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어 축제
겨울은 초보 농군 입문자에게도
다소 재충전의 여유시간을 선물로 주어서 어느새 반백으로 서리가 내려앉은 머리 염색도 해보았어요.
지난해 두딸이 생일 선물로 사준것인데 미루다 미루다 이제서야 ㅎ
그래도 해놓고 보니 다들 참 잘했다고 하니 기분이 좋았어요.
겨울산에서 산중 농장을 지키고 있던 견공들에게
보양식으로 생닭과 각종 부속물을 사다가 한마리씩 던져주면 개눈감추듯 꿀꺽해버리고는 좋아서 어쩔줄 몰라합니다.
요즘은 산중에서 주로 시간이 날때면 이렇게 풍산개 가족들을 데리고 눈쌓인 숲속으로 산행을 한답니다.
그러면 녀석들은 산짐승 흔적을 따라 사냥 본능을 억제하지못하고 눈에서 사라졌다가
돌아와서는 주변에서 저렇게 눈속에 얼굴을 파묻고 보물찾기를 하기도 합니다.
고양이 구름이는 다용도실에서 들쥐 잡기 경계를 서다 목이 마르면
얼어붙은 물통을 버리고 저렇게 흐르는 물을 먹겠다며 싱크대에 올라와서 ㅎㅎㅎ
숲속을 거닐다보면
청청한 겨우살이 나무 아래에서
멧돼지들이 먹이를 찾느라 눈밭을 갈아 엎어놓은 흔적들이 자주 보였어요.
해가 저물때까지 숲속에서 한참을 머물다 달이 떠오르는것을 보며 오두막으로 되돌아왔어요.
적막한 숲속에서
겨울바람에 마른 나뭇가지들이 부딪혀내는 소리만을 조용히 듣는것만으로도
세상시름으로 일렁거렸던 영혼이 잠시나마 진정되는듯해서
다시금 숲을 찾아들게 하는것같아요.
동지섣달 기나긴 산중의 겨울밤도 황토구들에 장작 몇개로 따끈한 군불을 지펴주면 끄떡없이 지낼 수 있어서 좋답니다.
읍내는 세계적인 겨울축제장으로 알려진 산천어축제 준비로 분주했어요.
산천어 겨울낚시에서 출발한 몇일짜리 짧은 산골 마을의 지역축제가
지금은 약 3주간에 걸쳐서
얼음판을 배경으로 즐길수있는 각종 겨울놀이들을 마음껏 체험할수있는 겨울 놀이 백화점으로 바뀌었어요.
가족과 연인을 동반한 가운데 해마다 찾는 이들이 늘어간다고 합니다.
혹시 효사모 농장일기 애독자분중에 산천어 축제장을 방문하고 싶은데
숙소비용이 너무 부담되셔서 고민중이신분이 계시다면 한두분 정도는 효사모 산중 오두막을 렌트해드릴수있읍니다.
단, 아래와 같은 조건을 ㅎ감수하셔야만 됩니다.
1.4명이내로 평일에 이용하셔야 합니다.
2. 차에서 내려 약 1km이상 산길을 따라 걸어올라가실수있어야 합니다.
3. 난방은 직접 군불을 지펴야 합니다.
4. 자연순환식 화장실을 이용해야합니다.
5. 취사나 세수는 찬물을 이용해야합니다.
이런 조건을 추억(?)으로 감수하실수있는 분들중 이용을 희망하신다면 이용 희망일 7일전에 저에게 쪽지나 메일을 남겨주세요
아~참 이용료는 ㅎㅎㅎ 자율책정(물론 무료도 가능)입니다.
지난주에 축제준비로 여념이 없던 텅빈 빙판이
이번주 개막일에 저렇게 많은 인파로 뒤덮여서 축제의 인기를 짐작케 해주었어요
어려운 경제여건과 심란하기만한 뉴스들때문에 겨울추위만큼 웅크려서 지내셨던분들께 적극 추천드립니다.
주말에는 야외로 나오셔서 이런 축제장을 찾아
모든 시름 내려놓고 그져 자연속에 몸을 맡겨보세요~
심신이 가벼워져 반드시 새로운 활력을 되찾으실 수 있을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