의 ‘진핵’이라는 이름은 핵을 가진 것에서 유래한다.

  세포 속에서 가장 눈에 띄는 구조로서, 1개의 진핵 세포는 보통 1개의 핵을 갖는다. 핵은 유전 정보인 DNA를 둘러싸고 있다. 이중 막의 안쪽 막을 내막, 바깥쪽 막을 외막이라고 한다. 외막은 소포체에 연결되어 있다. 핵막에는 다수의 작은 구멍(핵막공)이 뚫려 있고, 세포질과의 연락은 핵막공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진핵 세포에서 DNA의 ‘전사’(DNA의 정보를 mRNA에 옮기는 일)는 핵 속에서 이루어 진다. mRNA는 핵막공에서 세포질로 나가고, 거기서 ‘번역’(mRNA의 정보에 따라 이루어지는 단백질 합성)이 이루어진다. 핵을 가지지 않은 원핵 생물에서는 전사도 번역도 세포질에서 이루어진다.

진핵 세포가 어떻게 하여 핵을 획득했는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원핵 세포의 세포막이 안쪽으로 잘록하게 들어가고 그 막이 DNA를 에워싸서 핵이 된 것이 진핵 세포의 선조가 아닐까 생각되고 있다.

♣미토콘드리아
  세포 소기관의 하나. 호흡 반응으로 에너지원인 ATP(아데노신삼인산)를 생산하는, 세포에 없어서는 안 되는 작용을 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호흡은 폐에 의한 호흡(외호흡)이 아니라 세포의 호흡(내호흡)이다.

  호흡 반응에서는 산소를 이용하여 포도당이 분해되어 이산화탄소와 물이 되는 과정에서 ATP가 만들어진다. 미토콘드리아가 없으면 세포는 1분자의 포도당에서 2분자의 ATP밖에 생산할 수 없지만, 미토콘드리아가 있으면 38분자의 ATP를 생산할 수 있다. 그래서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발전소’라고도 불린다. 보통 1개의 세포에는 수십 개의 미토콘드리아가 있는데, 에너지를 다량으로 필요로 하는 세포일수록 많이 가지고 있다(간세포에서는 1000∼2000개). 세포에서 대부분의 DNA는 핵에 있지만 미토콘드리아에도 소량의 고리 모양 DNA가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원래 원시적 세포에 공생한 세균으로, DNA는 그 세균의 유전 정보의 일 부로 생각되고 있다.

♣엽록체
  식물이 가진 세포 소기관으로 광합성을 한다. 광합성은 엽록체와 일부 세균이 하는 반응이다.

엽록체는 태양의 빛에너지를 이용하여 이산화탄소와 물로부터 산소와 탄수화물을 만든다. 광합성을 하지 않는 동물과 미생물은 식물이나 다른 동물을 먹고 탄수화물을 획득하며, 그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세포의 다양한 활동 에너지원인 ATP를 얻는다. 즉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식물의 광합성에 의존하여 살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엽록체에는 엽록소(클로로필)라고 하는 녹색의 색소와 키산토필, 카로틴 등의 황색의 색소가 포함되어 있다. 이들 색소가 태양광의 어떤 파장을 흡수하여 광합성 반응을 진행시킨다. 광합성은 태양의 빛에너지를 광학 에너지로 변환하는 반응이라고도 할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와 마찬가지로 엽록체도 독자적인 DNA를 가지고 있다. 원시적인 진핵세포에 시아노박테리아와 닮은 광합성을 하는 세균이 공생한 것이 엽록체가 되었다고 여겨지고 있다.

♣염색체
  진핵 세포의 핵에 있는 DNA는 히스톤이라는 단백질과 결합하여 ‘크로마틴’이라는 가는 실 모양을 하고 있지만 현미경으로는 관찰할 수 없다. 세포 분열 때 크로마틴은 응축하여 굵은 끈 모양이 되기 때문에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된다. 이 끈 모양의 구조를 ‘염색체’라고 한다.

  염색체라는 명칭은 현미경에서의 관찰용 색소로 염색하기 쉽다는 이유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세포 분열 때 관찰할 수 있는 염색체의 수는 생물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초파리는 8개, 사람은 46개이다. 각각의 염색체는 1개의 DNA로 되어 있으므로 사람의 유전 정보는 46개의 염색체(46개의 DNA 분자)로 나누어져 있는 셈이 된다. 사람의 체세포 1개 속에 들어 있는 46개의 DNA를 전부 이으면 길이가 2m 가까이 된다. 이것이 크로마틴이라는 단백질과의 복합체를 형성하여 규칙적으로 접어지고, 지름 10μm 정도의 핵 속에 넣어져 있는 것이다.

♣상동 염색체
  고등한 진핵 생물은 같은 모양의 염색체를 2개씩 가지고 있다. 2개의 염색체에는 같은 형질에 관계하는 유전자(대립 유전자)가 같은 순서로 늘어서 있다. 이처럼 꼭 닮은 2개의 염색체를 ‘상동 염색체’라고 한다.

  상동 염색체는 감수 분열 때 서로 달라붙는다(이것을 ‘대합’이라고 한다). 사람은 1세트가 23종류로 된 상동 염색체를 2세트, 그러니까 합계 46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2세트의 염색체를 가진 생물을 ‘이배체’라고 한다. 하등한 생물 중에는 염색체를 1세트만 가진 것도 있는데 ‘일배체’라고 불린다.

22쌍(44개)으로 된 사람의 상동 염색체는 ‘상염색체’라고 불리며, 1∼22의 번호가 붙어 있다. 이것에 더하여 여성은 2개의 X염색체를 가지며, 남성은 1개의 X염색체와 1개의 Y염색체를 가지고 있어 모두 46개가 된다. 그리고 X염색체와 Y염색체는 성의 결정에 관계하기 때문에 ‘성염색체’라고 불린다. Y염색체는 X염색체보다 훨씬 작고 모양도 다르지만, 감수 분열 때 X염색체와 Y염색체는 대합하기 때문에 상동 염색체라고 할 수 있다.

♣세포 공생설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는 원시 세포에 공생한 세균으로부터 유래한다고 하는 설. 이것들이 독자적인 DNA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의 세균과 닮은 특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제창된 설로, 현재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약 15억 년 전, 원시적 진핵 세포는 효율적이지 못한 ATP 생산을 하고 있었다. 이 무렵, 지구상에는 산소가 풍부하고 이 산소를 이용하여 효율적으로 ATP를 생산하는 원핵 생물(호기성 세균)이 등장하고 있었다.

  이 호기성 세균이 원시 진핵 세포에 공생하였다. 호기성 세균을 획득한 세포는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획득할 수 있어 생존에 유리하였기 때문에 다른 세포를 압도하였다. 현재의 진핵 세포는 모두 이 세포의 자손이라고 생각된다. 미토콘드리아가 공생한 세포에 다시 광합성을 하는 세균(시아노박테리아에 가까운 것)이 공생하여 엽록체가 된 것이 식물의 조상이다. 현재의 진핵 세포에서는 미토콘드리아도 엽록체도 대부분 DNA가 숙주인 세포의 핵으로 옮겨가 핵의 제어를 받기 때문에 세포를 떠나 단독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

♣체세포
 다세포 생물에 있는, 생식 세포 이외의 모든 세포를 가리킨다. 척추 동물에는 피부와 근육, 혈액, 신경 조직 등을 연결하는 200종류 이상의 체세포가 있고, 그 형태나 기능은 각각 크게 다르다. 발생 과정에서 세포의 형태나 기능이 특수화해 가는 것을 분화라고 한다. 다세포 생물은 분화한 세포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체세포도 원래는 1개의 수정란에서 발생한 것으로, 모두 동일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각각의 세포에는 유전 정보 중의 극히 일부분만이 작용하면서 그 세포로서의 형태나 작용을 지배하고 있다. 분화한 고등 동물의 체세포에는 수정란과 같은 1개체가 몸의 모든 세포를 만드는 능력(이것을 ‘전능성’이라고 한다)이 상실되어 있다고 오랫동안 생각되어 왔다. 그러나 1996년 성체인 양의 체세포 유전 정보로 완전한 개체(클론)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함으로써 분화한 세포도 전능성을 유지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생식 세포
  다세포 생물에서 생식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세포로, 새로운 개체를 만드는 데 바탕이 되는 세포. 유성 생식을 하는 생물의 경우에는 성세포라고도 한다.

