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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산행

자연인206 2005. 3. 24.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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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몇일 이런 저런 일들로 인해 복잡해진 머리도 식힐겸 그동안 나태해졌던 나 자신의 의지도 다잡을겸해서 북한산으로 나홀로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오늘따라 꽃셈추위가 기승을 부리며 강풍을 동반해 산행내내 바람을 안고 지고 다녀야만 했습니다

산행은 불광동 선림사 매표소에서 시작해 향로봉 - 비봉 - 사모바위 - 승가봉 - 문수봉 - 나한봉 - 나월봉 - 증취봉 - 용혈봉 - 용출봉 - 국녕사 -  의상봉 코스로 잡았습니다

2시 46분 입산을 시작해 하산시간은 6시40분경이 었으니까 약 4시간정도 소요된것 같았습니다

 


 

이번 산행은 촬영을 하지 않고 하산하려 했지만 용출봉 바로 아래 자리한 국녕사의 거대한 만불상을 보고나니까 그냥 지나칠수가 없었습니다

용혈봉에서 내려다보니까 예전에는 보지못한 거대한 황금빛 불상이 용출봉아래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사당암문에서 의상대로 바로 가지않고 국녕사까지 내리막길을 한참을 내려왔더니 반기는 것은 백구 한마리였습니다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니던 자유시간을 하나 꺼내서 한입 깨물어 던져 주었더니 돌아오는 길까지 쫒아다녔습니다

 


 

불공을 드리는 사람이 한사람 있었더라면 좌불한 저 불상의 크기가 얼마만큼 거대한지 비교가 될터인데 아쉽게도 불상만 덩그러니 담아왔습니다

아직도 공사중인 불상의 크기는  정말이지 가장하지않고 작은 동산만해보였습니다

불상주변에는 반원형으로 작은 불상을 모시고 있었는데 안내문은 따로 없었지만 만개의 불상을 안치하고 만불상이라고 부르는것 같았습니다

 


 

 의상봉능선에서 가파른 내리막길을 제법 내려간 국녕사에서 만불상을 둘러보다 산비탈이어서 어두워진 산그림자속에 혼자서 쌓여있자니 북한동방향으로 그냥 하산하고 싶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서해낙조를 의상봉에서 보고싶어 시작한 산행이어서 간사해진 마음을 다독거리며 다시 능선길로 거슬러 올라섰습니다

그렇게 의상봉에 올라서 바라본 백운대와 노적봉의 웅장한 위용입니다

흐린 날씨임에도 저녁햇살을 받아 주봉의 면모를 하얀  바위빛으로 광채를 띄고 있습니다

 


 

역시 의상봉에서 바라다본 비봉 능선입니다

아득하게 멀어져간 크고작은 수많은 봉우리들을 나홀로 오르고 내리며 숱하게 유혹하는 갈등과 싸우면서도 끝끝내 여기까지 왔습니다

 


 

산성 주능선 역시 문수봉부터 이번 나홀로 산행에서 내가 밟고 지나온 길들입니다

천의 얼굴을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북한산은 국립공원의 이름이 전혀 부끄럽지않은 명산입니다

 


 

뿌연 하늘속에서도 서해로 떨어지는 태양은 눈부시기만했습니다

바람이 얼마나 거세게 불어대는지 바위절벽에 올라서서  라이온킹처럼 혼자서 낙조를 관조하려던 계획은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수평선으로 사라지는 일몰을 볼 요량으로 택한 코스였지만 흐린 하늘때문에 낙조가 힘들듯해 아쉬웠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하산했습니다

 


 

의상봉 하산로 초입에 서 있는 괴석입니다

아마도 어떤 이름 하나 정도는 얻어서 있을것 같은 바위였지만 안내문이 없어 답답했습니다

 



하산을 마치고 산성매표소 진입로에서 지하철역까지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사이 해가 저물고 달이 원효봉 위로 떠올랐습니다

오늘이 보름인지 달모양이 넉넉해보였습니다

4시간만에 다시 돌아온 문명의 세계에 다시 서있는 나의 모습은 어디론가 달려가는 자동차들 물끄러미 바라보며 나를 목적지까지 운반해줄 또 다른 자동차를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는 조바심을 갖는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산중 4시간만큼은 출가한 승려마냥 속세에서 나를 괴롭히던 모든 상념들로 부터 가장 자유로운 시간들이었으며 행복한 순간들이었습니다

언제고 이처럼 마음의 때를 벗고 싶을때면 한계에 도전하는 나홀로 산행을 멈추고 싶지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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