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지내는 선배의 배려로 세번째 일본 여행을 또 무료로 다녀오게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오사까 - 나고야 - 시즈오카 - 도쿄로 이어지는 여행길었답니다
오사까 간사이 공항에 도착하여 오사까를 대표하는 오사까성을 먼저 보기위해 신간센(속도에 따라 일본 고속열차는 노조미/히까리/고다마 3등급으로 되어있다고 합니다)을 타고 이동하였습니다
차창밖으로 시골마을의 풍경이 스쳐지나갈 때까지만 해도 몇분 후에 어떤일이 벌어질지 예상하지못했습니다
전날 늦은 귀가로 몇시간 자지도 않고 서둘러 출발한 터라 화장실에 다녀오지못해 친구에게 얘기를 하고는 화장실에 다녀왔더니 글쎄 일행들이 몽땅 다 내리고 없었습니다
주머니속에는 차표 두장이랑 일행중 한명이 맡겨준 엔화 2000엔이 전부였습니다
선배가 소지하고 있는 전화는 한국에서 로밍서비스를 받아온 핸드폰이었는데 일본에서 호출방법을 알지못하는 터라서 여간 당황스러운것이 아니었습니다
플랫폼안에서는 전화가 여의치않아서 차표만 들고 물어물어 일행들이 갈아탄 환승역을 지나서 차표의 최종 목적지였던 오사까성을 찾아가자 모두들 얼마나 반가워하던지 ㅎㅎㅎ
일본천하를 통일하고 임진왜란을 일으켜서 우리민족에게도 잊을수없는 상처를 입남기게한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있게한 성이라고 했습니다
성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각종 거리공연을 펼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있었습니다
성주변에는 해자(깊은 호를 파고 만들어 놓은 방어용 물웅덩이)를 설치 하여 쉽게 성을 공략하지못하게 하여 요새로서의 기능에 철저함을 기한 흔적이 역력해보였습니다
규모가 왠만한 현대식 빌딩보다 크고 높을 만큼 우람한 성곽은 추춧돌의 규모만 보아도 그 위세를 단번에 느낄수있게 하였습니다
내부에는 엘리베이트를 설치해서 전망대와 각종 전시실로 꾸며 놓아 수많은 관광객들로 붐볐습니다
성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오사까성 공원 풍경입니다
성안에는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쇼들이 선보이고있었는데 아마도 무슨 상품을 팔기위해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것으로 보였습니다
이 외국인도 즉석에서 철사로 각종 모형을 직접 제작해보이며 손님을 부르고있었습니다
거리로 나선 그림쟁이는 생계수단으로 염가의 초상화 그리기를 선택한 모양입니다
가격이 저렴해서인지 적지않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큰나무 아래 서있는 잔디밭위 마른 나무가지에 어떤 새가 날아와 앉는 장면을 촬영하겠다며 기다리는 사진작가들이라고 합니다
원하는 장면을 얻기위해 하염없이 때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인내심과 의지에 놀라움을 감출수없었습니다
성을 둘러보는 사이 머리를 뜨겁게 비추던 해도 어느새 성 주변에서 사라졌습니다
가족들을 데리고 나들이를 나선 사람들은 우리네 삶과 별반 달라보이지 않았습니다
베낭에 이런저런 먹거리를 담아와서 아이들에게 꺼내주는 모습은 어디에서 보아도 아름다운 정경입니다
주말이어서 인지 청소년들은 길가 한쪽에서 음악을 커게 켜놓은채 무슨 댄스 연습을 하고있었습니다
노점상은 부자 나라이던 그렇지않은 나라이던 이제 쇼핑 문화의 한 부류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모양입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공원 입구에 길게 진을 치고 늘어선 이런류의 가판들마다 손님들이 쉼없이 들락거렸습니다
오사까성역앞 광장에는 이처럼 여기저기서 거리공연을 하는 젊은 이들을 쉽게 볼수있습니다
이렇게 음악을 연주하면 자기 취향에 맞는 공연자앞에 관객들은 자리를 잡고 앉아서 함께 어울리는것이었습니다
관객이 아무도 없는 가운데서도 열연을 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전혀 게의치않는 모습이었습니다
광장에서 오사까성역쪽으로 난 거리입니다
마치 대학로를 연상하게 하는 젊음과 자유의 거리같아 보였습니다
역광장 한켠에는 우리처럼 연예인 사진을 파는 노점상이 무료한지 담배를 피워물고서는 손님을 기다리고있었습니다