  수컷이 만드는 생식 세포는 정세포 또는 정자라고 불리며, 암컷이 만드는 생식 세포는 난세포 또는 난자라고 불린다. 난자와 정자는 각각 어버이의 체세포에 있는 염색체의 절반(상동 염색체 1세트)만 가지고 있다. 난자와 정자가 융합한 수정란은 어버이와 같은 수의 염색체가 되고 이것이 분열·성장하여 다음 세대의 개체가 된다.

수정에 의해 생식을 하는 것은 동물만이 아니다. 땅 위에서 널리 번식하고 있는 속씨식물의 경우 암술 속에 배낭이라는 구조가 생기고 거기에 난세포가 만들어진다. 수술에서는 화분이 만들어지고 화분이 곤충이나 바람에 의해 운반되어 암술에 붙으면 화분관이라는 관이 뻗어 나오며 정세포가 화분관을 통해 배낭에 도달하여 난세포와 수정한다.

  이 수정란이 분열하여 배가 된다. 배는 종자 속에서 발생을 일시 중단하여 휴면 상태로 있으면서 발아할 수 있는 상태를 기다렸다가 다시 발생을 진행시킨다.

♣세포 분열
  1개의 세포가 2개 이상의 세포로 갈라지는 일. 체세포 분열과 감수 분열이 있으며, 보통 세포 분열이라고 하는 경우 체세포 분열을 가리킨다. 분열하는 바탕이 되는 세포를 모세포, 분열하여 생긴 2개의 세포를 각각 딸세포라고 한다. 체세포 분열은 단세포 생물이 증식하거나 다세포 생물이 발생 과정에서 세포를 늘릴 때, 또는 다세포 생물의 성체에서 조직을 만드는 세포의 갱신 때 행해지는 분열로서, 이때 생긴 딸세포는 모세포와 같은 수의 염색체를 갖는다. 체세포 분열에서는 우선 핵 분열이 일어나고, 그것에 이어서 세포질 분열이 일어난다.

  핵 분열은 크로마틴(21 ‘염색체’ 항목 참조)이 응축하여 끈 모양의 염색체가 되는 모습을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유사 분열’이라고도 불린다. 핵 분열에 앞서서 각각의 염색체는 2배로 복제된다. 핵막은 가늘게 찢어져서 분산되는데 염색체가 세포의 양쪽 끝으로 이동하면 그 주위에 다시 핵막이 만들어진다. 핵 분열에 이어서 세포질이 분열하고 미토콘드리아 등의 세포 소기관도 분배된다.

♣재생계 세포
  사람의 몸을 만드는 여러 가지 세포는 항상 증식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증식을 멈추고 분화한 세포로서 독자의 작용을 하고 있다. 세포 가운데 증식할 수 있는 것을 ‘재생계 세포’라고 하고, 증식할 수 없는 것을 ‘비재생계 세포’라고 한다. 재생계 세포 중 세포의 수명이 짧아 항상 활발하게 증식하고 있는 세포에는 표피, 털, 소화관 내면의 점막상피, 혈액 세포 등이 있다. 이들 세포에서는 ‘간세포’라고 불리는 세포가 증식을 담당하고 있다. 내장을 만드는 세포와 혈관 내피 세포 등은 보통은 약간만 증식하지만 상처가 나면 왕성하게 증식한다. 이것도 재생계 세포에 포함된다.

  그 대표적 예로 간(간장) 세포가 있다. 보통 간에서는 증식하는 세포는 거의 없고 분화한 세포로서 기능을 하고 있다. 그런데 수술 등으로 부분적으로 절제되면 남겨진 세포가 분화하지 않은 상태로 거꾸로 되돌아가는 ‘탈분화’가 일어나 일제히 증식을 시작한다. 간이 원래의 크기로 회복하면 중식을 멈춘다.

♣비재생계 세포
  증식 능력을 잃은 세포. 증식 능력이 있는 재생계 세포에 대한 말이다. 비재생계 세포의 대표적 예로 뇌를 만드는 신경 세포, 심장을 만드는 심근 세포, 눈의 렌즈를 만드는 세포, 망막 세포, 귀의 청각 유모 세포 등이 있다. 이를테면 뇌에는 수백억 개의 신경 세포가 있고, 날마다 수만 개가 죽는 것으로 생각된다. 없어진 신경 세포는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나이와 함께 신경 세포의 수는 줄어든다.

이와 같은 비재생계 세포가 만드는 기관은 세포 자체가 특수화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기관으로서도 고도로 조직화되어 있다. 만일 세포가 바꿔 놓이게 되면 조직의 기능을 재생하는 일이 어렵다. 그래서 이들 세포는 발생 과정에서 만들어져 일생 동안 보존된다고 여겨진다. 보통의 비재생계 세포에서도 대사 활동으로 세포 내의 단백질 등의 부품은 교환되고 있다. 그런데 눈의 렌즈를 만드는 세포에서는 성분의 교환도 없고 일생 동안 불변이다.

♣간세포
  분열에 의해 증식하고 특별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 혈액이나 피부 세포는 수명이 짧고, 간세포에서 만들어져 날마다 갱신되고 있다. 적혈구나 백혈구는 골수에 있는 조혈 간세포가 만들고, 피부의 표피 세포는 피부 하층에 있는 기저 세포라고 하는 간세포가 만들고 있다. 분열한 간세포의 일부는 분화하여 혈액 세포나 표피 세포가 되는데 일부는 일생 동안 간세포로서 계속 분열한다. 탄생 후에는 증식하지 않는다고 생각되고 있던 신경 세포에도, 성인의 뇌의 일부에는 간세포가 있다는 것이 최근 발견되었다. 발생 초기에 만들어진 배성(胚性) 간세포, 즉 ES 세포는 사람의 경우 몸을 구성하는 200종 이상이라고 여겨지는 어떠한 세포로도 분화할 수 있다.

  1998년 미국의 연구자 그룹이 사람의 ES 세포 배양법을 확립하였다. 실험적으로는 이 ES 세포에서 뼈와 혈액, 소화기 세포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사람의 배(胚)에 유래하는 세포라는 점에서 윤리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지만, 사람의 ES 세포는 조직 이식 등에 유용하다고 생각되고 있다.

♣세포 주기
  분열에서 다음 분열까지 세포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변화를 가리킨다. 세포 주기는 M기,G1기,S기,G2기의 4기로 나뉜다. M기는 세포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세포 분열기로 핵 분열(유사 분열)과 세포질 분열이 일어난다. M기와 다음 M기 사이는 현미경으로 관찰해도 세포가 성장하는 이외에는 큰 변화를 볼 수 없으며, 간기라 불린다. 그러나 간기에는 세포 분열을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M기에 이은 G1기는 세포가 성장하고 DNA의 복제를 준비하는 기간, S기는 DNA의 합성, G2기는 분열 준비 기간이다. M기의 M은 mitosis(유사 분열), G1, G2기의 G는 gap(갭, 틈), S기의 S는 synthesis(합성)를 가리킨다.

G1기에 세포 주기가 정지하여 G0기라는 휴지기에 들어가면 세포는 오랫동안 증식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세포의 주기는 사이클린이라는 단백질군과 CDK(사이클린 의존성 단백질 키나아제)라는 단백질군이 조절하고 있음이 분명해졌다.

