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우리

우이도 1 - 돈목마을

자연인206 2008. 8. 2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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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새벽에 기상하여 전날 밤 꾸려놓은 짐을 싣고 이번 여름휴가지로 선정한 신안 앞바다에 있는 우이도를 가기위해 5시45분 집을 출발하였습니다.

목포 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했을때는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습니다.

섬이 작고 차도가 따로 없어 차량은 목포 여객터미널 옆에 있는 공영 무료주차장에 세워두고 주변 상가에서 목포명물 세발낚지 전골로 점심식사를 한 후 승선하였습니다.

 

 

우이도는 목포 여객터미널에서 車船이라는 작은 배를 타고 그림과 같은 경로를 따라 약3시간30분 가량 서해 깊은 바다 방향으로 이동해야합니다.

 

 

섬으로 들어가는 배편은 12시10분 출발하는 것이 유일하기때문에 한시간전부터 시작하는 매표시간을 잘 맞추어야만 합니다. 이배를 타면 곧장 우이도로 들어갈수있으며 승선시간이 길었지만 바다가 고요하고 워낙에 천천히 운항해서 그런지 예상과 달리 멀미는 없었습니다. 

 

 

객실은 이처럼 1,2층의 넓은 방모양으로 꾸며져 있어 아무곳에나 짐을 풀고 쉴수있습니다.

 

 

배가 요란한 엔진굉음과 함께 여객선터미널 부두를 출발하기 시작합니다.

 

 

배가 지나온 물길 너머로 해양대학교 캠퍼스와 아름다운 유달산이 멀어지고 있습니다.

 

 

막상 배를 타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즐기는 데도 지레 겁을 먹었던 배멀미가 없자 다솔이와 다운이는 공부에서 해방된 기분때문인지 신이났습니다.

 

 

 

심해를 향해 달리는 배가 지나는 길에는 다도해 국립공원의 명성에 걸맞게 아기자기한 섬들과 그림같은 등대들이 이리저리 시선을 빼았습니다.

 

 

약 한시간 30분 가량 바다위를 달린 배는 안좌도와 팔금도를 잇는 신안 제1교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배가 헤치고 지나는 바닷길 옆으로 하얀 포말들이 부서지며 그림처럼 바다를 수놓고 있습니다.

 

 

우이도 바로 앞 도초라는  큰 섬으로 직항하는것으로 보이는 쾌속선이 우리가 탄 車船을 순식간에 추월해

갑니다.

이 배를 타고 도초까지 가는 시간은 약 1시간이랍니다. 만일 도초 - 우이도간 지선이 운항된다면 도초까지는 이 쾌속선을 이용할 경우 운항시간이 많이 단축될 것 같았습니다.

 

 

이 등대를 지날때까지만 해도 파도가 잔잔했었는데 우이도에 가까워지자 큰바다에서 갑자기 불어온 강풍과 높은 파도때문에 배는 마치 롤러코스트를 탄것마냥 정신없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우이도 이곳저곳을 들린 배는 우리가 내릴 돈목해수욕장이 있는 선원들은 이초라고 부르는 돈목 선착장을

향해 나아갑니다.

 

 

드디어 3시간 30분에 걸친 항해를 마친 배는 돈목 선착장을 향해 진입하기 시작합니다.

멀리 희끗한 형상을 한 모래언덕이 보이기 시작하며 앞으로 3박4일간 추억을 만들 낮선 섬에 대한 설레임으로 가슴이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선착장에 도착하면 각 민박집 사장님들께서 작은 경운기를 몰고나와 손님들 짐을 운반해주신답니다.

 

 

우이도는 약 110호정도의 사람들이 바닷가 마을 이곳 저곳에서 살고있다고 합니다.

이곳은 전 민주당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던 한화갑씨가 태어나고 자란 지역으로서 이곳까지 운항하는 배의 이름(섬사랑6호)도 그가 작명해준것이라는 얘기를 여든이 넘어셨다는 마을 노인분에게서 들었습니다.

 

노인은 한화갑씨의 부친이 원래는 돈목마을 선착장 앞산(도리산)의 산지기였는데 산주가 산을 매각하면서 성실했던 산지기에게 약 50정보 가량에 대한 우선 매수권을 보장해주어 산지기였던 한화갑씨의 부친께서 산에서 나는 나무를 벌목해 숱을 구워 목포에 내다 팔아 그 대금을 지불하였으며 자식들도 하나같이 머리가 비상해서 모두 출세를 하였다는 것과  지금은 한화갑씨의 조카가 산을 관리하며 염소를 방목하고 있다는 옛날 이야기같은 말씀까지도 들려주셨습니다.

 

우이도(소 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서 소구섬 또는 우개도라고도 불림)는 유지태(최현우역),김지수(서민주역),엄지원(세진역)이 출연하여 2006년 개봉되었던 영화"가을로"에서 맨 먼저 소개되는 여행지(우리나라 유일의 모래사막이 있는곳) 중의 하나였던 기억을 따라 찾게되었습니다.

 

 

 

해안 건너편의 모래언덕이 바로 우이도의 명물인 沙丘입니다.

