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우리

동물의 세계?

자연인206 2014. 12. 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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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부지방은 폭설피해로 아우성인데 정작 강원도 산골마을은

눈은 고사하고 지난주에 한차례 내린 비가 그친 후로 아무것도 내리지않아 겨울 가뭄으로 식수원까지 말라가는 지경이라고 하네요

 

 

농장으로 진입하는 마을 초입의 비포장길이 드디어 포장을 시작했어요.

비만 오면 흘러내리던 밭둑은 석축으로 말끔히 단장을 하고 길은 콘크리트 포장을 하기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네요.

다음주쯤이면 포장로를 밟을수있겠어요

 

 

산중에는 숲이건 밭이건 겨울빛으로 가득합니다.

한쪽에 있는 사과나무 잎사귀만 제일 늦게까지 푸르름을 지키고 있다가 이제서야 갈색으로 변해가네요 

 

 

지난해까지만해도 노출관으로 식수며 생활용수를 사용하다보니

외기온도가 영하5도 밑으로만 떨어지면 관이 얼어버려 봄이 오는 3월까지는 물을 사용할수가 없었는데

올해에는 봄에 지하1m 깊이로 배관을 매설해놓았더니 영하 13도까지 떨어졌는데도 물이 잘 나와서

봄에 고생하며 투자한 보람이 있어서 참 좋았어요.

 

앞으로 낮기온까지 몇일 연속 영하10도 이하로 떨어졌을때도 잘 나와야할텐데 ㅎㅎㅎ 

 

 

취수원 결빙 상태를 관찰하려고 올라가는 길에 보니까 도중에 얼어서 터진 노출관에는 얼음기둥이 키를 키우고

취수 계곡에 꽂아놓은 음용관 아래에도 고드름이 거꾸로 자라고 있네요

 

 

다락에 늘어놓은 청도반시 감말랭이는 제법 꼬들꼬들해져가네요

 

 

농장을 비운사이 견사에 가두어 놓았던 다루가 또다시 견사를 뚫고 탈출한 구멍을 찾아 단속을 해놓고

이곳 저곳 손을 보며 보수를 했어요 

 

 

한참을 견사 청소작업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아기 강쥐들이 으르릉 거리는 소리를 내서 둘러보니까 어

디서 처음보는 짐승껍질을 물고 다니며 다투고 있고

다른한쪽에서는 다루가 왠 뼈다귀를 물어 뜯고 있는것이었어요.

 

그래서 뭔 뼈인가하고 가까이 다가갔다가 완전 깜짝 놀랐어요.

고라니 다리 뼈로 보이는 부위를 통채로 해체해와서는 ....ㅡ,,ㅡ;;

몸통은 어디에 있는지 ...ㅠㅠ

 

제가 농장을 비운사이 견사를 탈출한 다루가 산짐승을 추격하여 혼자 사냥에 성공한 후 전리품을 일부 가져온 모양이었어요.

동물의 세계가 따로 없는 진풍경이었지요...

 

개들이 닭이나 오리, 토끼같은 가축들은 물어서 죽이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지만

먹기까지 한다는 얘기는 듣지못해 무척 당황했더랬습니다.

 

어릴때는 몰랐는데 나이가 3살이 되어가자 사냥본능이 얼마나 발휘되는지 농장주변에 얼씬거리는 산짐승들을 자꾸만 물어오네요

야성이 난무하는 사파리도 아니고 한번씩 야생동물 사냥을 해오는 이 녀석들때문에 고민입니다... ㅡ,,ㅡ;;

 

 

반면 고양이 구름이는 개들이 사냥을 나간틈을 타서 오두막 앞 텃밭까지 거닐며 영역을 넓혀갑니다.

요녀석도 주인이 옆에 있으면 개들도 공격을 안한다는것을 눈치채고 얼마나 깜찍하게 개들에게 도발적인 장난을 하는지 모릅니다.

 

 

풍산개 가족들의 놀이를 지켜보면 아기들과 암수의 놀이가 서로 다른것을 알수있어요.

아무래도 숫컷들은 남정네들같이 활동적인 놀이를 좋아하고 암컷들은 아기자기하고 재롱이나 붙임성이 훨씬 좋았어요.

 

 

폭설로 고립이 될수있는 상황을 대비하기위해

식수와 먹이통을 대용량 고무통으로 바꾸어 주고 물을 채우자 금새 꽁꽁 얼어버렸어요.

 

이렇게 식수가 얼어버리면 개들은 어떻게 하나 보았더니 ㅎㅎㅎ 얼음이나 눈을 핱아서 먹더군요.

 

 

여느때처럼 산중에 겨울밤이 찾아들면

적막과 고독을 즐기기위한 준비를 해야합니다.

 

 

구들을 뎁히기위해 군불을 한참 지피면 숨구멍으로 치솟던 연기는 굴뚝 꼭대기로 힘차게 빠져나갑니다.

그러면 얼마지나지않아 웃묵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는데

그때 군불을 그만 지펴야지 그렇지않으면 방이 너무 뜨거워서 찜통이 되어 버립니다.

 

 

군불을 지펴놓고 구들방에 들어서보니까

곧 되돌아오실듯 어머니께서 작업을 하시다가 만 강냉이 바구니와 요리에 써시려고 까놓은 마늘 몇쪽이

어머님의 빈자리를 느끼게 했어요...

 

저 강냉이는

들쥐들이 파먹다 만것들과 상태가 불량한것들을 모아서 놓은 것인데  내년봄에 닭을 키울때 먹이로 이용하시겠다고 ...

 

 

똑 같은 자리에서 맞이하는 풍경인데도

시간과 계절 그리고 날씨에 따라 가슴과 영혼에 남기는 흔적이 서로 다릅니다.

 

어느날은 기쁜 풍경으로

또 어떤날은 슬픈 풍경으로 ...

그리고 다른 날은 아주 무서운 풍경으로도 ...

 

 

눈이 많이 내리지않은 덕에

요즘은 시간날때마다 차도 주변에 쓰러진 나무가 있으면  찾아서 땔감으로 쓰기위해 토막을 내서 실어오는 일을 주로 합니다. 

이번주에는 존재님께서 소개해주신 전통 항아리도 몇개 구입해다가 놓았네요.

 

 

작년 이맘때를 되새겨 보면 하얀눈으로 온통 설국을 방불케 했었는데 올해 산중 오두막 풍경은 마치 가을 하늘 같아요.

 

푸른 하늘과 잿빛하늘

칼라풀한 오두막과 회색빛 오두막...

 

마치 우리 인생길처럼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합니다.

내일은 또 어떤 모습의 풍경과 생활이 우리를 기다릴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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