Ⅲ. 수정에서 탄생으로
<생식의 메커니즘과 사람의 탄생>
무성 생식 / 유성 생식 / 단위 생식 / 감수 분열 / 난자 / 정자 / 수정 / 배 / 분화 / 성의 결정 / 태아 / 인공 수정 / 동결 수정란
♣무성 생식
   생물이 자손을 남기기 위한 활동을 생식이라 하며, 생식에는 성과 관계없는 무성 생식과 성과 관계 있는 유성 생식이 있다. 세균이나 원생 동물 등의 단세포 생물이 2분열에 의해 1개체에서 2개체로 되는 증식은 무성 생식이다.

강장 동물(말미잘과 해파리 무리) 등에서 몸의 일부가 출아하거나 조각조각 찢어져서 1개체가 되는 경우와, 고등 식물에서 땅속줄기나 살눈에서 새로운 개체가 증식하는 경우도 무성 생식이다. 무성 생식하는 생물도 특정 시기에는 유성 생식을 하는 일이 많다. 이를테면 짚신벌레의 경우 2분열로의 증식 외에 2개체가 접합하여 서로 유전 정보를 교환하고 다시 2개체로 되는 생식을 하는데, 이것은 유성 생식에 포함된다.

무성 생식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개체는 어버이와 완전히 같은 유전 정보를 가지기 때문에 새로운 개체의 ‘클론’이라고 할 수 있다. 무성 생식은 개체의 증식을 빠르게 할 수 있는 한편, 유전적으로는 동일인 개체의 집단밖에 만들 수 없고 환경 변화 등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유성 생식
  두 성(수컷과 암컷)을 가진 생물이 하는 생식 방법. 유성 생식을 하기 위한 생식 세포는 ‘배우자’라고 불린다. 동물은 보통 수컷과 암컷으로 형태가 다른 배우자를 만든다. 그 경우 암컷의 배우자를 난자, 수컷의 배우자를 정자라고 한다. 고등한 진핵 생물의 체세포는 2세트의 상동 염색체가 있는 ‘이배체’ 세포이다. 사람의 경우는 1세트 23종류의 상동 염색체를 2세트(각 염색체가 2개씩), 즉 23×2=46으로 합계 46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 감수 분열로 만들어지는 배우자는 1세트의 상동 염색체만을 포함하는‘일배체’세포이다. 2개의 일배체 배우자가 융합하여 생긴 이배체 세포(수정란)가 새로운 개체의 출발점이 된다.

  유성 생식은 시간과 노력이 걸리는 생식 방식이지만, 새로 생긴 개체는 어버이와는 다른 유전자 조합을 가지기 때문에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또 유전자의 새로운 조합을 만드는 유성 생식이 생물의 진화를 추진했다고 할 수 있다. 무성 생식밖에 할 수 없는 생물은 원시적 진화 단계에 머물러 있다.

♣단위 생식
암  컷 배우자가 수컷 배우자 없이 발생하여 새로운 개체를 만드는 생식 방식. 유성 생식의 하나로 여겨진다. 자연 상태에서의 단위 생식은 꿀벌이나 진딧물, 물벼룩 등에서 볼 수 있다. 이를테면 꿀벌의 경우 집에는 1마리의 여왕벌, 수천 마리의 일벌(암컷), 수백 마리의 수펄(수컷)이 있다. 모든 벌이 여왕의 자식이지만 수펄은 미수정란에서 단위 생식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염색체가 암컷의 절반밖에 안 되는 일배체이다. 수펄은 여왕벌과 교배하고, 그 수정란에서 태어난 벌이 일벌과 다음 여왕벌이 된다. 일벌과 여왕벌은 이배체이다. 진딧물의 경우 여름에는 이배체의 알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단위 발생하여 암컷이 되는데 가을에는 염색체가 이배체보다 1개 적은 알이 만들어져 이것이 단위 발생하면 수컷이 된다.

  단위 생식에는 이처럼 자연 상태에서 볼 수 있는 것 외에 인위적으로 일으키는 것도 있다. 이를테면 개구리의 알은 바늘로 쿡쿡 찌르는 식의 외부로부터의 자극에 의해 미수정란이 활성화하여 발생한다.

♣감수 분열
  유성 생식으로 난자와 정자(배우자)를 만들기 위한 분열. 근본이 되는 생식 모세포는 2세트의 상동 염색체를 가진 이배체 세포인데 배우자는 1세트의 상동 염색체만을 가지는 ‘일배체’ 세포이다. 염색체 수가 절반이기 때문에 ‘감수’ 분열이라 부른다. 감수 분열에서는 우선 각 염색체가 복제되어 배가 되고 그 후 2회의 세포 분열이 일어나며, 최종적으로는 1개의 바탕 세포에서 4개의 배우자가 만들어진다.

감수 분열이 체세포 분열과 크게 다른 것은 염색체 수가 절반이라는 것과 ‘유전적 재조합’이 있는 점이다. 감수 분열에서는 우선 염색체가 복제되고 상동 염색체끼리 서로 접합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것을 ‘대합’이라고 한다. 대합했을 때 상동 염색체끼리는 염색체의 일부분을 교환한다. 이 교환을 유전적 재조합이라 하고, 어느 부분에서 교환이 일어나는가는 그때마다 다르다. 난자와 정자에 2개 있는 상동 염색체의 어느 쪽이 들어가는가에 따라, 더욱이 유전적 재조합에 의해 배우자가 갖는 유전자 조합이 다양해진다.

♣난자
  암컷이 만드는 배우자로, 수컷이 만드는 배우자인 정자에 대한 말. 알은 난자와 수정란을 포함하는 총칭이다. 난자는 보통 생물의 몸에서 가장 큰 세포로서 사람의 경우 지름이 0.08∼0.17mm, 조류의 경우는 지름이 수 cm나 된다. 여성은 출생시에 이미 난자의 바탕이 되는 ‘난모 세포’를 난소 내에 가지고 있다. 난모 세포는 감수 분열을 도중에서 정지한 상태에 있고, 사춘기가 되면 호르몬의 영향으로 매월 1회, 보통 1개가 난관으로 방출된다(이것을 ‘배란’이라고 한다).

  난자를 만드는 감수 분열의 제1분열, 제2분열에서 각각 생긴 세포의 한 쪽은 작아져서 퇴화해 버리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1개의 난모 세포에서 1개의 난자만 만들어진다. 난모 세포는 ‘난원 세포’에서 체세포 분열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은 태아기에 완료되며 그 후 새롭게 난모 세포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신생아 때는 약 100만 개의 난모 세포를 가지지만 이 가운데 성숙하여 방출되는 것은 일생 동안 400∼500개이다.

♣정자
  수컷이 만드는 배우자로, 작고 운동성을 지니고 있는 것. 정자는 유전 정보가 가득 찬 두부와 긴 편모를 가지고 있다. 사람의 정자는 전체 길이가 0.05∼0.06mm이다. 남성은 태아기부터 ‘정원 세포’라고 하는 정자를 만드는 바탕의 세포를 정소 내에 가지고 있다. 정원 세포는 출생시에는 휴면 상태에 있고, 사춘기가 되면 활동을 시작한다. 정원 세포의 일부는 증식을 계속하고 일부는 ‘정모 세포’가 된다. 1개의 정모 세포는 감수 분열에 의해 4개의 정세포가 된다. 정세포는 계속하여 형태적으로 분화하고 편모를 가진 정자가 된다.

