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50을 목전에 두고서야 비로소 느끼게되는것중의 하나가 바로
건강한 몸으로 세상에 태어나서 온전하게 생을 살다가 가는것이 얼마나 큰 복이고 감사한지 깨닫게 됩니다.
또한 개척하는 삶이 위험에 노출되는 만큼 큰 행복을 선물해주기도 함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왜 그렇게 기피하는지도 몸으로 체험하고 있습니다.
군청에 들려 산림감시원 신분증용 사진을 제출하고
비로소 눈이 다 녹은 농장까지 올해 처음으로 차를 몰고 올라갔습니다.
산중농장에 도착하면 맨먼저 하는 일은 아궁이에 군불을 지펴놓고 마루와 다루랑 함께 농장을 한바퀴 둘러보는것입니다.
그렇게 산보를 마치고 나서 점심을 지어 먹고 본격적으로 작업준비를 합니다.
이번주 작업 목표는 각종 기계장비 정비로 삼았습니다.
지난 여름 장마철때 관리부실로 시동이 잘 걸리지않아서 방치해두었던 관리기와
사륜작동이 잘안되는 화물차를 수리업소에 각각 맡겼습니다.
관리기를 수리하면 각종 푸성귀를 심을 밭을 갈 예정이며
화물차가 정비되면 부탁해놓은 오미자 지주대용 오이용 하우스 파이프를 운반해와야합니다.
혼자서 하는 작업이다보니 모든것이 다 도움손을 필요로 하는데 고마운 이웃주민분들 덕분에
무거운 장비를 화물차에 실어올리는것도 거뜬히 해냈었습니다.
이웃사촌이 최고라는 말이 왜 생겼는지 실감을 하는 날들이었지요.
장비들을 수리업소에 맡겨두고 농업용 면세유신청서를 접수한 후 농장에 올라왔더니
휴대폰 충전을 위해 차키를 1단으로 작동시킨다는것이 2단으로 작동해놓는바람에
광센스로 자동작동되는 헤드라리이트가 켜져 밧데리가 몽땅 방전되어버렸더군요. ㅠㅠ
그래서 마을 사무장님께 카톡으로 SOS를 요청해두고 초저녁 잠에 빠져들었다가
산새우짖는 소리에 깨어 농막의 작은 창너머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더니
같은 하늘임에도 시시각각 그 모습이 달라지며 변신을 하는것이 산중의 평화로움을 더 해주었어요
방전된 차량 충전을 위해 마을에서 고마운 분들이 다녀가신 후
밧데리 점프과정에 잠시 기어를 중립에 두었던 차량이
시동진동으로 밭쪽을 향해 약 1m거리를 1시간동안 바닥을 살금살금 굴러 저 통나무까지 타고 넘어서는
약초농장 한가운데 서있던 큰 바위에 부딪히면서야 멈추어서는것이었어요 ㅠㅠ
그간 늘 세워놓을때마다 별일없이 안전했었던 과거의 무사안일한 경험이
기어중립상태에서 파킹으로 곧 전환해야만 한다는것을 깜빡 방심하게 한 결과가 저렇게 무서운 사고를....
다행히 트레일러 견인장치 덕분에 뒷 범프와 트렁크문이 살짝 찌그러졌을뿐 차량 주행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어요.
휴우~~~ ...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사고 순간을 생각하면 천만다행이라는 생각뿐입니다.
마치 천적에 끌려가며 발버둥치는 새끼를 따라 손도 써지못하며 애태우는 어미처럼 차가 멈출때까지 그냥 뛰어갔거던요 ㅎㅎㅎ
사륜정비를 마친 화물차와 사고난 승용차를 교환해다 놓고 다음날은다시 작업을 시작했어요.
채소밭 입구쪽에
굵은 칡넝쿨과 다래덩굴이 잡목들과 얽히고 설켜서 밀림처럼 우거져 있던곳을
야생 오미자밭으로 조성하기 위해
엔진톱으로 기초작업을 해두고 낫을 들고 하루종일 정리작업을 한끝에 저렇게 시원하게 하늘이 보이게 만들었답니다.
집에서 정성껏 챙겨서 싸준 반찬은 바쁜 작업중 허기를 채울때 밥만 지으면 곧장 먹을 수 있어 참 좋지요. ㅎ
마루와 다루는
밤새 넓은 산중 농장을 경계하느라 바쁘게 뛰어다녀서 그런지 해만 떠오르면
양지쪽에서 느긋하게 봄볕을 즐기더군요.
지난주에 습지와 응달에 각각 심어놓았던 제주도 유미님표 석창포가
보관기간이 길어서 심을때는 곰팡이까지 피어있는게 시들시들했는데 저렇게 파랗게 살아올라왔어요
이번주에는 여리님표 어성초와 태평농원님표 초석잠을 1평 남짓한 공간에 관찰학습용으로 각각 심어 놓았답니다.
화물차에 실어 놓았던 경운기 로터리는 혼자서 낑낑 거리며 폐오두막 옆에 내려놓은 다음
지난 겨울 농막 구들 작업을 할때 얼어붙어있던 흙덩이들을 덤프 작동점검을 하면서 깨끗이 청소했어요
약초 관찰학습 농장 일부 구역에는
이렇게 10여년전 경작을 하던 농부들이 방치해두고 간 폐비닐이 땅을 팔때마다 쏟아져 나와서
보일때마다 수거를 하고 있지만 언제나 끝이날지 ....
앞바튀 수동장치 사륜 기어박스를 통채로 교환했는데도 경사지에서 조금만 미끄러우면 헛바퀴가 돌아서
고육지책으로 이렇게 돌과 통나무를 적재함에 실어서 다니고 있는데
혹시 차량전문가 계시면 계속 이러고 다녀야하는지 도움 좀 부탁드립니다.
사고난 승용차 정비를 맡겨놓는바람에
이런 모습을 하고 사무실로 화물차를 끌고왔더니 다들 보시고서 이 무슨 해괴한 짓(?)이냐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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