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시간 속에서 기왕온 걸음에 우이도를 온전히 탐방하고 싶은 욕심으로 섬안에 있는
산들을 걸어서 둘러보기로했습니다.
돈목 마을에서 출발할 경우 제일 멀리 있는 상상봉까지도 보통 성인걸음으로 1시간 이면 도달할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해가 기울기 시작할 무렵 저녁식사전에 돈목 선착장으로 진입할때 마을 어귀 장승처럼 우뚝
서있던 도리산부터 탐방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이산에는 예전에 해군 기지가 주둔하고 있어서 정상까지 차가 다닐수있을만큼 정비가 되어있으며
지금은 부대가 철수하고 그 자리에 이동통신 중계 안테나가 설치되어있습니다
도리산으로 진입하는 길은 돈목 선착장 맞은편에 나있는 대나무 숲길을 따라 시작됩니다.
본격적인 산행로로 접어드는 지점에서 바라본 모래언덕과 돈목선착장 방파제입니다.
산행로는 한때 차가 다닐수있을 만큼 잘 정비되었던 길이었음에도 인적이 드물어지면서 지금은 그길에 허리까지 자란 잡풀들이 무성하여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삼아 나섰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상이었습니다.
무성한 잡풀과 쓰러진 나무기둥을 헤치며 약 30여분 쉬지않고 올라가면 돈목마을과 상산(모래언덕 좌측 큰산)은 물론 모래언덕 넘어 큰대치미 해변까지도 시원하게 보이는 곳이 나타납니다.
날도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잡풀이 너무 무성해 1키로 남짓 남은 정상 정복 욕심을 아쉽게 접고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하산이 끝나갈 무렵 산 들머리에 있는 흑염소 가족을 발견한 다솔이와 다운이는 염소 울음 소리를 흉내내며 한참을 놀았습니다.
우이도에는 이처럼 흑염소 방목을 하는 가구가 많다고 하며 구입을 희망할 경우 큰 염소 한마리에 25만원씩 잡아서 판매도 한다고 하는데 약즙으로 다릴경우 도초에 소재하는 건강원에서 마리당 10만원을 주고 따로 부탁해준다고 합니다.
도리산 산행길에서도 자연 방목되는 흑염소 떼들의 배설물이 아주 많아 하산후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산주가 방목하는 염소떼들인데 주인도 몇마리인지 셀수없을 만큼 자연번식하며 자라고 있다는 것이었
습니다.
구매자가 나타나면 그때 그때 거물을 치거나 해서 포획해 판매한다고 할정도이니 야생 흑염소나 진배
없는 상품임에 틀림없어 보였습니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도리산 산책을 나서며 주문했던 매운탕을 받아서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매운탕 맛도 일품이지만 밑반찬들이 모두 섬에서 수확한 것들이어서 서울에서 먹는 하우스 재배용 맛과 달리 깊은 맛이 느껴졌습니다.
더구나 마늘맛은 그 육질이 단단하고 싱싱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도리산 산책시 즐거웠던 추억을 믿고 우이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상상봉 산행을 나설때까지만 해도 다솔이 다운이 컨디션은 아주 좋았습니다.
상상봉은 돈목 해수욕장 샤워장 옆으로 나있는 들머리를 따라 약 1시간 가량 산길을 따라 걸어야만 하는데 숙소를 나설때 민박집 주인 아주머니께서 어제 진리방향에 다녀오면서 보니까 수풀이 너무 많이
우거져 아이들은 위험할것 같으니깐 아빠만 혼자 다녀오라며 극구 만류하는것이었습니다.
주인 아주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우이도에 기왕 왔으니 꼭 제일 높은 정상에 올라가 섬 전체를 조망해 보자며 다솔이와 다운이를 데리고 올라갔습니다.
주민들에 따르면 상상봉에서 맑은 날은 제주도까지 보인다고 하여 그 호기심이 더 발동되었습니다.
그런데 입구에서는 제법 정비된것처럼 보이던 산행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이지 다운이 키를 능가하는억새와 잡초들때문에 안전한 진행이 쉽지않았습니다.
운동화도 없이 나선 길에 벌레,모기의 기성과 성인 가슴까지 우거진 수풀때문에 풀독이 오르고 하여
돈목해수욕장쪽 입구 첫번째 능선에서 상상봉행을 멈추고 해변 입구의 주변 안내도에서 보았던 길을
따라 모래언덕 방향으로 펼쳐진 능선으로 하산을 하기로 했는데 그 길 역시 길과 숲의 분간이 쉽지않아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왔습니다.
여름철 외진 섬마을 산행은 일반 여느 육지 등산로 처럼 인적이 잦지않아 수풀이 원시림 마냥 우거져 있음으로 복장을 완전하게 갖추지않고 입산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우이도 섬마을의 산행은 번번이 정상 정복을 실현하지못하고 아쉬움만 남겨둔채로 돌아오게 되었답니다. ㅡ,,ㅡ;;
산행을 즐기기 시작한 이후 이처럼 정상을 밟아보지 못한 경우는 처음이었기때문에 더더욱 미련이 남
는 추억으로 기록될것같습니다.
언젠가 다시 찾을때는 만사 제치고 상상봉과 도리산,상산,수레산을 몽땅 섭렵해야겠습니다.
하산 후 저녁식사 시각까지 시간 여유가 있어 선착장에서 동쪽 해안 산중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한참
걸어갔더니 해안가 절벽쪽 산을 절개해놓고 우이도 상수원 시설 공사 현장이 있었습니다.
모래언덕의 명성을 타고 섬을 찾는 관광객이 해마다 늘어나면서 예상되는 식수 부족현상을 해결할 요량인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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