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우리

마지막 눈...

자연인206 2024. 3. 1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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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제일 적게 드는
북사면 골짜기에는

망망대해
외로운 섬처럼 남아있던

마지막 눈 무더기가
조용히
녹아 내리고 있어요.


얼음밑으로
흘러 내리는
계곡물을

두손에 담아
마셔봅니다.

뒷산 너머에는
DMZ 뿐이어서
약수가 따로 없지요.


계곡 상류 500m지점에서
유인해 오는
용수 지상관도
드디어 통수된 날입니다.

2톤 탱크를
가득 채워야만
넘쳐 흐르게 해놓은

샘터 물통에서도
몇달만에
다시 물소리가 들리는
반가운 날이랍니다.


간만에 아빠와 동행한
큰딸래미와
오붓한 저녁을 차려 먹고

상현달과
어우러진 별빛 아래서
강쥐들 보양식도 주면서
불멍을 즐겨 보았네요


남녘에는
목련이 진다지만

38선 산골짜기에는
생강 꽃망울의 기지개에

무거운 엉덩이를 고집하던
겨울이가
드디어 떠나 가려나 봅니다.


그 추운 숲속에서
또 한 겨울을 보낸 강쥐들도
봄을 반기는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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