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레터
작년에 다솔이 다운이는 매일 아침 모닝콜처럼 전화벨소리를 통해 하던 튼튼영어라는 스터디를 그만 두었습니다
귀국학생 교육원으로 알려진 POLLY SCHOOL에 입학하였기때문입니다
매일 90분씩 교육원에서 미국 학교의 교재로 영어를 배우는데 입실하면 절대로 국어를 쓰면 안되는 규칙이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무척 힘들어 하던 다솔이 다운이가 이제는 드디어 적응을 해서 아주 즐겁게 다니며 가끔 제가 장난스럽게 구사하는 영어를 콩글리쉬라고 놀리며 흉을 볼정도로 실력이 부쩍 늘었습니다
영어일기며 뭔가 부탁할때도 영어로 말하는등 아이들의 외국어 적응 속도에 깜짝깜짝 놀랄뿐입니다
얼마전에는 이처럼 교육원내에 있는 도서관에서 영어로 된 동화책을 많이 빌려서 읽은 어린이에게주는
다독상을 받아서 왔습니다
처음엔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빌려오더니 이젠 내용을 조금씩 이해를 하는지 책을 읽고나면 독후감도 쓰고 이야기도 해주는 등 아주 재미있어 하여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다운이는 그저께 발렌타인데이에 같은 반 남자친구로부터 이처럼 러브레터까지 받아 와서는
싱글벙글입니다
교육원에서는 영어로 예명을 부르게 되어 있어서 다운이는 캔디라고 자기 이름을 지었답니다
무슨 내용인지보다도 예쁘게 치장한 남자친구의 편지지꾸미기에 더 관심이 많은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은 생활적으로 영어라는 외국어에 자연스럽게 한발 한발 깊숙하게 다가가는 모양입니다
끝도없어보이는 엄마의 숙제점검을 모두 소화하고 나면 다솔이와 다운이는 이렇게 한바탕 퍼포먼스를
하고서야 잠자리에 들고는 합니다
장농 구석 구석을 뒤져서 이런저런 소품들을 활용해 치장을 하고서는 갖가지
포즈를 연출하며 촬영을 해달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다솔이의 연출욕심은 자기 차례 다음에 다운이까지 똑같이 시키고서야 끝이 납니다
다운이는 다솔이언니의 연출에 맞추어 표정까지 그대로 따라 하며 진지해집니다
이렇게 한바탕 요란하게 벌이는 이벤트를 툭하면 연출 하는데 이때 이 공연을 관심있게
봐주지않으면 다솔이다운이는 삐지기때문에 사실 여간 고역이 아님니다
하지만 다솔이 다운이가 먼훗날 어른이 되었을때 이 기록을 보면서 짓게될 표정이 참으로 재미있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