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우리

마비되어 가는 농로

자연인206 2012. 8. 2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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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방문차량 구난과정에 엉망이 된 농장 내부의 농로상태가 너무 염려되어

차량을 농장 입구에 세워놓고 조심스럽게 캠프로 걸어서 올라가보았습니다. 

 

 

아직 완전히 다져지지않은 비포장 길이다보니 미끄러운 날은 4륜이 아닌 차량이 진입하게되면

바퀴가 공회전한 부분은 모두 엉망이 되어서

날이 맑을때 구석 구석 다시 삽질로 흙과 돌을 퍼다 붓고 수평이 되게 보수를 해야 합니다.

 

이처럼 산골오지 농장일의 절반은 사실 농로 다지고 관리하기라고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표도 나지않으면서도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할수있습니다.

이런일은 군청에서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그날이 올때까지는 힘들어도 끙....ㅡ,,ㅡ;;

 

 

지난번 구난과정에 쑥대밭을 방불케하였던 캠프입구 삼거리인데

진흙 범먹이 되어있을것으로 예상했지만 생각보다는 덜 심각해서 다행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우중에 훼손되면서 노면속까지 물을 흠벅 먹은 땅은 차량이 다니기에는 아직 안전해보이지는 않았지만

차량을 4륜상태로 조심스럽게 주행하면 될듯한 욕심에 한 두어번 오르내리다

결국 저 뻘같은 노면에 거미줄에 걸린 잠자리마냥 갇혀서 한참을 고생한 뒤로는 차량을 두고 오르내렸답니다. ㅎㅎㅎ

 

이제 저 길은 태풍이 지나고 맑은날이 연 3일 이상 계속될때까지는 차량통행이 힘들듯합니다. ㅠㅠ

 

 

농장에서 내려다보이는 구릉사이로 파로호에서 일렁이며 장관을 연출하는 산안개가

연일 오락가락하는 빗속에 다시 새벽아침을 열어줍니다.

 

 

농장에 산야초들을 모두 심을 동안 만큼은 가급적 전기없이 한 몇해동안 만이라도 지내볼 작정이었지만

올해처럼 극심한 가뭄이 찾아오면 급수시설이 되어있지않을 경우 애써 가꾼 작물들이 모두 고사될수있다는 걱정때문에

지금은 최대한 빨리 전기를 끌어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전기설치 대행업체에 연락하여 갈대너머로 보이는 마지막 전주로부터 농장까지 현장 답사를 함께 했지요.

 

그런데 농업용 전기 무상 설치 유효거리가 200m이다보니 그것을 초과하는 거리는 5만원/m 이어서

개인적으로 추가부담해야할 금액이 수백만원 이상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ㅡ,,ㅡ;;

 

 

전기 설치 대행업체가 돌아간 후 김장채소 밭갈이 작업을 하는데

인근 지역으로 산행을 오신 효사모 특별회원님이신 풍운도객님과 풍천님 일행이

농장에 잠시 들리시겠다는 반가운 전갈을 주시어 

마루와 다루를 데리고 농장 입구로 마중을 나갔지요

 

 

저멀리 마을쪽에서 낮선 차량소리가 들리자 경계를 잔뜩한 마루와 다루가 달려나가 짖다가

차량이 보이자 다시 도망을 쳐오기 시작합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동안 어슬프기 그지없는 캠프에 갑자기 방문하신 손님들이라

마땅히 대접할 것도 없고 하여 라면 국물과 커피로 점심요기를 가볍게 하고 배웅해드렸더니 얼마나 죄송하던지 ...ㅜㅜ

 

 

이번주에는 대파 3단과 배추 모종 한판을 추가로 구매하여 자투리 공간에 마져 심어놓고

갓도 한쪽에 밭을 잘 일구어서 뿌려놓고 왔답니다.

밀림을 방불케 우거져있던 밭둑의 나무들과 다래덩굴을 완전히 쳐내었더니 이제 사람이 관리하는 농장같아 보입니다. ㅎ 

 

 

이제 제법 성견티가 나기 시작하는 마루와 다루 커플은

늘어지게 낮잠을 즐기다가도 갑자기 제가 하는 일을 따라 하겠다며 같이 땅도 파고 도랑도 치고 하는 통에

저렇게 검둥이가 되기도 하지요

 

 

집안행사때문에 일요일 오후 농장을 내려오기위해 서둘러 작업정리를 하는데

벌써 이상한 낌새를 느낀 마루와 다루의 표정이 시무룩해져갑니다.

이번 태풍도 둘이 함께 의자하며 잘 이겨낼것이라고 믿지만 마음 한구석은 왠지 안스러운게 ....

 

태풍이 지나가면 곧장 마루와 다루 곁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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