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우리

동해... 겨울 바다

자연인206 2006. 2. 6.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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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학기와 달리 지난 늦가을 미국여행을 핑계로 겨울방학 내내 나들이 다운 가족여행을 제대로 하지않았던 탓에  무료해 하던 다솔이다운이를 데리고 주말을 이용해 동해바닷가 간성으로 군대에 간 조카 용길이 면회를 다녀왔습니다

 

 

 

아침 일찍 성당 성가대 피정을 들어간 다솔이 다운이를 신림동에서 픽업해 영동고속도로를 따라 내달린지 3시간여만에 동해바닷가 38선 휴게소에 다다랐습니다.

모처럼만에 마주한 겨울 동해바다는 바라보기만해도 가슴 시원해졌습니다.

 

 

곰돌이 상앞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촬영을 하는동안 시린 바닷바람에도 아랑곳하지않고 다솔이는 싱글벙글입니다

 

 

힘차게 밀려왔다 이내 다시 밀려가는 파도는 얼어붙은 모래사장을 미끄럼틀 삼아 하얀 포말을 그림처럼 만들고 부수는 일을 멈추지않았습니다.

 

 

새벽 6시에 집에서 먼저 출발한 큰누님께서 용길이 면회 신청을 하여 점심식사를 마치고 설악산 소공원으로 관광을 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속초에 예약해놓은 콘도로 가는길에 구 속초공항 뒷편 장산리라는 마을에 있는 메밀국수집을 찾아가 점심을 먹었습니다.

시원한 맛과 친절함으로 강릉과 속초를 찾는 수많은 미식가들이 꼭 들려서 맛을 만끽하는 곳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제는 속초의 명물이 되어서 속초를 찾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 방문하여 난장에 즐비한 횟감을 둘러보는 대포항입니다.

찾는이들이 해마다 늘어서 인지 얼마전까지 바다였던곳을 메워 대형 주차장을 건설해놓아 지금은 이렇게 대포항을 마주하며 촬영도 할수있게 변해있었습니다.

 

 

대포항 시장안으로 들어서자 해변을 따라  장사진을 치고 있는 노점상들이 여행객들의 눈과 입맛을 유혹하며 갖가지 상품들을 내놓고 손님을 부르고있었습니다.

 

 

노점은 당장먹을 수 있는 군것질거리를 즉석에서 먹을 수 있게 내놓은곳과 이처럼 싱싱한 횟감을 종류별로 나눠놓고 손님이 주문만 하면 순식간에 감칠맛 나는 회를 뜨서 바로 먹을 수 있도록해주는 곳으로 구분되어있습니다

 

 

입구에서 부터 항구 끝까지 구경삼아  이동하며 이곳 저곳 가격과 양을 비교하며 소일했습니다.  

 

 

바람처럼 휘익 지나가는 손님들마다 상인들은 저렇게 바구니 가득 횟감을 담아 혼자말처럼 쉼없이 가격을 외쳤습니다. 저 바구니에 담긴 양은 5만원어치라고 했는데 사겠다는 의사를 보이면 주저하지않고 몇마리더 얹어주는 넉넉한 인심도 잊지않았습니다.

아마도 횟집가격으로 십만원은 훨씬 넘어보이는 양같아보였습니다.

 

 

공판장에서는 바다에서 부두로 막돌아온 배에서 방금 하역한 물고기를 작은 상자로 포장해서 팔고있었습니다.

생김새는 고등어같았는데 물어보니 바다송어라고하였습니다. 배를 갈라 놓은 속을 보니 주황색빛을 내는게 민물송어와 무었이 다른지 구분이 잘가지않았습니다.

 

 

방파제쪽에 정박해있는 어선들위로 바닷 갈메기들은 어부들이 내버리는 물고기들을 쫒아 겨울하늘 위로 바람을 따라 이리저리 유영하고있었습니다.

 

 

어선이 정박해 있는 부두 한쪽에서는 활처럼 휜 등에도 불구하고 그물을 손질하는 백발의 노인이 시린 겨울 바닷바람속에서도 행인들을 의식하지않고 묵묵히 앉아있었습니다.

그물 한올 한올 헤어진곳이 없는지 살피며 보수하는 늙은 어부의 숙련된 손길은 평생을 해온 탓인지 무척이나 자연스러워보였습니다.

 

 

횟감을 장만해서 시장을 돌아나오는 길에 새우튀김을 13년간 같은 자리에서 튀겨 팔고 있다는 홍보 간판을 달아 놓은  집에서 한참을 줄을서 기다린 후 군것질감을 샀습니다.

 

 

이런저런 사연때문에 결혼 후 어머님이랑 이렇게 동해바닷가로 함께 동행하는 여행은 아마 이번이 처음이었을 것 입니다.

