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봉우리

지리산 구간 종주(태극능선 서북구간)

자연인206 2007. 6. 1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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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화) 밤 10시 57분 영등포역에서 남원행 무궁화호를 타고 지리산을 다녀왔습니다.

대학재학시절 동고동락을 함께 하였던 친한 선배(박종변(경영83))와 우연히 산행취미가 같다는것을 알게되어 동행을 하였습니다.

지리산 매니아들이 구분하는 종주는 크게 3가지로서

1. 동서간 종주(화엄사~대원사간 46.2km)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2.  태극 종주( 구인월-금성교에 이르는 99.6km)


3. 환종주(덕산-수양산-웅석봉-밤머리재-동부능선-천왕봉-세석-영신봉-삼신봉-외삼신봉-묵계치-배바위-주산-덕산 75km)

 


이번에 추진한 지리산 산행은 태극종주(태극문양처럼 형성된 산행코스에서 유래) 구간 중 서북능선(구인월교-3.7k-덕두산-1.3k-바래봉-1.7k-팔랑치-2.1k-부운치-1.2k-세동치-0.6k-세걸산-2.9k-고리봉-0.8k-정령치-2k-만복대-3.3k-고리봉-1.6k-성삼재-2.5k-노고단 산장 :계 23.7km, 소요 시간:14시간(휴식및 식사시간 포함 초보자 기준)과  주능선 노고단-임걸령-삼도봉-뱀사골-반선 15.7k 소요시간 : 9시간) 총 39.4km 구간이었습니다.

  

 

남원을 적잖게 찾았지만 이번만큼 불쾌한 인상을 느낀적은 없었습니다.

 

새벽 2시57분 남원역에 도착하여 뱀사골로 들어가는 첫차가 운행될때까지 시외버스 터미널 부근 찜질방에서 잠시 눈을 붙이려고 택시기사님에게 안내를 부탁했더니 터미널 근처는 찜질방이 없다시며 시외곽에 위치한 곳에다 내려주는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눈을 붙인 후 일어나서야 동행한 선배가 휴대폰과 소지품 몇가지가 들어있는 허리가방을 두고 내린것을 알고 선배 휴대폰으로 연락을 하였더니 택시기사님 왈 "휴대폰이 참 비싸보이는데 최소한 5만원은 받아야하지만 3만원은 꼭 사례금으로 주어야만 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불쾌함과 당혹함을 참지못한 선배가 시청 교통과에 신고전화를 하는 사이 택시 기사에게 뱀사골까지 태워다 주는 조건으로 3만원을 지불하면 어떻겠냐고 했더니 신고취소를 해주면 그리하겠다며 차를 황급히 몰아 뱀사골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선배는 총총히 근교 단거리 산행을 해온터라 뱀사골 초입부터 화개재 바로 아래 있는 산장까지 단숨에 내달려올라갔습니다.

 

풍부한 수량과 맑은 물을 자랑하는 뱀사골 계곡은 공단에서 얼마전부터 계곡출입을 통제하여 산장 가까이 가서야 출입금지선이 없는곳에서 잠시 계곡물에 들어가 세수도 하며 옴몸을 흥건하게 적신 땀도 씻었습니다.

 

 

뱀사골 계곡 통제와 함께 계곡수질 보호를 위하여 뱀사골 대피소까지 폐쇄 결정이 내려졌는데 다행히 매점과 취사장은 개방을 하여 그곳에서 이른 점심을 해먹고 화개재에 올라섰습니다.

 

화개재는 옛날 영호남이 물물교환(경남의 소금과 해산물<-->전북의 산나물과 쌀)을 하던곳으로 널리 알려진 곳입니다. 

 

 

산능선에 올라서자 일기가 고르지않아 시계가 흐리기는 했지만 반면에 무더운 여름 햇볕은 피할수있어좋았습니다.

 

 

삼도봉아래 펼쳐진 구릉과 산맥들은 언제나 다시 보아도 심해속 절경만큼이나 식상하지않고 웅장하기만 합니다.

 

 

늘 사진장소로 붐비던 삼도봉 표지석이 일기상태와 평일인 관계로 한산하였지만  시원한 계곡바람이 몰려오는 구릉쪽 바위 절벽위에서보았습니다.

 

 

첫날 밤은 노고단 산장에서 묵기로 예정되어 그대로 산장으로 향할 경우 시간이 많이 남을것 같아 잠시 반야봉에 들려보았습니다. 

 

 

빗줄기가 굵어지고 바람이 더 거세어 졌지만 움직일때는 견딜만하여 배낭 커버만 꺼내어 씌운채 산바람이 좋아 방수 쟈켓은 입지않았습니다.

 

 

여느때같으면 인파들로 붐빌 정상로는 우리들을 위한 길인양 한적하게 그림같은 풍경으로 비바람과 함께 했습니다.

 

 

지리산 물맛중 최고라고 하는 임걸령 약수맛을 본 후 심호흡도 하며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인 노고단으로 향할 채비를 하였습니다.

 

 

저너머 노고단이 언제나처럼 신비와 전설을 담은채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스로 밟고 땀흘리며 넘어온 길을 돌아보는 기쁨 또한 산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같습니다.

 

 

 

 

 

 

300m 아래 위치한 산장을 남겨두고 오늘 산행의 피로는 아랑곳없이 마음껏 여유를 부리며 가슴과 영혼에 지리산의 풍경들을 담았습니다.

 

 

노고단에서 산장으로 내려 가는 정돈된 돌길 좌우로 초병처럼 울창함을 뽐내며 서있는 나무들의 싱거러움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취사장에서 산벗들과 각자 준비해온 음식과 정성들을 나누며(이날은 제주도에서 산행을 오신 분들이 가져온 순수 국내산 오가피 열매 엑기스를 팩 소주랑 물물교환해 먹었지요 ㅎㅎㅎ)  저녁 식사를 한 후 취침 시간(21시 정각이 되면 관리실에서 강제 소등)전에 전시관을 잠시 둘러보았습니다.

 

 

새벽 5시 기상하기로 했던 계획은 밤사이 추락소동(?)을 일으킨 사람때문에 선잠을 잔 바람에 6시가 다되어서야 일어나 햇반과 라면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서북능선 코스로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화엄사계곡과 구례마을 그리고 섬진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에 서보았지만 비바람과 구름바다만 가득할뿐 아무것도 보이지않았습니다. 

 

 

성삼재 주차장을 등지고 우측 도로를 따라 100m가량 내려가면 좌측에 만복대 이정표가 있는데 주능선길과는 달리 노폭이 협소하고 수풀이 우거져 마치 오솔길 같은 길을 따라 부지런히 걸은지 1시간여만에 성삼재와 만복대 정중앙 표지판앞에 다다랐습니다.

 

 

정령치에서 2km 떨어진 만복대 정상입니다.

 

비바람이 여전히 거세어서 흙길로 된 내리막길은 스틱없이 그냥 내려가기엔 위험하였습니다.

정령치 휴게소에 도착해 시장기를 국수로 달래고 출발을 하려 하자 선배는 종아리 마비증세가 오는것 같다며 완주 포기선언을 하는것이었습니다.

 

혼자서 남원으로 내려가겠다는 선배를 그냥 보낼수 없어 다음을 기약하고 함께 하산을 하였는데 마을이 가까워지자 그곳에는 산중 기상상태는 마치 거짓말같이 맑은 하늘을 이고 있었습니다.

 

비록 목표한 구간을 완주하지는 못하였지만 악천후 속에서도 체력부족을 느끼지않고 계획시간을 크게 믿돌지않고 산행을 진행하였다는 사실에 만족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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