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에서 만난 단군과 단종
10월 28일 (목) 태백산을 다녀왔습니다
고산준령과 빼어난 계곡으로 유명한 태백산은 늠늠한 남성미 풍기는 명산으로서 산전체가 무속적인 풍물로 가득찬 민족신앙의 산으로 널리 알려져있습니다
태백은 우리말로 풀면 크고 밝다라는 뜻인데 이는 한밝뫼라고도 부른다고 합니다 이는 산이 온통 흰자갈로 되어 쳐다보면 흰눈이 쌓인것처럼 밝게 빛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군요
태백은 한강발원지 검용소와 낙동강 발원지 황지가 있는 곳이기도 하며 눈꽃축제로 유명한 태백산 뿐만 아니라 사계절이 풍성한 관광자원의 보고인 곳입니다
태백에 접근하다보면 고냉지 채소밭들을 쉽게 볼수있습니다
이는 고도가 높은 산간 지역의 잇점을 살린 농사가 발달했기때문일 것 입니다
영월 시가지에 막 다다르면 숙부로부터 권력을 찬탈당하고 급기야 억울한 죽임에 이르른 애환의 단종 묘역을 만나게 됩니다
담장넘어로 그져 릉 안쪽 일부를 들여다다 보았습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아픈 역사를 상기하며 서성거리는 모습이었습니다
태백산으로가는 길목에 있는 수라소재라는 곳에서 바라다본 태백산의 전경입니다
가운데 우뚝 솟은 봉우리가 천제단이 있는 태백산 정상입니다
목동 집에서 5시30분쯤 길을 나서 분당 친구집에 파킹을 해두고 산행중에 먹을 김밥을 사서 6시30분경 출발하였는데 매표소 앞에 도착한 시간은 9시40분경이었습니다
분당-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 제천나들목 - 영월 태백간 38번국도를 타고 이동하였는데 영월 태백간 일부구간을 제외하고는 길이 대부분 고속화 도로여서 3시간 남짓 소요된것 같았습니다
태백은 한때 석탄자원의 보고로 불리울만큼 우리나라 산업화에 막대한 기여를 한 도시입니다
하지만 석탄산업의 경제성이 떨어지면서 급속도로 쇠락의 길을 걷기시작한 폐광촌은 이제 석탄 박물관만 남기고 모두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그 박물관을 보기위하여 외국관광객들이 이른 아침부터 단체관광을 온듯 했습니다
등산로 진입로 주변에는 잘 가꾸어진 야생화 정원도 있습니다
제철에는 이곳을 둘러보는것만으로도 좋은 학습효과가 있을듯 하였습니다
등산로를 따라 얼마가지않으면 야생관찰로까지 조성되어 아이들과 함께 다녀가기도 좋아보였습니다
여느산 입구처럼 등산안내도가 태백산의 위용을 한눈에 보여주었습니다
산행 코스는 당골매표소 - 갈림길 - 망경사 - 단종비각 - 천제단 - 문수봉 - 소문수봉 - 당골매표소로 이어지는 10KM로 하기로 했습니다
매표소를 지나면 왼쪽에 단군성전이 바로 나타납니다
단군상과 단군영정이 모셔진곳이라고하는데 단군의 위상에는 너무 어울리지않는 규모로 아주 자그마한 기와집한채가 덩그러니 자리를 잡고있을 뿐이었습니다
등산로 초입은 태백산이라는 산명이 주는 어감과는 달리 아주 평평한 길이 한참 이어집니다
등산로 주변은 조림으로 가꾸어진 듯해보이는 침엽수림들이 울창하게 자라며 아침햇살을 받고 노란 낙엽을 만들어 내고 있었습니다
등산로 초입 오른쪽에는 작은 계곡이 졸졸 물소리를 거침없이 내며 흐르고 있었는데 물이 얼마나 맑고 깨끗하던지 한모금 뜨서 마시고 싶었습니다
태백산 당골코스는 초행길이어서 산세가 어떤지 사뭇 기대가 되고 설레이다보니 초입길에 관측되는 산세로 골짜기 깊이 들어갈수록 어떠한 모습일까하고 그져 예측해볼 뿐이었습니다
다소 실망스럽기까지해보이던 초입길의 평이함은 천제단 가는길이라는 표지판을 지나면서 모두 끝이나고 돌계단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숨을 참으며 돌계단길을 따라 잠시 올라가자 호식총 표지판과 함께 임자없는 돌무덤하나가 등산로 옆에 있었습니다
