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장마철에 마루랑 다루를 사무실 옥상에 데려다놓았더니 마음은 편했지만
녀석들에게는 감옥같은 생활인것같아서 올해에는 농장에 그냥 두었더니
폭우라도 내리면 개울을 건널수가 없다보니 큰비가 내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이번에는 마음이 너무 불편했습니다.
다정한듯 보이는 마루와 다루이지만
마루가 아가들에게 가까이 접근하기만 하면 독기를 발산하며 하얀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릉 거리는 다루를 보노라면 섬뜩할 만큼 모성애에 탄복하기도 합니다.
해산하고 육아때문에 고생한 다루를 위해 돌아 갈때마다 족발 4개랑 생닭한마리에 부산물을 잔뜩 얻어다 삶아주는데 얼마나 잘먹는지 모릅니다.
아가들은 아직까지 주로 집안에서 저렇게 머물며 자기들끼리 짓밟고 으르릉거리다 잠들고 하는데
신기하게도 배변때가 되면 짧은 다리를 아둥바둥거리며 집문턱을 어떻게든 넘고 나와서 밖에다 볼일을 보고 다시 되돌아갔어요.
일부러 다 끄집어서 이곳저곳에 떨어뜨려놓아보았는데 냄세를 맡으며 자기 집을 찾아서 부지런히 기어가더군요 ㅎ
아마도 아직은 자기스스로 자기보호능력이 없다보니 어미가 없는 빈집이라도 제집이 가장 편안한 모양이었어요.
폭우가 몇차례 지나간 농장에는 온갖 산야초들이 무럭 무럭 자라서 밭을 뒤덮고 있었어요.
전기철책주변의 풀들을 점검하는것은 이제 농장에 가면 맨 먼저해야하는 첫번째 숙제가되었습니다.
지주대 대신에 나뭇가지를 던져놓은 더덕밭에는 더덕덩굴이 무성히 자라고 있었고 와송도 해갈이되자 제법 살아나는것같아요
어성초랑 삼백초 모종도 장마비를 맞고 서야 저렇게 새싹을 내밀고 다 죽은줄알았던 대추는딱 한그루가 저렇게 새가지를 내밀고 인사를 합니다.
풋고추랑 토마토 밭에는 열무와 깻잎 사이로 쇠비름이 주작물인양 득세를 하며 점령지를 넓혀가고 있어요
농장 이곳저곳 오솔길 주변에는 기린초(?)와 까치수영이 만개하였고 개머루도 잎사귀 아래서 조용하게 약성을 키워가고 있어요
개울쪽 숲에는 산새가 나뭇가지에 보석같은 새알을 낳아놓고 인기척이 나자 저렇게 빈집을 ㅎㅎㅎ
나리꽃도 이곳 저곳에서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매미소리와 함께 깊어가는 여름 도도하게 지키고 있어요.
다시 돌아 온 일상에서 효사모님들과 더불어 6기 발효교실 항아리를 정성껏 열어 보았어요.
이번주부터는 비가 많이 온다고 하는데 아가들을 다시 만날수있또록 개울을 건널수있을만큼만 내려주었으면 좋겠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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