밀물때 떠밀려온 바닷모래가 겨울철 썰물때 강한 북서풍의 영향으로 언덕을 만드는 과정이 반복되어 지금은 그 수직고도가 50m, 사면이 약 100여M에 달하는 거대한 자연의 예술품이 창조되었다고 합니다.

 

영화 가을로 명대사중 민주와 현우가 신혼여행 출발지로 우이도를 선택해놓고  안타까운 이별을 하는 바람에 끝내 전하지 못한 메시지에는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사막에서부터 여행을 시작하는게 이상하다고? 그럼, 이런 주문을 한번 외워보는건 어떨까 ...지금 우리 마음은 사막처럼 황량하다 하지만 이여행이 끝날때는 마음속에 나무 숲이 가득할것이다. 널 만나서 내가 커�고, 너 �문에 매일 새로워지고 널 보면 힘이나... 내 마음의 숲은 바로 너 였나봐...

 

그런데 이 언덕에는 영화 "가을로"에서와 같이 남녀간에 이루지 못한 슬픈사랑에 관한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합니다.

<아주 오랜 옛날, 사랑에 빠진 언덕 남쪽의 돈목마을 청년과 북쪽 성촌 마을 처녀가 사람들의 눈을 피해 날마다 이 언덕에서 만나 서로의 사랑을 키워가던 어느 파도가 심했던 날 밤에 청년이 약속장소였던 이 언덕에 전갈도 없이 나타나지않았다고 합니다.  답답한 마음에 몇일이고 이 언덕에서 청년을 기다리던 처녀는 연인이 파도가 심했던 날 고기잡이를 나갔다가 거친 풍랑에 휩쓸려 그만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듣게되어 상심한 나머지 결국 파도치는 바다에 뛰어들게되었답니다. 그 후 섬 주민들은 총각은 바람이 되고 처녀는 모래가되어 두연인이 생전에 사랑을 쌓아가던 이 언덕에서 바람과 모래로 만나고 있는것이라고 합니다.>

 

 

돈목마을에서 상상봉(우이도에서 가장 높은 산)방향으로 바라본 풍경입니다.

미관을 고려하지않고 그져 시공 편의성만 앞세워 무질서하게 꽂아놓은 전봇대가 눈에 거슬려 아쉬웠습니다.

 

 

입추와 처서가 지난  철지난 해변이었지만 돈목 해수욕장은 아름다움과 평화로움은 해외 여느 해변가 못지않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늦은 휴가탓에 마치 해변을 전세라도 얻은양 여유롭게 독차지한 우리 가족이외의 관광객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어지러운 전선만 아니었으면 돈목마을의 아름다운 감동이 몇배는 더했을터인데 ...

육지에서 건축자재를 운반해 오는 비용절감 목적때문이었는지 돈목마을의 모든 가옥 지붕은 한결같이 슬래트로 되어있습니다.

 

 

선착장에서 마을로 들어서면 주변을 둘러싼 나즈막한 야산의 품안에 십여호 가량 되는 마을이 나타나는데 그 초입에는 70년대 영화에서나 나왔을법한 작은 예배당이 이방인들을 맞이합니다.

 

 

마을교회 앞 담벼락 안쪽으로는 호박 넝쿨이 지난 여름 무더위에 잔뜩 지친모습을 하고는 애호박 하나를 부둥켜 잡고 있습니다.

 

 

예배당 옆에는 1970년 준공이라고 씌어있는 공동 우물터가 어릴적 향수를 불러내면서 정다움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마을 한가운데로 진입하는 골목길 돌담에는 무성한 담쟁이들이 도시의 화려한 담장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자태를 하고 있습니다.

 

 

 

 골목 안쪽에 보이는 집이 바로 우리가 3박4일간 묵게될 "다모아 민박(061-261-4455,이용요금은 비수기 기준: 3만원/일)"입니다.

 

 

 

여름 성수기때 우이도에서 열렸던 이벤트였던 모양입니다.

 

 

 

돈목해수욕장 옆에 있는 오래전 폐교된 학교를 다모아 민박집에서 인수하여 현대식 민박집으로 개조해 운영
하고
있는데 이곳도 운치가 참 좋습니다

 

 

다모아 민박집에서 고기잡이와 낚시꾼들을 위해 운영하는 보트 입니다. 

 

민박집 옥상에서 바라본 수돗가 풍경입니다.

콘도형 민박이라지만 이곳 민박집 대부분은 이처럼 주방은 따로 없어 방문 앞에서 제공해주는 휴대용 가스버너를 이용해 취사와 요리를 한 후 식사를 했습니다.

가스는 투숙객이 별도로 구매해야했는데 현지에서는 3천원/개에 판매를 했습니다.

부랴 부랴 밥만 해서 준비해간 밑반찬 몇가지에다가 일찌감치 저녁식사를 떼웠습니다.

 

 

식사후 설거지는 ㅎㅎㅎ 다솔이와 다운이가 하겠다고 해서 맡겼는데 둘이서 역활을 분담해가며 제법 깨끗이 했습니다.

 

 

숙소에서 모래언덕이 있는 돈목해수욕장으로 가는 길 풍경입니다.

이렇게 우이도에서의 첫날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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