옛날 옛적 호랑이에게 잡혀 먹힌 사람의 무덤이라고 하였습니다
글을 읽으며 누구인지는 몰라도 어느날 갑자기 목격자도 없이 호랑이에게 희생되었을 경우 그 가족들은 얼마나 답답한 세월을 보내야 했을까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호식총을 지나서 만나게 되는 소나무 군락지입니다
나무의 간격이 일정한 것을 보면 역시 인공 조림지역인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어릴적 고향에서는 "갈비"라고 부르던 소나무 잎 입니다
중학교 3학년 고향을 떠나기 전까지 우리 집에서는 산에서 나무를 해가지고와서는 난방과 취사 연료로 사용했었는데 그때 저 갈비는 아주 귀중한 자원이었습니다
그시절이 떠오르자 습관적으로 버려진 갈비가 갑자기 욕심이 나기도 하였습니다
당골매표소에서 갈림재를 통해 망경사방향으로 정상에 오르는 길은 대체로 완만한 경사의 부드럽고 고운 흙길이었습니다
정상에 가까워지자 길옆으로 산죽이 남쪽을 향해 무성히 자라고 있는 군락지가 자주 목격되었습니다
정상을 향해 잠시 동안의 오름이 끝나자 다시 이처럼 보기만해도 편안함이 느껴지는 호젓한 산길이 평일 산행의 매력을 더해주었습니다
정상에 거의 다다르고서야 비로소 이처럼 정상봉우리와 주능선의 아름다움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산한가운데에 보이는 암자는 망경사입니다
천제단과 망경사가는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인데 결국 한길로 만나게 됩니다
망경사의 시주함이 백옥같은 문수보살상과는 너무 어울리지않는 모습으로 불자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멀리 문수봉이 손에 잡힐듯 가까운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망경사에서 천제단 가는 길에 만난 단종비각이 머리위에 고운 아침 햇살을 이고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단종비각의 유래를 안내하는 표지판입니다
단종비각을 지나 천제단 정상으로 가는 마지막 계단길입니다
왠지모르게 천국으로 가는 계단처럼 신비감을 가슴에 잔뜩 품게 하는 그런 길이었습니다
천제단에 다다르자 커다란 태백산 표지석과 이색적인 제단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흘린 땀방울이 많지않았음에도 너무 쉽게 정상부분에 다다른것 같아 믿기지않았습니다
북쪽 산자락을 향해 나아가자 멋진 풍경의 북녁산하가 두눈에 끝모를데없이 시원하게 다가왔습니다
북풍이 얼마나 시리든지 윈드스토퍼를 꺼내 입고는 그 바람을 가슴에 한껏 마셔보았습니다
눈을 돌려 서쪽 산하를 둘러보았습니다
고산준령이라는 옛말과 "하늘아래 뫼이로다" 라는 성현들의 말씀이 진리로구나 하는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마음을 쏘옥 빼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남쪽으로 뻗어가는 산줄기들도 태백산과 함께 아름다운 우리 조국입니다
천배단 제단에는 무속인들이 무슨 제를 드리려는지 상을 차려놓고 분주히 깃발을 챙기고 있었습니다
천제단의 유래와 종류에 대해 자세하게 안내해 놓았습니다
구 천제단인 모양이었습니다
천제단에서 문수봉으로 가는 주목군락지에서 만난 고사목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사진배경으로 애용된 흔적이 역력하게 무수한 발자욱이 남겨져있었습니다
주목군락지에서 올려다본 천제단 정상입니다
매서운 북풍탓인지 키높은 나무들은 찾아볼수없는 민둥산마냥 아주 평이한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조금 더 지나자 참으로 신기한 형상을 한 주목 한그루를 만났습니다
