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살림살이
다시 또 한차례
거센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농장은 가을의 결실 소식이 안겨주는 기쁨으로도 달랠수없는 아픈 상처도 남겨놓았습니다.
지독했던 봄
가뭄을 견디지못하고 대부분 말라 죽어 버리고 늦 여름 태풍에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오미자밭은 내년을 기약해야합니다.
두번째 태풍까지 잘 견뎌주었던 캠프 천막은
세번째 태풍을 이겨내지못하고 동풍에 시달렸던 동쪽 버팀줄이 끊어져 작두콩과 함께 땅바닥에 뒹굴고
네군데 기둥을 감싸고 있던 찍찍이도 해체되어 바람에 나풀거리고 있었습니다.
이번주에는 농장에서 가장 큰 작업 목표가 6인용 피크닉 테이블 두세트 도색및 조립이었지요.
처음엔 농장에 무성한 나무를 활용하여 직접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꿈만 꾸다가 세월만 허송할듯해서 기성품을 구입해 조립하기로 작전변경~ㅎㅎㅎ
오픈마켓에서 구입했는데 두세트다 보니 배송비가 장장 \65,000원이나 들더군요 ㅡ,,ㅡ;;
더구나 농장까지는 배송이 안된다하여 읍내까지 직접 가서 찾아와야하는 ㅠㅠ
도색제품이 무색 제품에 비해 가격차이가 많이 나서
일단 무색제품으로 구입하여 방부용 도료(오일스텐 3.5리트)를 별매하여 직접 칠을 해보았지요.
이틀에 걸친 칠 작업과 조립 작업끝에 탄생한 테이블입니다.
하나는 캠프 입구 소나무 그늘 아래 배치하여 한낮 더위를 피할수있게 하고
다른 하나는 캠프 바로 옆에 설치해놓았더니 캠프 분위기가 한결 ㅎㅎㅎ
그동안 중고 재활용품 일색이었던 캠프 살림살이중 신제품 제1호로 기록~ ^&^
이번주에는 아침마다 유난히 산안개가 자욱하게 밀려와서는 산중농장을 가득 채워주었어요
아침작업을 마치고 지어놓은 밥 뜸이 들어가는 동안 혼자서 새로 만든 탁자에 앉아 따뜻한 차도 한잔 해 보았어요.
캠프에서 식사는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분들이 계셔서 공개해드립니다. ㅎ
이렇게 LPG용 가스렌지를 사용해서 식사를 ~반찬은 어떻게 하냐구요?
집에서 몇일 분량의 밑반찬을 아이스박스에 담아가서 ~^&^
식사를 마치고 농장을 한바퀴 산보하며 만난 산밤인데 막 떨어진것이어서 껍질을 까 하나 먹어보았더니 맛이 좋았어요
갱년기및 부인병 질환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 산구절초가 청아한 빛깔을 띄고 여기저기서 앞다퉈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악취와 잡냄세 제거에 탁월한 효능이 있어서
예로부터 선조들은 설거지할때 생선비린내를 잡거나 추어탕이나 보신탕에 넣어서 사용했다고 하는 꽃향유(방아)~
입냄세가 심할때도 잘 다려서 먹으면 효과가 있다고 하지요
잎사귀를 부비면 박하냄세가 난다고해서 붙여진 산박하~
음지에 있는 단삼은 이미 꽃대에 단풍까지 ~
가는 쑥부쟁이일까요?
100m 줄자를 이용해서 약초농장에 산야초를 식재하기 위한 배치계획 설계를 시작해보았습니다.
우선 세로 100m 가로 40m 구역을 중심 구역으로 정해서
가운데 3m 통로를 두고
좌우에 바둑판식으로 1평(3m*3m)규격씩 약초들을 배치하려고 합니다.
각각의 가로줄에도 1m 넓이의 지선 관찰로를 두고 구역을 세분화 해보았더니 약 300여종의 산야초를 조성할 수 있을것같습니다.
이번에 캠프에 도착하였을때 우리에 가두어 놓았던 마루와 다루가 보이지 않아서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한참을 부르며 찾아다녀도 감감 무소식이어서 거의 절망하던 순간에
숲속에서 쏜살같이 달려나와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펄쩍펄쩍 뛰며 반겨주어 얼마나 가슴을 쓸어내렸는지 ㅎㅎㅎ
마루와 다루의 야성은 날이 갈수록 더 해져갑니다.
마루에 비해 덩치 차이가 많이 났던 다루도 이제는 마루와 큰 차이없을 만큼 쑥 자랐답니다.
어느날 아침 파로호에서 하늘로 자라기 시작한 안개바다가 앞산까지 감추었다 내놓았다를 반복하며 마술을 연출합니다.
아침기온이 10도까지 내려가다보니 가지를 다친 붉나무는 벌써 단풍까지 들기 시작했어요.
캠프 입구에 자생하는 백하수오 잎사귀에도 노란 낙엽이 물들기 시작합니다.
밤새 야간 경계(?)를 서느라 분주했던 마루와 다루는 해가 떠면서 경계를 늦추며 한가로이 졸며 낮잠 준비를 ㅎㅎㅎ
버섯철을 맞아 산속으로 찾아드는 약초꾼들이 산골짜기에서 내는 인기척때문에 연신 짖어되는 마루아 다루를 데리고
하루는 반나절 동안 뒷산을 둘러보았어요.
숲속에서 제일 먼저 까치버섯 한송이가 실하게 반겨주더니
얼마지나지 않아 우산나물 아래 숨어있는 싸리버섯이 눈에 들어왔어요.
산능성이로 올라서자 노루궁뎅이 버섯도 작은 것들이 드문 드문 보였어요.
송이버섯은 끝내 구경을 하지못한채 능이버섯 딱 한 송이에 만족하며
하산하던 계곡 주변에서는 박달나무 고사목에 붙어서 싱싱하게 자라고 있던 산느타리 몇송이도 얻어왔네요.
좀 더 높이 올라가보았더니 이런 슬픈 풍경이 ...ㅠㅠ
아마도 지난 겨울 겨우살이를 채취하려고 참나무 군락지를 저렇게 몽땅 잘라버린 모양입니다.
더구나 바람이 강하게 부는 산능성이에서 불까지 피워놓고 ㅠㅠ
아무리 돈벌이에 급급한 세상이라지만 후년을 기약하지못하는 저런 나쁜짓(?)만큼은 하지않아야될텐데 ....
위장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3대 약초중의 하나인 삽주도 열매를 맺고 고개를 숙이고 있네요
나물밥 재료로 인기가 좋은 고려엉겅퀴(곤드레)같지요?
숫당귀가 번식을 위해 열매를 풍성하게 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 숫당귀까지 몽땅 캐서는 열매도 마져 맺지못하게 해놓고 가버린 양심불량 산꾼들이 미웠어요. ㅡ,,ㅡ;;
홀아비 꽃대도 단풍이 들려는지 잎이 시들어 가고 있어요
오전에 잠시 뒷산 나들이를 마치고 다시 작업 시작~
구획을 정한 약초농장 6번 구역에 자생하는 나도송이풀을 제외하고는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이렇게 앞으로 1구역 1구역씩 자생약초를 중심으로 식재를 해나가다보면
몇해뒤에는 효사모 약초농장에서 다양한 발효재료들의 4계를 모두 관찰할 수 있게 되겠지요.
작업을 하다 땀도 식힐 겸 잠시 산바람을 쐬며 해산 주봉을 둘러보는데 깊어가는 산중농장의 가을 하늘이 참 맑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