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로
지난 보름간은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무척 바쁜 나날이었습니다.
효사모 발효교실 23기 수도권강좌 - 문경 오미자 축제 참가 - 제천 한방박람회(발효한약국제심포지엄 추계학술대회) - 화천농장 ...
이론과 실습 수업을 통해 발효액에 대한 정확한 정보습득을 희망하시는 효사모님들과 함께
수도권 지역 발효교실 23기 강좌를 함께 하며
발효액 제조원리- 올바른 발효액 관리방법- 발효액을 활용한 술과 식초 만들기..등에 대해 공부했어요.
(혹시 관심있으신 분들께서는 매월 진행하는 효사모 정기강좌를 참여하시면 된답니다.^^)
지난해 일부 매체의 발효액에 대한 왜곡폄하 보도 후유증은 매실-오디-복분자에 이어 오미자까지 그 여파가 이어진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발효재료 시장 자체가 실종됨으로써 농산물 가격 폭락 사태로까지 번지게되어
문경 오미자 축제장도 왕년의 화려한 열기를 찾아볼 수가 없음을 현장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었어요.
축제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문경오미자 행사장에 방문한 인파는 총 6만여명, 판매액은 21억 가량으로
예년의 절반정도에 불과한것으로 집계되었다고 합니다.
효사모님들과 함께 행사장 관람-수확및 발효액 담기 현장체험- 문경새재 자유관광시간을 하다보니 하루해가 짧았어요.
제천 한방 바이오 박람회장에 방문하기위해 가는 길에
옛길 정상에 있는 박달재 휴게소에서 잠시 쉬며 산책삼아 잠시 둘러보았는데
박달재의 유래가 된 박달선비와 금봉낭자에 얽힌 전설을 나무 조각으로 재미있게 잘 표현해놓아서 심심하지않았어요.
쉬엄 쉬엄 도착한 한방 바이오 박람회장은 행사 마지막날이어서 그런지 평일 주간시간임에도 적지않은 인파들로 북적였어요.
박람회장에서 충청대전지역 효사모님들과 가진 벙개 모임은 정말로 벙개처럼 번쩍하고 가졌답니다. ㅎㅎㅎ
한국자원식물학회가 주관한 제8회 발효한약국제심포지엄 추계학술회에 연사로 초청받아서
"당분의 종류가 발효액의 품질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하고
발효산업 부흥을 위한 학계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당부하는 호소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연일 이어진 지방출장으로 한주 걸러 다시 찾은 농장에는 큰 변화가 있었어요.
얼마전에 농장으로 가는 비포장 진입로의 불편함을
군청에 읍소한 결과
불과 한달도 안되어 이렇게 뚝딱하고 놀라운 선물을 받았기때문입니다.
건기에는 물이 흐리지않지만 우기에는 골짜기로 고인 빗물이 쏟아져 길을 덮치는 바람에
늘 비포장 길이 도랑으로 바뀌고는 했는데 이제는 군청에서 저리 튼튼한 우수관을 묻어주어 걱정을 덜게 되었어요
폭우때 물이 넘치며 쓸려내려간 석축은 아주 큰 바위로 다시 쌓아주었어요
나즈막한 고갯길에도 빗길에 미끄러지지않고 통행을 잘 할수있게 부분적으로 콘크리트 포장을 해주셨어요
더우기 두번째 개울부터는 폭우때마다 물이 넘쳐
길인지 절벽인지 분간을 할수없을 만큼 바껴버리곤 했던 구간도 포장을 말끔하게 해주셨어요.
예산 사정상 당장은 부분 포장에 불과했지만
시민의 불편사항을 시민의 입장에서 헤아려주는 공무원들의 발로 뛰는 현장 행정에 절로 신뢰감이 느껴졌답니다.
지난주에는 황토농막 바닥재도 드디어 최종 마감을 했답니다.