나무기둥 속은 모두 썩어 텅비어있는데도 사방에 싱싱한 가지를 건사하며 서있는 모습이 마치 인공으로 꾸며놓은 듯 아름다운 모습이어서 옆에서서 기념촬영을 한컷 해보았습니다
문수봉을 가는 능선로도 이처럼 아늑한 공원 산책로 마냥 아주 평탄하였습니다
양지바른 곳에서 자리를 잡고 점심으로 준비해온 김밥과 간식을 꺼내어 먹고는 문수봉으로 향했습니다
문수봉주변은 온통 자작나무로 가득했습니다
하얀빛깔의 껍질은 얇은 종이 마냥 덕지덕지 일어나서 햇빛에 더욱 고운 빛으로 반짝였습니다
문수봉 정상 400M라고 되어있는 표지판을 지나 얼마가지않은 곳에서 발견한 것입니다
무슨 용도로 만들어진 물건인지는 모르지만 정확하게 반으로 절단되었고 일정한 규칙성을 갖고 다듬어진 모습이 자연석같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문수봉 정상에 있는 돌무덤들입니다
어지럽게 널려져있는 돌덩이들은 태고적 태백산이 만들어질때부터 문수봉 정상에 쌓여있던 돌덩이들이라고 하며 돌탑은 누군가 높이 쌓아 올린 모양이었습니다
돌탑 주변에는 여기저기 무속인들이 징소리를 내며 굿판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당골매표소까지 남은 거리를 알려주는 표지판이 거센 바람에도 오뚜기 처럼 서있었습니다
표지판 밑에도 한 무속인이 가부자를 하고서는 앉아서 무슨 기도를 하고있었습니다
표지판을 등지고 바라본 주변 산세입니다
하산로에 나있는 계곡방향의 작은 전망포인트에서 기념촬영을 해보았습니다
능선길은 이처럼 시원한 시계가 확보되어 산을 타는 묘미를 배가시켜주는 것 같습니다
문수봉에서 하산을 시작하며 발견한 괴목인데 촬영을 하며 관찰하니 무슨 산짐승 형상이었습니다
등산로 주변에 여기 저기 밭갈아놓은 것마냥 파여진 산흙이 궁금하여 알아보았더니 멧돼지가 주둥이로 그렇게 파놓은것이라고 하였습니다
하산로에 좌우로 보이는 숲은 열대 밀림마냥 아주 빽빽하였습니다
바람이 잦지않은 방향이어서인지 아름드리 주목 한 그루가 우뚝 서 있었습니다
무었때문에 쓰러져 누워있는 지 알 수 없는 나무 한그루가 등산로에 그대로 버려져있었습니다
등산로 바로 옆에 조금전 발견한 주목보다 더 커다란 크기의 주목 한그루가 있어서 두사람이 아름을 져보았지만 손이 다 닿지 않았습니다
숲에 가을이 오기전 무성한 잎사귀들때문에 볕을 보지못해서 바위에 끼인 초록빛 이끼들이 가을낙엽으로 서식지를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하산을 거의 해갈 무렵 자연관찰로 주변 하늘공원전망대라고 이름 붙여진 계곡에 조성된 침엽수 조림지에 찾아온 가을을 담아보았습니다
당골광장 가까운 곳에 있는 제단에도 샤머니즘의 무속인들이 여기 저기서 기도를 드리고있었습니다
가지런한 침엽수림에 찾아든 가을 산길을 조용하게 걸어보는 느낌은 말로 형용할 수없는 즐거움을 안겨주었습니다
석탄박물관 진입로 옆에서 오후햇살을 받으며 익어가는 단풍잎은 가을이 가는것을 믿지않겠다고 앙살부리기라도 하듯 고운 빛깔로 구경꾼들의 마음을 흔들어놓고 있었습니다
주차장 한쪽에는 성황당이 옛모습 그래로 보존되어 또 다른 추억을 불러 내 주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잠시 들린 영월 명물 선돌 바위 풍경입니다
선돌이란 서있는 바위란 뜻이라고 했습니다
선돌의 유래가 석양빛을 받아 밑둥이 노랗게 물들고있었습니다
전망대위에서 사람들은 선돌과 석양을 바라보며 하루동안 추억여행을 음미하는 모양이었습니다
한참동안 저전망대위에서 선돌과 석양을 바라보다가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노을을 쫓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