사람의 경우 1회의 사정으로 2억∼3억 개의 정자가 방출되지만, 살아 남아 난자와 만나 수정할 수 있는 것은 1개에 지나지 않는다. 여성의 난모 세포는 출생 전에 이미 만들어진 것으로 끝이지만, 남성의 정모 세포는 정원 세포의 증식으로 무한히 제조 가능하기 때문에 일생 동안 만드는 정자 수도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수정
  난자와 정자가 융합하는 일. 사람의 경우 난자는 22개의 상염색체와 성염색체로서 1개의 X염색체를 가진다. 한편 정자는 22개의 상염색체와 X염색체 또는 Y염색체 중 1개의 성염색체를 가진다. 수정으로 생기는 새로운 개체는 어버이와 마찬가지로 44개의 상염색체와 2개의 성염색체를 가지며, 아버지와 어머니의 양쪽에서 유전자를 받는데 유전자의 조합은 아버지와 어머니 중 어느 쪽과 같은 것이 아니라 새로운 조합을 가진 개체가 된다.

1회의 사정으로 방출되는 2억∼3억 개의 정자는 우선 여성의 질과 자궁 안에서 면역계의 공격을 받기 때문에 난관에 도달할 때에는 약 200개로 줄어 있다. 난자는 투명대라는 막으로 둘러싸여 있고, 더욱이 여포 세포라는 주머니 모양으로 된 세포군으로 덮여 있다. 난관에 도달한 정자는 효소를 방출하여 난자를 싸고 있는 구조를 녹이고 최종적으로는 1개의 정자만 난자와 융합한다. 1개의 정자가 진입하면 난자의 표면 구조가 변화하여 다른 정자는 진입할 수 없게 된다.

♣배
 다세포 생물에서 발생 과정 초기의 상태를 배라고 한다. 사람의 경우에는 배자라고도 한다. 사람의 난자와 정자가 수정하면 수정란은 곧바로 새로운 개체의 몸을 만들기 위한 분열을 시작한다. 이 초기의 분열은 세포 수를 늘리기 위한 것으로서 ‘난할’이라 불리며, 분열하여 생긴 세포가 성장하지 않은 사이에 다음 분열이 일어나기 때문에 각 세포 자체는 점점 작아져 간다. 수정란은 분열하면서 난관을 지나 ‘포배’라고 하는 단계 무렵에 자궁에 착상한다. 배와 어머니의 조직에서 태반이 만들어진다. 수정 후 9주가 지난 사람의 배는 ‘태아’라고 불리게 된다. 태아는 태반을 지나 영양을 얻고 노폐물을 배출하여 발생을 진행시킨다. 포유류 이외의 척추 동물에서는 배 발생은 어미의 몸 밖에서 진행된다. 어류와 양서류는 암컷이 낳은 알에 수컷이 정자를 뿌려 수정하고 배의 발생은 물 속에서 진행된다. 파충류와 조류는 체내에서 수정이 이루어지고 암컷은 껍데기에 싸인 알을 낳는다. 포유류 이외 동물들의 알은 대부분 난황을 가지고 있으며, 배는 이것을 영양분으로 하여 발생을 진행시킨다.

♣분화
 다세포 생물에서 분열에 의해 생긴 세포가 특수한 구조와 기능을 가지게 되는 것. 일단 분화한 세포는 통상 다른 세포로 분화하는 일은 없다. 성인의 몸에서는 200종류 이상의 분화한 세포를 볼 수 있는데 어느 것도 모두 수정란에서 분열하여 생긴 것으로, 가지고 있는 유전 정보는 수정란과 동일하다. 같은 유전 정보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형태와 기능이 다른 것은 각각의 세포에서 특정의 어느 일부분의 유전자만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생의 극히 초기에서는 어느 세포가 어느 세포로 분화하는가는 결정되지 않는다. 어느 정도 발생이 진행되어야 장래 어느 기관의 세포로 분화해 갈 것인가 하는 것이 결정된다. 이것을 세포의 ‘예정 운명’이라고 한다. 가지고 있는 유전 정보는 어느 세포도 같지만 배 속에서 그 세포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가를 세포끼리 정보 교환으로 아는 메커니즘이 있고 그 위치 및 세포 사이의 상호 작용에 의해 어느 유전자가 작용하고 어느 세포로 분화하며 어느 기관을 만드는가가 결정된다.

♣성의 결정
  대부분의 동물에서는 성염색체에 있는 유전자에 의해 성이 결정된다. 포유류에서는 X염색체를 2개 가진 개체는 암컷이 되고, X염색채와 Y염색체를 1개씩 가진 개체는 수컷이 된다. 이 수컷과 암컷의 차이는 Y염색체를 가지고 있는가 어떤가로 생기는 것이다.

사람의 경우 발생 초기에는 남녀 어느 쪽이나 되는 형태로 발생이 진행하다가 어느 시기에 가면 Y염색체상의 유전자가 작용하면서 생식선의 세포가 정소가 된다. 정소가 분비하는 남성 호르몬에 의해 생식기가 남성형이 된다. 조류와 파충류에서는 성염색체는 Z염색체와 W염색체라고 불린다. 수컷은 Z염색체를 2개 가지며, 암컷은 Z염색체와 W염색체를 1개씩 가지든가 또는 Z염색체 1개만을 갖는다. 어류에서는 성의 결정은 유전자에 의하지 않고 환경 요인으로 결정되는 경우도 있다. 또 외부의 물질로부터 영향을 받는 일도 있다. 다이옥신 등 내분비를 교란하는 화학물질(환경 호르몬)의 영향으로 패류의 암컷이 수컷으로 바뀌거나 포유류의 정자 수가 감소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태아
  지름 약 0.1mm 정도 되는 사람의 수정란은 약 38주 동안 키 약 50cm, 몸무게 약 3000g이 되어 탄생한다. 수정 후 1주 정도 지나 착상하고 수정 후 3주쯤이 되면 신경관이 배 속에 만들어진다.

이 시기까지의 배를 ‘초기 배’라고 한다. 신경관은 장래 뇌와 척수가 되는 부분으로 수정 후 5주가 되면 대뇌가 부푼다. 초기의 배는 다른 포유류의 배와 똑같은 형태를 하고 있지만, 수정 후 5∼6주가 되면 눈쇓귀쇓코의 형태가 만들어져 사람다운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수정 후 8주가 되면 모든 내장 기관의 근본이 형성되고, 그 후는 세밀한 부품을 완성시켜 크게 성장해 가는 시기가 된다. 수정 후 4∼8주까지의 기관 형성기는 ‘배자기’라 불리며, 약품이나 방사선 등 기형 유발 인자의 영향을 가장 받기 쉽다.

수정 후 9주가 되면 꼬리가 사라지고, 생식기도 분화하여 남녀의 구별이 생긴다.

그 이후의 배를 ‘태아’라고 부른다. 수정 후 17주가 되면 신경 세포의 발생은 거의 완료된다. 사람에게서 현저하게 발달하고 고도의 기능을 수행하는 대뇌 피질의 신경 세포는 약 140억 개나 된다. 신경 세포의 수는 이 무렵이 가장 많고, 그 이후에는 생애를 통해 감소해 간다.

♣인공 수정
  난자와 정자의 수정을 인위적으로 행하는 것. 인공 수정은 수컷의 정액을 암컷의 질 속으로 주입하는 것으로 가축의 육종이나 사람의 불임 치료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체외 수정이나 현미 수정도 넓은 의미에서 인공 수정이라고 할 수 있다. 체외 수정은 난자를 어머니의 난소에서 꺼내 정자를 넣어 수정시키고, 배양한 수정란을 질을 통해 자궁으로 넣어 착상시키는 것. 자연적으로 임신할 수 없는 경우의 치료법으로서 유효하다. 1977년에 영국에서 행해진 것이 최초로서 ‘시험관 아기’라고 하여 대단한 화제가 되었던 것이 지금은 불임 치료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현미 수정은 유리관을 사용하여 정자를 난자에 주입하는 것으로, 정자의 수가 적거나 운동성이 나쁜 경우에 이용된다. 사람에서는 1989년에 최초의 아기가 싱가포르에서 태어났다. 현재는 우리 나라에서도 행해지고 있다.