나고야 민자역사라고 했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울역이나 민자를 유치해 곧 개장을 앞둔 용산역사 또는 영등포역사와 비교할때 비교자체가 무색할 만큼 으리으리한 규모였습니다
제국주의시절 식민지로부터 수탈해간 재화를 바탕으로 일으킨 저 거대한 문명의 차이를 따라잡는데는 아득한 세월과 인고의 시간이 필요할것입니다
나고야 역에서 500여미터 남짓한 곳에 자리한 비지니스 호텔입니다
첫날밤은 이곳에서 여장을 풀고 하룻밤을 보내기로했습니다
객실내부는 한 5-6평쯤되는 작은 공간에 기본적인 생활도구를 비치해두었는데 우리나라 장급 여관에 비유하면 딱 어울리는 시설같았습니다
호텔에 여장을 풀어놓고 나고야의 밤거리로 저녁식사를 하러 나섰습니다
저녁요리는 이자카야(직장인과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이라고 하며 음식과 술의 중류가 많고 싸서 일본 서민의 술집을 대표)중에서도 제법 푸짐한 메뉴로 먹었습니다
주전자모양의 도기에 각종 야채와 요리 재료를 넣어 끓인것인데 잔에 따루어 마실때 오랜지즙을 뿌려서 먹었습니다
깊은 맛이 우러나는게 아주 좋았습니다
국물을 모두 마시고는 건데기는 젓가락으로 건져 마져 먹는것이라고 했습니다
일본요리 식자재의 특징은 주로 생선과 야채 과일을 이용한 것들이라고합니다
일본요리의 맛을 내는 방법도 우리처럼 이맛저맛을 섞어놓은 비빕밥스타일이 아니라 한가지맛만 내어 그맛만을 음미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하였습니다
밥이 나와도 숫가락이 함께 나오지않는것도 우리 식사예절과는 다른 차이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밥도 일본인들은 젖가락만을 사용해서 왼손으로 밥그릇을 입에 바짝 갖다대고 먹으며 우리처럼 상위에 올려놓고 숫가락으로 퍼먹는것을 그들은 개처럼 먹는다고 폄하해왔다고 했습니다
젓가락을 상에 차려 놓는 방법도 우리는 가슴과 직각이되게 놓지만 일본인들은 평형하게 놓았습니다
이러한 식사문화의 차이는 오래전 일본과 우리네 가옥구조의 영향에서 비롯된것이라고 합니다
1차로 저녁과 반주를 거나하게 먹고나서 근처 지하 상가로 자리를 옮겨 2차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일본의 술집종류는
크라브 ; 서비스 여성과 브랜디나 위스키가 중심이고 안주는 간단한 것뿐이지만 값이 비싼 고급술집
바, 스낵, 파브 ; 맥주,양주, 안주가 중심이고, 카라오케 있는 곳도 많으며 값은 다양하다.
이자카야 ; 음식과 술의 중류가 많고 싸다. 직장인과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이며 체인점이 많다. 일본 서민의 술집을 대표할 만하다.
까페바 ; 칵테일 중심으로 젊은 데이트 족들이 즐겨 찾는다.
비어홀 ; 생맥주 중심. 백화점 옥상, 여름
갓포(할팽) ; 일식요리와 청주가 중심이며, 값도 다양하다.
우리가 찾아간곳은 바종류였습니다
약 열평정도 되어보이는 공간에 바와 가라오케 그리고 테이블을 깔아놓고 영업을 하고있었습니다
가라오케 기기에는 한국관광객들을 위해 한국음악도 꽤많이 준비되어있었습니다
무었보다도 반가웠던것은 진로소주였습니다
진로 소주는 일본인들사이에서도 큰인기를 얻고있다고 했습니다
일본술은 대부분 알콜도수가 낮은것들이 전부여서 한국식취향에 익숙한 우리들 입맛에 일본술은 그져주어도 마시고 싶지않을만큼 인기가 없었습니다
일본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술은 알코올 4% 짜리 맥주라고 하며 그다음이 청주(니혼슈),소주,위스키,와인순이라고 했습니다
술문화 역시 우리처럼 2~3차로 이어지는 고주망태 GO ~ GO 문화가 아니라고 하며 술값계산은 더치패이가 기본이고 상사가 동석했을때는 예외로 상사가 부담하는것이 전통이라고했습니다
그렇게
가깝고도 먼나라 ,애증이 깊은 나라
일본에서의 3번째 여행 첫날 밤은 깊어갔습니다
하지만 거리에 휘황찬란한 네온사인까지도 그날은 왠지 얄밉게 여겨졌습니다
어쩌면 우리 선조들의 피땀으로 밝혀진 불빛일수도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자꾸 머리속을 어지럽혔기때문입니다
'여행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에서 잡은 일출 (0) | 2004.10.22 |
---|---|
시주오카에서 하룻밤 (0) | 2004.10.21 |
한가위,덕수궁 그리고 도봉산 (0) | 2004.10.02 |
이작도 기행 - 3 (바다낚시) (0) | 2004.10.01 |
이작도 기행 - 2 (일출과 부아산) (0) | 2004.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