그간 임시로 시공해놓았던 소포지를 모두 뜯어내고 영구 바닥재 황토석으로 마무리 했는데
막상 해놓고 보니 저는 이렇게 하기를 너무 잘하듯한데 ㅎㅎㅎ 어떠신지요?
농장에는 노모께서 보살피는 가운데 다루가 네번째 아가들을 무사히 출산해놓았어요.
자그마치 7마리(암5,숫2)씩이나~ㅎ
모성애가 얼만 강한지 자기 3번째 아들은 예외이지만 신랑 마루가 아가들 곁에 오는것은 무척 싫어했어요
아가들중에는 유독 큰 녀석과 너무 차이나게 왜소한 녀석이 있어서 따로 분리하여 수시로 특별수유를 해주었는데
이렇게 인위적으로 수유를 하는것이 잘 한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몇차례 출산과 육아를 훌륭하게 수행한 다루는 다산을 해놓고도 그리 힘들어보이지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
들쥐 소탕임무를 띠고 동반가된 구름이는 터앙 종류로 보이다고 하는데 장난끼가 심하고 호기심이 많아서
풍산개 산모 다루에게도 겁없이 도발을 하다가 물려서 얼굴에 흉터가 저리 남았어요....ㅡ,,ㅡ;;
ㅎㅎㅎ 다행히 피딱지는 떨어졌는데 마치 조폭냥이 같지요?
김장배추밭을 둘러보는데 이게 왠일입니까요....ㅠㅠ
전기목책 설치이후로는 철통보안을 유지해서 안심했었는데
이번주에는 어떻게 침투했는지 멧돼지가 배추밭을 저렇게 아수라장을 만들어 버리고 도망을 갔네요....
가뜩이나 늦게 심어서 생육부진을 보이던 배추들이 뒤늦게 세력을 확대하기 시작해 안도했었는데
뿌리채 파뒤집어놓는 바람에 대부분이 시들 시들 말라가고 있었어요
잘 자란것은 손바닥보다 크게 자란반면 멧돼지에게 뽑혀버린것들은 절망적이기만했지요
그렇지만 혹시나하고 다시 옮겨심은 후
물을 듬뿍 주고 하룻밤 자고 일어났더니 기적같이 생기를 되찾아서 얼마나 고맙고 감사하던지요
무지한 주인을 만나 겨우 겨우 생명를 유지하는 고추며 가지는
잡초랑 공생을 하며 마지막 힘을 다해 가을의 결실을 선물하기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산중에는 산밤이 낙엽처럼 떨어지고 있어요.
돌배도 한개 두개 떨어져 요행히 들쥐 먹이가 되지않고 제차지가 된것들이 제법입니다.
보이는데로 줏어다 놓고보니 무게가 8kg가까이 되어 발효를 시켜놓았어요
이번주말에는
오지 산골에서 그야말로 자연 그자체만으로 힐링을 꿈꾸는 벗들이 다녀가며 효사모 농장 풍경을 이렇게 담아주고 갔어요
일행들이 저마다 챙겨온 약초 삼계탕,대하구이,막 낚아온 농어와 우럭회,목살구이,군밤...
깊어가는 산중의 밤이슬을 맞으며 새벽이 다되어가도록
별미기행을 이어갔어요.
밤새도록 30년 세월동안 쌓아온 우정을 추억속에서 보듬던 벗들은 신
작로 부분개통 축하라도 하는양 기념사진도 남기고
날이 밝자 설거지며 분리수거까지 세심하게 챙기며 흔적들을 말끔히 정리하고서는 바람처럼 홀연히 사라졌어요...
다시 적막만이 감도는 고요한 오지산중 농막에는 낙엽만이 드문 드문 날리며 바람에 젖어듭니다.
이렇게 건강한 만남을 언제까지고 이어갈수있을지 아무도 장담할수없는 인생이다보니 더 아쉽고 미련이 남는듯합니다.
늙은 호박 한덩이를 풀숲에서 득템(?)한 친구의 표정만 보면 아직도 철부지같기만 한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