♣동결
   수정란 체외 수정의 경우에 알을 채취하는 것은 모체에 상당히 부담을 준다. 그래서 배란 유도제를 사용하여 다수의 알을 한 번에 채취한다. 수정한 알 또는 난할한 배 중 수개는 자궁에 넣고 나머지는 동결 보존한다. 동결 수정란은 장기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에 착상하지 못한 경우에는 보존해 둔 수정란을 이용하여 다시 자궁에 이식을 시도할 수 있다. 난자에 비해 정자는 튼튼하여 ‘동결 정자’가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다. 현재 소의 경우 인공 수정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인공 수정에서는 동결 보호 물질을 넣어 세포를 살린 채 동결시킨 정자가 이용되는 일이 많다. 정자의 두부는 세포질과 수분이 적고 DNA가 특별한 방식으로 응축하고 있기 때문에 튼튼하여 열이나 동결에 강하다. 동결 보호제 없이 동결쇓해동을 반복하여 운동성도 대사도 없어진, 세포로서는 ‘죽은’ 정자라도 DNA는 손상을 입지 않아, 현미 수정으로 알에 주입해 주면 수정이 가능하여 개체를 만들 능력이 있다는 것이 소를 이용한 실험에서 증명되었다.

Ⅳ. 유전의 메커니즘
<생명의 시스템과 유전자, DNA>
유전 / 멘델의 법칙 / 유전자 / DNA / DNA의 복제 / RNA / 유전 암호 / 코돈 / DNA의 전사쇓번역 / 게놈 / 인간 게놈 분석 계획 / 인트론 / 센트럴 도그마 / 염색체 지도 / 혈액형 / 반성 유전 / 돌연 변이 / 유전자 병 / 유전자의 진화 / 이기적 유전자
♣유전
  어버이의 형질이 자식에게 전달되는 현상. 태어난 자식이 부모와 닮은 것은 알려져 있지만 왜 그런가 하는 것은 오랫동안 수수께끼였다. 자식이 어버이와 닮는다, 또 사람의 자식은 원숭이가 아니라 사람이 된다고 하는 유전 현상은 1865년에 오스트리아의 수도사 멘델(G.J. Mendel; 1822∼1884)이 발표한 논문에서 처음으로 과학적으로 설명되었다. 멘델은 완두를 이용한 교배 실험을 바탕으로 어버이에게서 자식에게로 형질을 전하는 물질을 ‘인자’라고 하고 유전 현상을 설명하는 기본적 법칙을 정리하였다.

인자는 나중에 요한센(W.L. Johannsen; 1857∼1927)에 의해 ‘유전자(gene)’라고 명명되었다. 멘델이 정리한 법칙은 발표 당시는 주목을 받지 못하고 그가 죽은 후에 재발견되었다. 유전자가 핵 속의 염색체상에 있는 경우에는 멘델의 법칙에 따른 유전을 나타낸다. 그러나 미토콘드리아나 엽록체의 유전자는 핵 밖의 세포질에 있어 이들 유전자는 멘델의 법칙에 따르지 않는다. 이것을 ‘비멘델 유전’이라고 한다.

♣멘델의 법칙
  멘델이 제창한 유전 현상을 설명하는 기본적 3가지 법칙. 우성의 법칙: ‘대립 형질은 1쌍의 대립 유전자에 의해 지배되고 이들 유전자에는 우성과 열성의 관계가 있다’--멘델이 실험에 이용한 완두에서는 콩의 형태가 둥글고 매끄러운가 주름이 있는가, 콩깍지의 색이 황색인가 녹색인가 등 대립된 형질이 구별 가능하여 이것을 멘델은 ‘대립 형질’이라 불렀다. 이 법칙은 ‘둥근 것’과 ‘주름’의 대립 유전자를 모두 갖춘 경우는 우성인 ‘둥근 것’이 형질로서 나타난다고 하는 것이다. 열성인 ‘주름’은 이 유전자를 2개 가진 경우에만 형질로서 나타난다. 멘델 시대에는 염색체의 존재는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현재는 대립 유전자는 2개의 상동 염색체가 상대하는 위치에 각각 존재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O 분리의 법칙: ‘대립 유전자는 배우자가 형성될 때 분리되어 한 쪽만이 하나의 배우자에 포함된다’--이를테면 ‘둥근 것’과 ‘주름’ 양쪽의 대립 유전자를 가진 어버이가 만드는 배우자는 ‘둥근 것’ 또는 ‘주름’의 어느 쪽 1개의 유전자만을 가진다고 하는 것.

O 독립의 법칙: ‘서로 다른 대립 유전자는 서로 독립적으로 조합하거나 배우자로 분리된다’--‘둥근가 주름이 있는가’라고 하는 대립 유전자와 ‘황색인가 녹색인가’라고 하는 대립 유전자는 각각 따로 배우자로 분리되어 연동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 이 법칙은 유전자가 같은 염색체상에 존재하는 경우에는 규칙에 꼭 들어맞지 않는다.

♣유전자
  생물의 유전 형질을 결정하는 세포 내의 단위. 멘델이 1865년에 제창하였다. 세포 핵 속의 염색체는 멘델이 제창한 유전자처럼 배우자로 분리되는 일이 관찰되었다. 1926년 모건(T.H. Morgan; 1866∼1945)은 ‘유전자설’을 발표하고 유전자가 염색체상에 늘어서 있는 것을 해명하였다. 핵 속에는 핵산과 단백질 등 다양한 물질이 있다. 핵산은 당과 인산, 4종류의 염기로 이루어진 단순한 물질이고 단백질은 매우 많은 종류가 있는 복잡한 분자이므로 애초에는 유전자 본체의 물질은 단백질이라고 예측되고 있었다.

그러나 1928년에 그리피스(Fred Griffith; 1877∼1941)가 폐렴 쌍구균의 병원성이 없는 R형 균에 병원성이 있는 S형 균을 열로 죽여 첨가하자 R형 균이 S형 균으로 바뀌는‘형질 전환’이라는 현상을 발견하였고, 1944년 에이브리(Oswald Theodore Avery;1877∼1955)가 이 형질 전환을 일으키는 물질(유전 물질)은 DNA라고 발표하였다. 1952년에는 허시(Alfred Day Hershey; 1908∼)와 체이스에 의한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한 실험에서 유전 물질=DNA이라는 것이 확실히 입증되었다.

♣DNA
  디옥시리보 핵산. 유전자를 구성하는 물질로서 핵산 가운데 하나. 핵산은 핵 속에서 발견된 산성 물질이라는 점에서 붙여진 명칭이다. DNA 분자는 디옥시리보오스라는 당과 인산과 염기로 이루어진 뉴클레오티드라고 하는 단위가 길게 연결된 2개의 사슬이 동일 축을 중심으로 나선을 그리는‘이중 나선구조’를 하고 있다. 당과 인산이 바깥쪽 사슬 부분을 이루고, 염기는 안쪽을 향하고 있다.

DNA의 염기에는 아데닌(A)쇓티민(T)쇓구아닌(G)쇓시토신(C)의 4종류가 있다. (J.D. Watson; 1928∼)과 크릭(F.H.C. Crick; 1916∼)은 1953년 염기의 존재비가 생물의 종에 관계없이 A와 T가 1대 1, G와 C가 1대 1이라는 것과 X선에 의한 DNA의 결정 구조 사진으로부터 이중 나선 구조 모델(-크릭 모델)을 발표하였다. 2개 사슬의 염기는 A와 T, G와 C가 결합하고(이것을 ‘염기쌍’이라고 한다) 사다리가 꼬인 듯한 형태를 취한다. 이것은 유전자로서의 특징을 잘 설명하는 구조이며, 발표와 동시에 폭넓게 받아들여졌다.

