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까지 몰고오며 맹위를 떨친 대서 더위를 피해 일요일 오후 가족들과 함께 집을 나섰습니다.
목적지는 북한산 계곡중에서 그나마 사람들의 발길이 상대적으로 적은 삼천리골로 향했습니다.오래간만에 찾은 삼천사는 불볕 더위에도 아랑곳없이 시원한 신록을 병풍처럼 둘러치고 오가는 산사람들에게 변함없는 모습으로 쉼터가 되어주고 있었습니다.
삼천사 경내에 들어서자 말자 나오는 주차장 한켠에 고목을 타고 오르며 만개의 절정을 누리고 있는 능소화입니다.
다솔이는 산에 들어서자말자 디카를 찾길래 주었더니 앞으로는 자기가 촬영을 해보겠다며 이렇게 몇장 추억을 담아내었습니다.
삼천사 경내에 자리한 연못과 분수입니다.
전통미를 살리려했던 노력은 한것 같은데 흔적만 느껴질뿐 고증을 통해 어떠한 특징미를 살려내지는
못한것 같았지만 웅장한 북한산 서남쪽 기슭에 자리한 산사의 한여름에 바라보는 맛은 시원하기만 했습니다.
꽃잎술을 정갈하게 펴고서 하늘을 향해 부끄럼없이 피어있는 분홍빛 연꽃옆에 누군가가 따서 던져놓은 능소화가 잘어울립니다.
수면위에 편안하게 떠있는 연꽃잎과 송이송이 떠있는 능소화까지 연꽃으로 착각이 일만큼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피서를 목적으로 한 길이었기때문에 삼천사에서 얼마 떨어지지않은 바위계곡에서 짐을 풀고 더위를 식히기로 했습니다.
점심으로 준비해간 김밥을 먹고 평소 오가며 보아둔 동굴폭포에 들어가 도인 시늉도 해보면서 떨어지는 물줄기 밑에 앉아보았더니 소름이 끼칠만큼 시원했습니다.
오락가락하던 빗줄기가 지나가자 먹구름 사이로 간간이 햇볕도 비추어서 더위를 식히느라 폭포수와 계곡물에 젖은 옷을 넓은 마당바위 위에 걸터 앉아 말렸습니다.
6시가 다되어갈 무렵 간식이 떨어지자 다운이가 머리가 아프다며
꾀병을 부리는 통에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매표소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계곡물에는 피서를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휴일 여름 한때나마 가까운 자연속으로 다녀온 피서는 비록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계곡의 얼음골같은 생수처럼 청량한 시간이었던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