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우리
녹슬은 해방구
자연인206
2008. 10. 3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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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7일 오후.
가을 같지 않은 가을. 무더웠다.
나무들의 숲이 그늘을 만들어 주었지만 바람은 불어주지 않았다.
그렇게 한시간 이상을 걸어 들어갔다. 지리로.
굳이 이 날 이렇게 찾아 오는 건 한 영웅을 기리기 위함이 아니다.
그와 함께 했던 또는 동시대에 같은 치열함으로 각자의 삶을 대면했던 그 모두에게
잊고 살다 이 날 하루만이라도 예를 올리고 싶은 연유이다.
감히.
그것은 또한 우리 자신을 위함이다.
당신들을 만나고 나면 늘 부끄러움을 안고 돌아간다.
그 부끄러움이 우리들의 하루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된다.
이념 이전에 인간에 대한 예의이다.
녹슬은 해방구
글, 가락 - 김석준
노래 - 조국과 청춘
그 해 철쭉은 겨울에 피었지
동지들 흘린 피로
앞서간 죽음 저편에
해방의 산마루로 피었지
그 해 우리 춥지는 않았어
동지들 체온으로
산천이 추위에 떨면
투쟁의 함성 더욱 뜨겁게
산 너머 가지위로 초승달 뜨면
머얼리 고향생각 밤을 지새고
수많은 동지들 죽어가던 밤
분노를 삼키며 울기도 했던
나의 청춘을 동지들이여
그대의 투쟁으로 다시 피워라
꿈에도 잊을 수 없는
조국 해방의 약속을
지금 여기, 이 시간들을 치열하게 살고 있을 또다른 누군가들에게도
예를 올린다.
그러하지 못한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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