♣DNA의 복제
  유전 물질인 DNA는 세포 분열 때 정확하게 복제되어 낭세포에 분배될 필요가 있다. 복제시에는 DNA를 이루는 2개의 사슬 사이에 염기끼리의 결합이 끊겨 1개씩의 사슬이 된다. 세포 내에는 각각 A쇓T쇓G쇓C의 염기를 가진 뉴클레오티드가 부품으로서 많이 있고 1개의 사슬에서 염기의 늘어서는 방식(염기 배열)에 대응하듯이 새로운 사슬이 연결되어 합쳐져 간다. DNA를 이루는 2개의 사슬은 동일 염기 배열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한쪽 사슬의 염기 배열이 다른 한쪽 사슬의 염기 배열의 거푸집이 되어 있다. 이를테면 바탕이 되는 사슬이 ATCTGA라고 하는 염기 배열을 가진다면 복제된 사슬은 TAGACT라고 하는 배열이 된다. 이와 같은 구조를 서로 ‘상보적’이라고 한다. 이렇게 하여 원래의 DNA에 있던 1개 사슬과 새롭게 합성된 1개의 사슬로 이루어진 DNA 2분자가 생긴다. 새롭게 생긴 2분자 DNA는 원래의 DNA 분자와 완전히 동일하다. 이와 같은 복제 방법은 ‘반보존적 복제’라고 불린다.

♣RNA
  리보 핵산. 핵산의 하나로 DNA와 마찬가지로 당과 인산, 염기로 이루어진 뉴클레오티드를 구성 단위로 하고 있는데 RNA에서는 당이 리보오스이다. 또 4종류인 염기 중 A쇓G쇓C는 DNA와 공통이지만 T 대신 U(우라실)를 가지고 있다. RNA는 유전자(DNA)가 단백질을 만드는 것을 돕는 물질로서 역할에 따라 mRNA(메신저RNA 또는 전령 RNA), tRNA (트랜스퍼 RNA 또는 운반 RNA), rRNA(리보솜 RNA)의 3종류가 있다. mRNA는 유전자 정보에서 단백질을 합성할 때 아미노산의 종류나 순서 등의 정보를 전하는 역할을 하며, DNA의 한쪽 사슬을 거푸집으로 하여 만들어진다. 이 단백질 정보를 지정하고 있는 쪽의 DNA 사슬을 ‘센스 사슬’이라고 한다. tRNA는 단백질 합성시 아미노산을 리보솜까지 운반한다. 단백질을 만드는 아미노산은 20종류가 있고 각각의 아미노산에 대응하는 tRNA가 있다. rRNA는 단백질 합성이 이루어지는 곳인 리보솜 입자를 형성한다.

♣유전
  암호 단백질의 아미노산 배열을 결정하기 위한 DNA의 염기 배열. 유전 코드라고도 한다. 유전자 본체는 DNA이지만 실제로 몸의 조직을 만들거나 체내의 화학 반응을 진행시키고 있는 것은 거의 모두 단백질이다. DNA를 몸의 설계도라고 하면 단백질은 행동 대원으로서, DNA의 정보도 단백질로 변환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요컨대 DNA가 가진 유전 정보(유전 암호)는 단백질을 만들기 위한 정보인 셈이다. 단백질은 20종류 이상의 아미노산이 여러 가지 순서로 길게 이어진 물질이다. 단백질을 만드는 데 있어 어느 아미노산을 어느 순서로 늘어서게 하는가를 DNA는 염기 배열로 지정하고 있다. 즉 유전 암호는 염기가 늘어서는 방식(염기 배열)이다. 코드를 문자로 나타낼 때는 염기를 가리키는 약어 A쇓T쇓G쇓C를 사용한다. 염기는 3개가 1조가 되어 1개의 아미노산을 지정하고 있다. 이 3개 1조의 염기 배열을 ‘코돈’이라고 한다.

♣코돈
  유전 암호에서는 염기가 3개 1조로 1개의 아미노산을 지정하고 있다. 이 3개 1조의 염기 배열을 ‘코돈(codon)’이라고 한다. 어느 코돈이 어느 아미노산에 대응하는가를 나타낸 것을 ‘유전 암호표’라고 한다. 단백질은 DNA의 정보에 따라 만들어지는데 그때 DNA의 염기를 복사한 mRNA가 만들어지고 실제의 단백질 합성은 mRNA의 염기 배열에 따라 행해진다. 그래서 유전 암호표는 보통은 mRNA의 염기 배열로 나타내게 된다.

♣DNA의 전사,번역
  DNA의 유전 정보 즉 염기 배열로부터 단백질이 만들어질 때 우선 DNA의 염기 배열을 베낀 mRNA가 만들어진다. 이 mRNA의 염기 배열에 따라 실제로 단백질이 합성된다. mRNA로의 정보 복사 과정을 '전사'라고 하며, mRNA에서 단백질이 합성되는 과정을 '번역'이라고 한다. 전사에서는 DNA의 염기 배열과 상보적 배열을 가진 듯한 mRNA가 만들어진다. 상보적 배열은 염기끼리 결합하는 듯한 배열로 A와 T(RNA의 경우는 U), G와 C가 결합한다. 이를테면 DNA에서의 배열이 CAT라고 하면, 그것에 상보적인 mRNA의 배열은 GUA가 된다. 번역 과정에서는 mRNA가 세포 내의 리보솜이라는 입자에 결합하고, tRNA가 mRNA의 '코돈'에 대응하는 아미노산을 운반해 온다. 아미노산은 리보솜상에서 연결되면서 점점 합해지다가 mRNA에 '정지'의 코돈이 오면 끝난다. 연결된 아미노산은 리보솜에서 분리되어 접혀져서 단백질이 된다.

♣게놈
  하나의 생명체를 형성하고, 유지해 가면서 필요한 DNA 정보의 총체. 이배체 생물의 경우는 1세트의 상동 염색체 DNA가 가진 염기 배열의 정보를 말한다. 사람은 X염색체와 Y염색체의 서로 다른 성염색체를 가지기 때문에 사람의 게놈이라고 하면 22개의 상염색체와 X염색체, Y염색체의 합계 24개의 염색체가 가진 DNA의 정보를 가리킨다. 유전 정보라는 것은 DNA의 염기가 늘어선 방식을 말하는 것으로 게놈 DNA가 가진 염기쌍의 수를 ‘게놈 사이즈’라고 한다. 복잡한 생물일수록 게놈 사이즈가 큰 것은 아니고, 양서류에는 사람의 30배나 되는 게놈 사이즈를 가진 것도 있다. 이것은 게놈 DNA에 쓰이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사람의 경우 전부 약 10만 개가 있다고 여겨지는 유전자가 게놈 DNA의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5%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95%는 유전자로서는 이용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이와 같이 의미가 없는 DNA 부분은 ‘정크(잡동사니) 배열’이라 불리고 있다.

♣인간 게놈 분석 계획
  사람의 염색체 1세트에 있는 30억 염기쌍 또는 게놈 DNA의 염기 배열을 모두 분석하려고 하는 장대한 계획. 30억 개의 문자를 Newton 지면에 인쇄하면 실로 약 1만 2000권 분량, 약 1000년치 분량이 된다. ‘인간 유전자 분석 계획’이라 불리는 경우도 있는데 실제로는 유전자 부분만이 아니라 비유전자 부분의 분석도 행해진다. 1988년 ‘인간 게놈 분석 기구’가 창설되어 국제 협력 아래 사람 게놈 분석이 진행되고 있다. 2005년 완성이라는 당초의 목표보다 빨라져서 조만간 분석이 완료될 전망이다. 인간 게놈 분석이 완료되면 유전 질환의 원인 규명과 치료법 개발만이 아니라 DNA에서 사람의 진화 역사를 해명하는 등 다양한 응용이 생각된다. 한편 사람 이외의 게놈 분석도 진행되고 있는데, 1995년에 원핵 생물인 인플루엔자균의 게놈 분석이 완료된 것을 시작으로, 1996년에는 진핵 생물 가운데 최초의 예로서 효모 게놈이, 1998년에는 다세포 생물에서 최초의 예로서 선충 게놈의 분석이 완료되었다.

