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까지 얼음처럼 차가운 산바람이 마른 나뭇가지를 흔들며 겨울의 여운을 뿌리던 숲속에
입하가 지나자 봄이 오는듯 싶더니 어느새 여름속으로 달려가는듯합니다.
샘터 안쪽에 매달아놓은 온도계는 한낮기온이 24도까지 가리킵니다.
지난해 가을 고냉지 김치를 먹어보겠다며
거름 한톨 주지않고 농장에 심어 놓았던 김장배추가 도무지 성장을 하지않아 그냥 방치해두었는데
겨울동안 얼어죽지않고 살아 버티더니
이제는 유채꽃처럼 이렇게 노란 꽃밭이 되었어요. ㅎㅎㅎ
근데 이 꽃을 잘 키워 씨앗을 채집해 가을에 심으면 김장을 먹을수있을까요?
지난주까지만해도 메말랐던 나뭇가지마다 생명의 빛을 한껏 담은 잎사귀들이 풍성하게 나부끼고 있더군요.
그렇지만 대추나무는 아마도 지난 겨울을 이기지못했는지 아직 감감 무소식입니다.
간만에 농장 뒷산 전망대에 올라가는데 잔대들이 어린싹을 내밀고 고라니와 약초꾼들에게 뜯기지않고 있었어요
핑크빛 꽃을 피운 노루발풀은 나무숲속 그늘진 낙엽위에서 늦은 봄빛을 즐기고
해산에서 뻗어내린 농장 뒷산의 작은 산등성위에는 진달래가 서로 다투듯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투구꽃류(?)
보라빛 각시붓꽃(하)
백합목 붓꽃과의 다년초인 붓꽃은 각시붓꽃, 부채붓꽃, 제비붓꽃, 타래붓꽃 등의 종류가 있으며, 높이는 30∼40㎝, 줄기는 가는 선형이고, 잎은 줄모양으로 비틀려난다. 연한 자주색꽃은 5∼6월에 피는데, 향기가 있고 열매는 삭과로서 가늘고 길며 끝이 좁아지면서 뾰족하다. 뿌리줄기는 단단하게 옆으로 뻗고 갈색의 섬유로 덮여 있는데, 산의 습지에서 주로 자란다. 한방에서는 씨를 말린 것을 마린자(馬藺子) 혹은 여실이라 하여 절창, 악창, 부인의 혈운, 붕중대하, 인후염 및 비혈, 지혈, 위염, 이대소변, 위열에 의한 심번, 거담, 지혈제, 토혈,주독폐렴, 촌충, 편도선염, 백일해, 해소, 나창, 등에 사용하며 붓꽃의 뿌리는 소화불량, 복창증, 치질, 타박상, 옴 등의 치료제로 사용된다. |
싱싱한 산박하(상)와 금낭화(하) 꽆잎도 계절의 변화를 노래하고 있어요
이렇게 사방으로 산천을 굽어 볼수있는 곳에 올라서면 기분이 마냥 상쾌해집니다.
저 멀리 주능선 8부 이상은 아직도 잿빛을 띄고 겨울색이 남아있지만 산아래쪽으로는 완연한 연두빛 생명들로 채워져갑니다.
높아진 기온탓에 가파른 계곡의 미끄러운 돌길을 따라 오르느라 흘린 땀방울이 순식간에 산바람에 말랐어요
마루와 다루도 간만의 나들이에 신이 나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지쳤는지 물을 내어주자 철퍼득 엎드려 ㅎㅎㅎ
씨앗을 몽땅 사다 파종했던 작년과 달리 야채밭에는 여러가지 모종을 조금씩 사다가 심어놓았어요.
관리기로 로타리를 쳐놓고 작업을 하니까 한결 수월해서 작업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답니다.
작년에 심어놓았던 포도도 새순을 틔우고 올해 생육을 시작했어요.
맛있는 포도는 언제쯤 구경할 수 있을지 ㅎ
쌈채 일부와 쪽파는 지난 겨울 눈속에 묻혀서 월동을 했는데 얼어죽지않고 이렇게 다시 싹을 틔워서
새벽녁에 틈틈이 김을 메주고 친환경 퇴비를 잔뜩 뿌려주었어요.
농장 한쪽에는 오이를 심어서 지주대를 설치해놓고
수박과 참외도 5주씩 자리를 잡아 퇴비를 듬뿍 뿌려주었어요.
올해는 수박을 크게 한번 키워보고 싶은데 잘될지 ...ㅎ
작년에 심어놓았던 산양삼 몇뿌리가 잘 자라는지 살펴보는데 삼잎과 흡사한 오가피가 짠~하고 놀래키더군요.
오가피랑 삼은 정말 많이 닮았지요?
품을 사서 하려다가 일단 먼저 작업량을 가늠해보려고 오미자 지주대 파이프를 설치해보았는데
예상보다 작업이 난해하지않아서 한시간정도에 20개는 작업이 가능해 그냥 직접 시공하기로 했습니다.
다음주에 부지런히 한다면 모두 설치할수있을것같습니다.
수십종류의 산새들이 빚어내는 자연의 오케스트라 소리를 알람 삼아
출근준비를 하며 샘터를 굽어내려다보는 박달나무를 올려다보았어요.
이제는 나뭇가지 끝마다 초록빛 잎사귀들로 하늘을 가리기 시작합니다.
농장의 봄은 왔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여름으로 내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