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향이 경북 문경인 제가 서울땅을 처음 밟아 본 해는 고2때였으니까 1983년이었습니다.
친구 몇명들과 함께 대장부로 태어나 서울구경을 못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할수는 없지않겠느냐며 상경 프로젝트를 모의한 끝에 7월17일 제헌절 휴일을 D-Day로 정하고 차비와 여행경비는 참고서를 구입해야한다며 부모님을 속인 돈으로 마련하였습니다.
마침 서울로 시집을 가셨던 큰누님도 계셨기때문에 더더욱 다녀오고싶었던 곳이었습니다
TV로 비쳐진 서울은 최고의 문명혜택을 누리는 환락의 상징이었기때문에 사춘기 소년들에게는 더없는 호기심의 충동을 일게하였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 몰래 당일치기 서울투어를 감행한 저는 결국 마장동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인파를 따라 제기동 지하철역까지 이동한 후 미도파 백화점 구경을 하는 것을 끝으로 친구들과의 서울 나들이를 끝내기로했습니다
공중전화로 안부연락을 드렸던 큰누님 내외분께서 금방 나오셔서 서울구경을 시켜주시겠다며 꼼짝말고 기다리라고 하였기때문입니다.
그렇게 시작한 서울나들이에서 맨먼저 구경한 곳이 바로 남산이었습니다.
그런 추억이 어린 남산을 다시 찾았습니다.
연애시절 남산타워와 동식물원만을 가끔 찾은 기억이 있을뿐 남산의 이곳 저곳에 숨은 비경은 서울살이 22년째로 접어드는 지금까지 한번도 제대로 시도해 보지못했었는데 마침 집사람이 일요일은 아이들과 함께 남산 나들이를 다녀오자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 한자선생님께서 남산 식물원 예찬론자였던 까닭에 시도한 남산 나들이는 생각보다 만족한 하루가 되게 하였던것 같습니다.
하얏트 호텔 정문 맞은편에 위치한 야외식물원은 남산 제모습찾기운동이전까지는 외국인 아파트와 외국인 주택촌이었다고 하는데 입장료는 무료이며 주차료는 300원/10분이었습니다.
장난끼가 발동한 다솔이 다운이는 촬영을 하는 것을 눈치채고는 엽기스러운 표정으로 달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외국인 주택촌 자리에 있는 전시관 앞뜰 포토포인트입니다.
전시관에는 남산의 과거와 오늘을 한눈에 비교해볼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들을 전시해놓았습니다.
나들이중에 모처럼 컨디션이 업된 다운이는 왠일로 독사진도 찍겠다며 포즈를 취하는 것이었습니다.
집사람도 밴치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겠다고 했습니다.
지천으로 피어있는 꽃들의 아름다움에 매료된탓인지 다솔이와 다운이는 여느날과 달리 사이좋게 지냈습니다.
작은 유채꽃밭 앞에서도 한장 찰칵!!
야생화 공원으로 가는 길에 있는 맨발 산책로입니다.
세심하게도 산책로 양쪽 끝에는 발을 씻을 수 있도록 수도를 설치해놓았습니다.
야생화 공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안내도입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날씨만 좋은날이면 언제든 도시락을 싸들고 찾아가 쉴만한 쉼터로 아주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슨영문으로 베어서 쓰러뜨려 놓았는지 모르겠지만 플라다나스 나무의 지름이 다운이 키만하였습니다
야외식물원 관람을 마치고 남산 도서관 앞에 있는 안중근 의사 기념관도 잠시 들려보았습니다.
호랑이 띠인 다운이는 기념관 앞에서 호랑이를 닮은 석상을 발견하더니 기어이 한장 찍어 달라고 했습니다.
남산 식물원으로 입장하는길에 들린 분수대에서는 흐린 날임에도 한여름 처럼 시원한 물줄기를 구경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걸음걸이를 갓 시작했을 무렵 찾았던 다솔이 다운이는 개코 원숭이 우리 앞에서 제일 오래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식물원 제1 전시관 입니다.
제 3전시관의 선인장들입니다.
이국적 분위기 물씬 풍기는 선인장들 앞에서 다솔이는 아빠도 기록에 남겨야 한다며 디카를 가져가 이렇게 사진을 찍어주었습니다.
야외 분재 전시관입니다.
남산 식물원 관람을 마친 후에는 내친김에 청계천 구경도 하기로 하였습니다.
개장 초기와는 달리 구경나온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아보였습니다.
천변주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화장실을 찾아 다운이와 엄마가 인근 상가로 올라간 사이 다솔이가 심심하다며 모델을 요청해 남긴 사진입니다.
시원한 물줄기의 유혹을 참지못한 다솔이 다운이는 급기야 양말을 벗고 물놀이를 시작했습니다.
일주일동안 학교생활이며 학원과외에 지친 심신을 마음껏 달래줄 수는 없었지만 잠시나마 즐거워하며 시름을 잊은 듯한 모습에 위안이 되었습니다.
다솔이 다운이의 배움의 길이 청계천 물길처럼 거침없이 대해로 나가듯 술술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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