♣인트론
  유전자 가운데 아미노산을 지정하지 않은 염기 배열 부분. 개재 배열이라고도 한다. 이것에 대하여 아미노산을 지정하는 부분을 '엑손'이라고 한다. 진핵 생물의 경우 게놈 DNA에서 유전자로서 작용하는 부분은 약간이고, 나머지는 불필요한 부분이다. 그렇지만 그 유전자 자체에도 불필요한 부분이 있다. 그것이 인트론인데 1개의 유전자를 분단하듯이 어느 곳에도 들어 있다. 인트론을 가진 DNA에서 단백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DNA의 염기 배열을 복사한 RNA가 만들어진다. 이 RNA가 단백질 합성의 바탕이 되는 mRNA가 될 때에 인트론 부분을 잘라 내는 작업이 효소(스플라이세오솜)에 의해 행해진다. 이 작업을 '스플라이싱구'라고 한다. 원핵 생물의 유전자에는 인트론이 없다. 진핵 생물만이 인트론을 가지는 것은 진화 과정에서 다양한 유전자를 만들어 내는 데 있어 인트론이라는 여분의 구조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고 있다.

♣센트럴 도그마
  DNA와 RNA와 단백질 사이의 정보의 흐름을 나타낸 것. ‘중심 명제’라고도 한다. DNA의 유전 정보는 RNA에 전달되고 또 RNA에서는 단백질로 전달된다. 거꾸로 단백질에서 핵산으로, 또는 단백질에서 단백질로 정보가 전달되는 일은 없다. DNA의 이중 나선 구조를 발견한 사람 가운데 하나인 크릭은 1958년 이것을 생물의 일반 원리라고 하여 ‘센트럴 도그마’라는 말로 표현하였다. 이 흐름은 다음과 같이 나타낸다. DNA RNA 단백질 그 후 바이러스의 일부에는 RNA에서 DNA로 전사를 행하는 역전사 효소를 지니는 것이 있다는 것과 RNA에서 자기 복제하는 기능이 발견되면서 현재는 다음과 같이 수정되고 있다. DNA RNA 단백질 DNA에서 RNA까지 이루어지는 정보의 흐름은 ‘전사’, RNA에서 단백질로 전해지는 정보의 흐름은 ‘번역’이라고 한다.

♣염색체 지도
  염색체에서 각 유전자의 위치 관계를 상대적으로 나타낸 것. 연쇄 지도, 유전적 지도라고도 한다. 유전자 A와 B가 1개의 상동 염색체상에 있을 때 이 2개의 유전자는 연동하여 같은 배우자에게 계승된다(연쇄). 그러나 상동 염색체끼리 부분적으로 교환이 이루어지는 ‘유전적 재조합’이 감수 분열 때 일어나면, 재조합이 일어나는 위치에 따라 A와 B가 각각의 배우자에 전달된다. A와 B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연쇄하기 쉽고 멀수록 재조합이 일어나기 쉽다. 염색체 지도는 이 재조합이 일어나기 쉬움을 바탕으로 작성된다. 재조합이 일어나는 확률이 1%인 경우 그 유전자 사이의 거리를 1센티모건이라고 표현한다. 염색체 지도에 대하여 유전자의 위치를 실제 DNA의 염기 배열의 수로 나타낸 것을 ‘물리적 유전자 지도’ 또는 ‘물리적 지도’라고 한다. 이 경우 위치를 나타내는 단위로서는 1킬로베이스(1천 염기), 1메가베이스(1백만 염기) 등이 이용된다. 염색체 지도에서의 1센티모건은 약 1메가베이스에 해당한다.

♣혈액형
  적혈구의 혈액형에는 수십 종류의 분류 방법이 있다. ABO식 혈액형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이것은 3종류의 유전자의 조합으로 결정되고 그 차이는 각 유전자가 만드는 적혈구 표면 구조의 근소한 차이이다. 상동 염색체의 한쪽에 A유전자, 다른 한쪽 염색체의 같은 위치에 O유전자가 있으면 A유전자는 O유전자에 대하여 우성이고 혈액형의 형질은 A형이 된다. 이 유전자의 조합은 ‘유전자형’이라 하고 AO라고 나타낸다. 유전자형이 AA인 경우도 혈액형은 A형이다. B유전자도 O유전자에 대하여 우성이고 B형의 혈액형을 나타내는 것은 BB 또는 BO 유전자형인 경우이다. 혈액형이 AB형이 되는 것은 유전자형이 AB, O형이 되는 것은 유전자형이 OO인 경우뿐이다. 아버지의 유전자형이 AO, 어머니의 유전자형이 BO라고 하면 정자가 지니는 유전자는 A 또는 O, 난자가 지니는 유전자는 B 또는 O가 되고, 자식의 유전자형은 AB,AO,BO,OO의 4가지 유형이 가능하며, 혈액형은 AB형,A형,B형,O형 가운데 어느 하나가 나타날 수 있다.

♣반성 유전
  성염색체에 실려 있는 유전자에 의한 유전을 말한다. X염색체에 있는 유전자의 이상으로 일어나는 유전병인 혈우병이나 적록 색맹이 잘 알려져 있다. 혈우병은 혈액을 응고시키는 단백질(혈액 응고 제Ⅷ인자)이 만들어지지 않는 병이다. 상처가 났을 때 큰 출혈을 일으키기 쉽고 평소에도 관절 속이나 피하에서 출혈하기 쉽다. 혈액 응고 제Ⅷ인자의 유전자는 X염색체에 들어 있다. 여성의 경우 X염색체 한쪽의 이 유전자에 이상이 있어도 다른 한쪽 X염색체의 유전자가 정상이면 혈액 응고 인자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증상은 나타나지 않고 ‘보인자’가 된다. 보인자의 아들은 50%의 확률로 이 이상한 유전자를 가진 X염색체를 물려받고, Y염색체에는 혈액 응고 제Ⅷ인자의 유전자가 없기 때문에 혈우병의 증상이 나타난다. 여성은 양쪽의 X염색체가 모두 이상인 경우에만 혈우병이 된다. 이것은 혈우병인 남성과 보인자, 또는 혈우병인 여성과의 사이에 태어날 경우에만 해당되므로 확률적으로 적다. 혈우병인 아버지와 정상인 어머니 사이의 딸은 모두 보인자가 된다.

