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우리

누구일까요?

자연인206 2014. 9. 1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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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으로 선선해진 날씨는 산중에서 더 더욱 확연한 기온차이를 느끼게 합니다.

 

그래서 동행하신 노모께서 한기가 느껴지신다고하여 점심녁부터 묵은 고래에 불을 넣기 시작했더니

두꺼운 방구들이 저녁무렵에서야 찜질방처럼 온기를 뿜어내었어요.

 

한동안 불을 넣지않다가

이렇게 간만에 군불을 지피면 습이 들어찬 구들이 마르고 열을 품을때까지는 불이 잘 안지펴지며 연기가 많이 납니다.

 

 

아직은 밝기가 남은 한가위 달에게 자리를 내준 노을이 지고

산중에 어둠이 내리면

산등성이가 연출하는 실루엣이 그림처럼 펼쳐졌다가 여명과 함께 그 자리에 운무가 채워지면서 다시 아침이 밝아옵니다.

 

 

 화물 자동차 정기검사를 받으러 읍내에 나간 길에 비포장 산길에 부서진 하채 프래임 용접도 하고 몇가지 정비를 했어요

 

 

돌아오는 길에 자갈을 한차 사와서 지난 여름 장마에 깍여나간 마당 이곳 저곳에 깔아주었어요.

 

 

배추밭을 둘러보았어요.

 

지난주에 벌레가 모두 갉아먹어버린 모종에도

친환경 액비 제타를 분무해주었는데 이렇게 기적처럼 새잎을 내밀며 반갑게 인사를 하네요.

 

맨위의 모종이 건강한 상태의 배추이고 나머지는 새로 싹을 틔운 기적같은 새잎이랍니다.

 

 

척박한 땅에 그냥 방치한 모종과 친환경 특수 영양원 제타를 뿌려준 모종의 성장 비교입니다.

사람이나 식물이나 먹은 만큼 건강하고 잘 자라는게 확연하게 보여지네요.

 

 

이제 농장 생활에 완전 적응한 고양이 구름이는

풍산이들도 두려워하지않고 제세상을 만난듯 다목적실 창고안에서 주인행세를 톡톡히 하고 있어요.

 

 

분만일이 다가오는 만삭의 다루 고통을 아는지 모르는지 신랑 마루는 사방천지를 휘감고 다닙니다.

 

 

배에는 새생명을 잔뜩 잉태하여 내일 모레면 꼬물이들을 세상으로 맞이할 다루는

아들 사랑이 사랑이 얼마나 지극한지 틈만 나면 진드기를 잡아주며 갖은 장난도 다 받아줍니다.

 

 

산중에서 얻은 수확물들입니다.

 

삼채 부침개도 해먹고 막 따온 토마토도 먹으며 하루 하루를 보내다

어느날은 뒤늦게 떨어진 돌배를 한바가지 줏어다가 술도 담고 발효도 시켜놓았어요.

 

벌레 먹은 사과가 맛있다는 말처럼 야생 돌배도 마찬가지더군요.

 

 

친환경 작물 영양제 제타의 위력을 실감한터라

이제는 그동안 일체의 시비도 하지않고 방치했었던 오미자밭에도 엽면살포를 해보았어요.

영양부족으로 말라가는 저 잎사귀들이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기대가 됩니다.

 

자연 재배 고수라는 나름의 원칙이 작물을 얼마나 고통받게 했었던 무지(?)의 소치였는지 절감하는 날들입니다.

 

 

들쥐떼들의 공격으로부터 그나마 명을 부지한 팥이 어머님의 한해 정성을 담아 잘 영글어서 수확되었어요.

 

옥수수,땅콩,호박,참깨까지 들쥐들의 재물로 잃어버린뒤여서 그런지

팥을 작은 쪽바가지로 한바가지를 수확하신 노모는 연신 싱글 벙글 행복해 하시더군요.

 

어제는 더 추워지기전에 지난해 놓았던 구들바닥의 틈새도 메우고 바닥을 황토대리석으로 시공하기위해

임시로 붙여놓았던 초배지와 소포지를 물을 흠뻑 뿌리고 뜯어 내었어요.

 

 

 

이번주에는 문화계에서는 소문난 연극인 겸 영화배우 부부 내외분의 방문이 있었어요.

답답한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건강한 자연의 에너지가 물씬 풍기는 화천으로 귀촌을 준비중이시라고 합니다.

 

맛있는 선물까지 챙겨서 오신 이분들이 ㅎㅎㅎ 누구신지 아시죠?

 

 

 

멀리서 방문해주신 귀한 손님들을 배웅하고 시금치를 파종하려고 읍내에 나가는 길에 만난 노부부입니다.

 

허리가 낫처럼 굽어서도 함께 다정히 경운기에 나란히 타고 험한 산길을 올라와 벌초를 하고 내려가시는 모습에

아름다운 황혼의 참사랑이 느껴져 가슴이 시컨했어요.

 

산중의 가을은 노부부의 따뜻한 삶처럼 보이지않게 느릿느릿 다가 오는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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