편안한 모습을 하고계셨던 어머님의 표정을 여행이 끝날때까지 볼 수 있었던 이번 여행은 모처럼만에 진실로 마음의 평화를 느낄 수 있었던 행복한 여행길이었던 것 같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대포항에서 장만해온 횟감과 큰누님께서 바리바리 싸가지고 오신 음식을 방바닥에 펴놓고 저녁식사를 하였습니다.

 

 

일요일 아침 일출을 보기위해 맞춰 놓은 모닝콜 소리를 듣고 한참을 뒤척이다가 일어나 콘도 옥상으로 올라가서 바라본 속초바다 넘어 수평선 넘어로 펼쳐지는 여명을 감상했습니다.

 

 

설악산과 바다에서 불어오는 겨울 바람을 한참동안 마주하다가 태양이 제 모습을 들어내는 것을 보고서 숙소로 다시 내려왔습니다.

 

 

동이 트고 햇볕이 붉은 기운을 뿌리기 시작하자 숙소 넘어로 보이는 설악산의 위용도 겨울눈발을 골골이 담은채 웅장한 자태로 선명해졌습니다.

아름다운 울산바위며 주봉인 대청봉까지 하늘과 어우러진 모습이 산정에서 보는것과 또다른 감흥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느즈막하게 짐을 챙겨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낙산사로 향했습니다.

 

 

지난 봄 화재로 국보급 보물과 사찰 대부분을 잿더미로 잃어버린 처참한 몰골의 경내는 겨울날씨에도 아랑곳하지않고 보수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었습니다.

 

 

화마가 휩쓸고 간 사찰 이곳 저곳은 믿기지않을만큼 안타까운 모습으로 헐벗고 있었습니다.

 

 

낙산사 대웅전자리는 보물로 등록된 석탑과 석단만이 덩그렇게 남아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경내를 울창하게 뒤덮고 있던 해송들은 지난 봄 화재로 모두 이렇게 황량하게 잘리워져 화물차에 실려져 어디론가 떠나가고 있었습니다.

 

 

바닷가 능선위에 등대처럼 고이 모셔져 있는 해수관음상 옆에 고고하게 서있던 해송까지도 시커먼 잿빛을 하고 을씨년스럽게 그날의 참상을 증언하고 있었습니다.

 

 

화마가 할퀴고 간 낙산사 복원공사에 참여하려는 방문객들의 성금행렬은 멈추지 않고 끊없이 이어졌습니다.

 

 

잿더미가 되어버린 낙산사 경내의 참혹한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의상대 아래로 부서지는 파도는 개구장이 처럼  하얀 포말들을 일으켰습니다.

 

 

끔찍한 경내를 등지고 끝없이 열려있는 동해를 응시하는 눈빛들은 즐겁기만 합니다.

 

 

숱한 사람들속에서 추억이 되어주었을 불에 탄 나무들은 이렇게 곳곳에 잘리워져 쌓여있습니다.

 

 

초등학교 수학여행때 방문했던 추억이 서린 의상대만은 3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유일하게 변함없었습니다.

 

 

어머니의 권유와 아내의 청을 따라 막내동생에게 기념촬영을 하는 사이 옆에서 디카를 가지고 놀던 다솔이가 담은 추억의 한장입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과 얼마나 많은 정성이 저축되어야만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부활을 할 수 있을지 ... 안타깝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어머님의 뜻에 따라 다솔이는 묵주반지를 낀채로 기와 불사에 참여해서 가족들의 이름을 한자 한자 적어나갔습니다.

 

 

낙산사의 아픈 상흔을 뒤로하고 한계령으로 이동해 오색온천을 즐긴 다음 오색약수를 찾았습니다. 하루 용출량이 1500L정도 된다는 오색약수는 철분이 많아서 마치 탄산음료를 마시는 것처럼 톡 쏘는 맛이 독특하였습니다.

 

 

계곡 이편과 저편에서 용출되는 약수는 작은 바가지로 한바가씩 조심스럽게 길어올려야만 할만큼 아주 작은 양이 셈솟아올랐는데 준비해간 생수통 6개를 모두 채우는데는 시간이 한참 걸렸습니다.

 

 

약수터를 나와서 입구에 즐비한 음식점 한군데를 들어가서 초당두부와 황태해장국 그리고 산채비빔밥으로 저녁식사를 하였습니다.

비수기탓인지 손님이 뜸하였지만 주인은 넉넉한 인심과 친절함으로 기분좋은 식사를 할 수있게 배려해주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외박을 나온 용길이를 다시 부대로 복귀시키고 서울 집으로 돌아왔을때는 밤 12시가 다 되어갔지만 여느날처럼 그리 피곤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여행처럼 어머님을 모시고 온 형제들이 함께 더많은 시간을 함께 추억하는 날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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