♣돌연 변이
  유전자가 변화하여 서로 다른 형질을 나타내게 되는 것. 유전자인 DNA의 염기 1개가 다른 염기로 변화하는 돌연 변이는‘점돌연 변이’라 불린다. 적혈구가 낫 모양으로 비뚤어져 생기는 ‘겸상 적혈구 빈혈’은 적혈구에 포함되는 헤모글로빈이라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 DNA의 염기 1개가 A에서 T로 변화하기 때문에 생기는 병이다. 돌연 변이에는 이 외에 DNA의 일부가 결여되거나, DNA의 일부가 중복되거나, DNA의 일부가 반대 방향으로 위치하거나, 길이가 다른 DNA가 삽입되거나, 염색체의 일부가 같은 염색체 또는 다른 염색체로 이동하는 등 DNA가 크게 변화함으로써 생기는 것도 있다. 돌연 변이에 의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물질이 만들어지지 않거나 하면 그 개체는 발생 과정에서 죽어 버린다. 그와 같은 변이를 ‘치사 돌연 변이’라고 한다. 돌연 변이는 자적으로도 일어나지만 방사선이나 자외선, 화학 물질 등의 영향으로 그 빈도가 높아진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유전자 병
  유전자의 이상으로 일어나는 병. 유전성 질환(유전병)도 포함된다. 유전자 1개의 이상으로 일어나는 것을 ‘단유전자 병’이라 하며, 심한 지능 장애를 일으키는 페닐케톤 요증 등 여러 가지가 알려져 있다. 성염색체에 있는 유전자가 이상인 경우는 ‘반성 유전병’이라고 한다. 유전자 병의 발병에는 유전자의 이상만이 아니라 환경 인자가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도 반드시 발병하는 것은 아니고, 환경 인자(식사 내용이나 운동량 등)가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친다. 비만이나 암에 관계하는 유전자도 발견되고 있어, 거의 모든 내인성 병은 어떠한 형태로든 유전자의 이상이 관계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체세포의 유전자에만 변이가 일어난 경우는 자식에게까지 유전하는 것은 아니다. 그 밖에 염색체 수가 다르거나 염색체 일부의 결실이나 중복에 의한 질환도 넓은 의미에서 유전자 병이다. 이를테면 다운 증후군은 21번 염색체가 3개이기 때문에 생긴다.

♣유전자의 진화
  생물의 진화는 DNA의 돌연 변이가 반복되면서 생긴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다양한 생물이 만들어지는 것을 설명하기 어렵다. 좀더 큰 수준에서의 변화가 진화에 공헌했다고 생각된다. 하나의 단백질은 서로 다른 몇 개인가의 블록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능이 다른 단백질이 공통되는 블록을 가지는 경우도 있다. 진화상의 큰 변화는 그와 같은 블록을 만드는 염기 배열마다 중복이나 결실, 연결의 뒤바뀜이 일어났다고 생각된다. 블록 놀이에서 같은 재료로 집과 자동차를 만들 수 있듯이 유전자도 다른 부품을 조합하거나 겹쳐 쌓음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유전자를 만들어 내고 다양화해 왔다고 하는 것이다. DNA 가운데는 염색체에서 이동하는 ‘전위 인자’라고 불리는 배열도 알려져 있다(원핵 생물에서는 트랜스포존이라 부른다). 바이러스 중에는 숙주 세포의 염색체에 유전자를 출입시키는 것도 있다. 이들도 유전자의 진화에 관계해 왔다고 생각된다.

♣이기적 유전자
  모든 유전자는 스스로 복사를 늘리기 위해 생물을 탈것으로 이용하고 있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견해. 1970년대에 영국의 도킨스(Richard Dawkins; 1941∼)가 발표하였다. ‘이기적 유전자’라고 하는 이름의 유전자가 있는 것은 아니다. 벌이나 개미 등 사회성 곤충에서는 번식하는 것은 여왕뿐이고 그 밖의 많은 수의 일벌과일개미는 자손을 남기지 않고 여왕의 번식을 돕는다. 이와 같은 ‘이기적 행위’는 이전에는 종을 존속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되었다. 도킨스는 이것을 유전자가 자신의 복사품을 남기려고 하는 것으로 설명하였다. 일벌과 일개미도 여왕의 자손이고 여왕이 낳은 자손은 일벌과 일개미와 공통의 유전자를 갖는다. 일벌과 일개미가 여왕의 자식을 기르는 것은 일벌과 일개미의 유전자 복사품을 늘리는 것으로 연결된다. 동물 행태학에서의 이러한 견해는 진화 이론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지만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다양한 행동도 이기적 유전자의 지배에 의한다고 설명되는 일이 있지만 이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Ⅴ. 노화와 죽음
<생물은 왜 노화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것일까? >
수명 / 노화 / 알츠하이머 병 / 프로그램설 / 오류 파국설 / 활성 산소설/ 분열 수명 / 텔러미어 가설 / 세포사 / 아포토시스 / 암 / 암 억제 유전자/ 동면
♣수명
  다세포 생물의 대부분은 유성 생식으로 자손을 남긴다. 이들 생물은 생식 시기를 끝내면 마침내 개체의 죽음을 맞이한다. 생명이 계속되는 기간을 수명이라고 하고 최대 수명은 동물에 따라 거의 결정되어 있다. 쥐는 3년, 코끼리는 80년, 사람은 120년, 바다거북은 170년 정도이다. 연어처럼 생식을 마치면 즉시 죽는 것도 있다. 한편 대장균처럼 무성 생식으로 불어나는 생물은 영양의 고갈 등이 없는 한 무한히 증식이 가능하고 기본적으로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생물의 수명, 바꿔 말하면 죽음은 진화 과정에서 유성 생식과 함께 지구상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유성 생식은 새로운 유전자의 조합을 만들어 내는 생식 방법이다. 대부분의 조합을 시도하는 것이 가능하고, 보다 나은 유전자 조합의 개체가 생기며, 부적당한 조합의 개체가 죽음으로써 환경 변화에 대응해 갈 수도 있다. 생식을 마친 어버이가 죽음으로써 오래 된 유전자 조합은 소멸된다. 죽음은 유전자를 위한 유전자의 소멸이라고도 할 수 있다.

♣노화
  다세포 생물에서 생리 기능이 쇠퇴하는 현상. 사람의 경우에는 뇌의 위축과 심박출량의 감소, 동맥경화의 진행, 치육이나 치근의 위축, 근육의 위축, 골다공증, 시력 저하 등을 볼 수 있다. 이 개체 노화의 원인에 대한 설명으로서 ‘실수 축적 가설’과 ‘세포 수명 가설’이 생각되고 있다. 실수 축적 가설은 DNA와 단백질 등의 분자, 세포, 조직에 이상이 점점 축적되어 그 이상의 정도가 어느 한도 이상 되었을 때 노화가 일어난다고 하는 것. 세포 수명 가설은 세포가 증식을 정지해 버려 조직의 기능이 저하한다고 하는 것이다. 세포가 분열하지 않게 된 상태를 ‘세포 노화’라고 한다. 세포 노화의 원인에 대하여는 유전자에 프로그램되어 있다고 하는 ‘프로그램설’이 있고 그 중의 하나가 ‘텔러미어 가설’이다. 그 밖에 DNA나 단백질 합성 때 오류가 중복되어 노화가 일어난다고 하는 ‘오류 파국설’, 활성 산소가 DNA 등에 해를 미치기 때문이라고 하는 ‘활성 산소설’등이 있다.

♣알츠하이머 병
  노인성 치매증의 하나. 보통은 65세 이후에 발병한다. 증상으로는 처음에는 가벼운 건망증으로 시작하다가 마침내 일시나 장소를 알 수 없게 되거나 배회, 정신 혼란, 실금을 볼 수 있게 된다. 최종적으로는 인격 붕괴에 이른다. 기억 등의 기능을 담당하는 대뇌의 신경 세포가 변성하여 대량으로 사멸하는 것이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알츠하이머 병 환자의 뇌는 위축되어 있고 뇌 안에 아미노이드라는 단백질이 침착한 ‘노인 반점’, ‘신경 원섬유 변화’라고 하는 섬유 모양의 구조가 신경 세포 내에서 보여지는 것이 특징이다. 알츠하이머 병의 경우 신경세포는 아포토시스에 의해 사멸한다고 하는 보고도 있다. 40대에 발병하는 약년성 알츠하이머 병도 있다. 이것은 유전에 의한 것으로, 관여하는 유전자가 모두 발견되었다. 노년성인 것에 대해서도 최근 관련하는 유전자가 수개 발견되었고, 이들 유전자가 변이하면 알츠하이머 병의 발병률이 높아진다고 생각되고 있다.

♣프로그램설
세포의 노화를 설명하는 설의 하나로 세포 노화는 미리 유전자에 짜넣어진 것(프로그램 되어 있다)이라?

                                                                                                   출처:신박사효소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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