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 시험이 끝난 딸래미들이 캠핑을 가고 싶다해서 고향 문경에 있는 불정자연휴양림을 다녀왔습니다.
장마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여서 야영장에 있는 원두막을 빌려 그기다 텐트를 쳤더니 날이 굳어도 훨씬 수월했답니다.
놀토였지만 장마비가 주말 내내 내린다는 예보탓인지 제일 인기가 있는 레일바이크 구간도 무리없이 이용하였는데 우리 가족 뒤에 따라오던 남양주 모중학교 선생님들 일행이 지날때 산에서 굴러내려온 바위덩어리가 철로를 덥쳐 레일이 휘는 바람에 반환점을 돌아서 되돌아갈때는 사고구간에서 내려 이동하기도 했답니다.
산사태로 인한 사고예방대책이 강구되지않으면 사람이 다치는 불상사를 예방하기 어려울듯하다는 생각이...
레일바이크 진남구간은 왕복 4km 인데 반환점인 2km지점까지 차례로 갔다가 한시간 이내에 되돌아오는 방식(이용요금은 대당 1만원이며 한대당 4명까지 탑승가능)인데 코스가 조금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ㅎㅎ
멀리 산능선으로 고모산성이 보입니다.
문경8경중의 하나로 꼽히는 진남교 뒷편으로는
쇠락해가던 신라가 백제의 공격으로 함락위기에 처해졌을때 구원요청을 받은 태조왕건이 황급히 달려가다 장마비에 길이 끊겨 애를 태우던중 토끼한마리가 강물 옆으로 아찔하게 서있는 절벽길 한쪽을 타고 달아나는것을 보고 이동로를 찾았다고 해서 붙여진 토끼비리가 옛 선조들의 짚신발자국으로 맨들맨들 빛나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토끼비리로 이어지는 고모산성 성곽입니다.
우리나라에서 3곳에 불과하다는 산태극,물태극,길태극 3태극길은 이제 새로난 지방국도와 고속도로로 아름다운 자연절경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저 물위를 레포츠의 명소를 꿈꾸는 문경시에서 조성한 레프팅 보트가 장마에도 아랑곳없이 떠다녔습니다.
삼강주막의 주방 벽에 보존되어있는 주모의 외상장부가 상형문자보다 더 어려운 형상으로 남아 유리창속에 있습니다.
삼강주막 마당에 조성된 흙담과 대나무숲길이 빗속에서도 운치를 더해줍니다.
수위가 높아진 내성천물도 회룡포 마을은 범하지못하고 그져 휘감고 돌아갈뿐입니다.
회룡포 전망대가는 정자에 장안사에서 걸어놓은 인생에 대한 법구경 한구절이 가슴을 울컥하게 합니다.
남에게 베푸는 보시보다 더 큰 선은 없고 ....
회룡포에서 야영을 하기로 한 불정자연휴양림으로 돌아오는 길에 함창 선산에 모셔놓은 아버님 산소에 찾아뵈었습니다.
장마전에 다녀갈때까지만해도 잡초 한줌 없도록 뽑아놓았는데 그사이 올라온 잡초들이 가슴높이 까지 자라서 주변잔듸를 고사시켜놓아 잡초를 제거하였더니 저처럼 산소가 군데 군데 황토빛으로..ㅠㅠ
빗속에서 한시간을 넘게 다솔이 다운이와 함께 잡초를 뿌리채 뽑아버리고 주변에서 잔디를 따다가 이식시켜놓았는데 잘 자라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할아버지와 함께한 살뜰한 추억이 몇편없는 손녀들임에도 성묘길에는 정성껏 술잔을 올려주는것을 즐거워하는 두딸이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다음날 아침 문경대학 도깨비 도로를 구경하고 가은에 있는 석탄박물관과 연개소문 촬영장입니다.
인당 4천원씩하는 모노레일을 이용하지않고 도보로 산책하듯 둘러보는것이 훨씬 좋다는 ㅎㅎㅎ
촬영장에서 내려가는 계단에서 조망한 마을풍경입니다.
ㅎㅎㅎ 평화와 여유가 흠뻑 전해져오는듯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