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으로 변신한 산중 농장 진입로는
지난주에 내린 단비를 머금고 성큼 자란 다래며 개머루 덩굴의 무게를 이기지못한 나무가 한그루 쓰러져 길을 막고 있었습니다.
반갑게 마중하는 마루와 다루를 사진에 담는다고 담았는데 흔들렸는지 ㅎ
블루벨벳님께서 보내주신 소니 CD 플레이어는 건전지를 넣어 작동시켜보았더니
새것처럼 아주 잘 작동되어 틈틈이 문명의 혜택을 누리며 왔답니다.
여느날처럼 농장순찰을 돌아보았는데
전기방책 주변으로 무성하게 자란 풀때문에 전류손실이 많아져 방호효율이 떨어질것같아
예초기로 반나절을 꼬박 잡초제거를 해야만 했어요.
농장에 매일 상주하지못하다보니 몇일간만 비워놓으면 이렇게 밭은 금새 원하지않는 풀들로 가득차버립니다.
이번 농장길에는 연로하신 어머님께서
이렇게 과일이며 요리 재료들을 바리바리 챙겨서 산나물이나 좀 뜯어와야겠다고 하시어 동행을 하셨는데
자식사랑의 마음은 나이가 드셔도 한결같으신 모양입니다....ㅜ
막상 농장에 도착하셔서는 산적한 작업거리를 보시고서는 아무리 말려도 한낮의 땡볕속에서도 호미질을 멈추지않으셨어요
그래서 이렇게 하루사이에 풀밭을 누드처럼 흙밭으로 변신을 시켜놓으셨어요
젊은시절 가난과 싸우며 몸에 베인 밭일 실력(?)을 노구속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하셔서 깜짝 놀랐답니다.
자식에 대한 불안한 마음은 쉰이 다되어가는 아들에게도 예외가 없으시어
함께 머무는 시간 내내 이건 이래야되고 저건 저래야되며 이런조심 저런조심 하시며 ...온갖 잔소리(?)를 ㅎㅎㅎ
간만에 힘든 밭일을 다시하시며 땀을 흘리시고도 아들 밥상을 손수 채려주시겠다며
아픈다리를 이끌고 수고를 하시더니
깊은 숲속 오지 농장 공기가 너무 좋으시다고
당신 혼자 계실테니 저만 사무실에 돌아갔다가 오라시는것을 보면 산중 농장 환경에 반하신것같았어요. ^&^
곱게 메어놓은 야채밭에 묵은씨여서 그런지 싹이 몇개안난 채소씨앗을 다시 사다가 종류별로 다시 심고 물도 한번주었어요
한낮에는 왠만하면 쉬는데 첫날은 작업거리가 너무 많아서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일을 했더니
머리끈과 작업복이 흠벅 젖어버렸어요
지난 한해동안 쓰고 다녔던 작업용 밀집모자가 너무 낡아 새로 장만했는데
낡은 작업모자를 보면서 농장에서 흘린 땀방울의 시간을 다시 되새겨보았어요.
아직은 이렇다할 성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지난 한해동안 모자 한개와 양말 수켤레, 작업용 장화를 3개째 교체한것만으로도 허송세월을 하지않은듯해 뿌듯했어요
산중 농장에서 첫날밤을 보내는 노모께서 해가 지자 서늘해진 기온을 느끼시어
늦은 밤에 군불을 지펴드렸더니 너무 좋으시다고 ㅎㅎㅎ
단잠을 주무셨다면서 먼동이 터자말자 일어나신 어머님은 야채밭의 풀들을 저리도 말끔하게 메놓으셨습니다.
밤새 개미들은 길바닥에 새집을 지어놓고 신새벽을 맞이했어요
아침 식사를 마치고 샘터까지 물길을 끌어오는 계곡 상류 취수원으로 산책을 다녀왔어요
원시림처럼 우거진 숲길을 300m이상 올라가면 취수원이 나오는데 물이 얼마나 맑고 시원한지 모릅니다.
농장주변에 자생하는 야생 백하수오는
묵은 싹대옆에서 새로운 줄기를 뻗어 지주목을 타고 하늘을 향해 용트림을 하고 있었어요.
산뽕나무에 오디가 빨갛게 익어가는 한낮에는
더위를 피해서 천막아래 설치해둔 침대에 누워 잠시 쉬며 오수를 즐기기도 합니다.
일요일에는 반가운 손님이 갑자기 방문하시어 오후에는 호사롭게 쉬기도 했는데
해거름에는 지난주에 설치하다가 시간이 없어 방치해두고 온 오미자 농장에 유인 그물망 고정작업을 시도해보았어요
고정핀이며 결속선과 노끈이 필요하다는것을 한참만에야 알게되어 저런 부속을 사용하면서 조금은 감을 잡았지만
여전히 자신은 없습니다.
작업방법을 잘 아시는분 계시면 한수 지도 좀 ㅎㅎㅎ
눈이 올때는 차치하고라도 비만 많이 와도 접근이 불가능한 농장으로 가는 길목의 난코스들...
하루빨리 이 난관을 개선해야하는데 군과 읍에 올해에는 본격적으로 개선건의를 해야겠어요
효율적인 방법을 아시는 분들 계시면 팁 좀 부탁드립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